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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곰 쓸개가 몸에 좋다?'…과장 속설에 평생 갇혀 사는 '사육곰'

입력 2021-07-15 21:01 수정 2021-07-1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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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팩트체크 순서입니다. 지난주 용인에서 개인이 기르던 반달가슴곰이 탈출했지요. 지금도 400마리 정도가 죽을 날만 기다리며 철창 속에 갇혀있습니다.

몸에 좋단 이유로 곰의 쓸개, 웅담을 찾는 사람들이 아직 있는데 의학적으로 잘못된 속설이란 점을 최재원 기자가 풀어드리겠습니다.

[기자]

지난 6일 경기 용인의 곰 사육장에서 탈출했다 사살된 반달가슴곰입니다.

함께 탈출했다고 알려진 다른 한 마리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사육장에는 남겨진 다른 곰들이 여럿 있습니다.

이 곰들은 왜 한 평 남짓한 좁은 철창에 갇혀 있을까.

[김태규/수의사 (곰보금자리 프로젝트 활동가) : 웅담만 이용하는 것을 합법으로 열어놨는데, 대략 한 500만원 선… 곰의 기름이나 발바닥이나 고기 등을 이용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곰 쓸개, 웅담 파는 농가에서 도축용으로 길러지는 겁니다.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광고하고, 손님이 보는 앞에서 불법 도축해 고기 요리를 파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곰 쓸개가 몸에 좋다는 속설, 의학적으로 증명된 바 없다는 게 전문가 설명입니다.

간 기능에 일부 도움을 주는 성분(UDCA, 우르소데옥시콜산) 외엔 대부분의 효능이 과장됐다는 겁니다.

[명승권/국립암센터 대학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 (곰 쓸개즙 성분이) 간 효소 수치를 약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되거나, 담석 치료에 일부 사용이 되는 정도… (웅담 복용은) 오히려 우리 몸에 감염증이 나타날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권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한의학에서도 회의적입니다.

10년 넘게 학대하며 사육한 곰의 쓸개는 효능이 없다고 봐야 하고, 대체할 다른 약재도 많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이런 사육곰, 전국에 400마리에 달합니다.

1980년대, 정부가 대대적으로 곰 사육을 장려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1985년 9월 6일 '대한뉴스' (영상출처 : e영상역사관) : 곰에서 나오는 웅담과 피, 가죽들은 국내 수요뿐 아니라 수입대체효과도 얻을 수 있는…]

지금은 수입, 수출 모두 막혔지만, 10살 넘은 곰 도축해 쓸개 채취하는 건 여전히 합법입니다.

이런 나라, 우리나라와 중국밖에 없습니다.

사육곰은 좁은 철창 안을 이리저리 오가며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자기 발을 수시로 물기도 합니다.

평생을 이렇게 갇혀 있다 도축되거나, 탈출하는 것 외에는 밖으로 나올 방법이 없습니다.

반면, 곰 사육 자체를 법으로 금지한 캄보디아, 베트남 등은 사육곰을 구출해 대규모 보호시설에서 뛰놀게 하며 관리합니다.

정부도 이런 시설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빨라야 3년 뒤에 가능합니다.

팩트체크였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화면제공 :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 화면출처 : 유튜브 'FOUR PAWS International'·'Free The Bears')
(영상디자인 : 김충현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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