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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일용직 노동자의 눈물…인력시장 칼바람

입력 2014-02-1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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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 새벽, 오늘은 일거리를 얻을 수 있으려나… 매일 인력시장을 찾는 일용직 근로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건설경기가 어렵다보니, 몰려드는 사람들에 비해 일할 곳은 턱없이 부족한데요.

오늘(13일) 긴급출동에서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새벽 4시, 칼바람이 부는 서울 남구로 역입니다.

첫차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역 부근 삼거리로 모여듭니다.

건설현장 일자리를 찾아 인력시장에 온 일용직 노동자들입니다.

[일용직 노동자 : 좀 늦으면 사람들이 막 모여들거나 그러면 일이 못 나가는 일도 많거든요.]

건설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싣고 가기 위해 승합차가 도착했습니다.

일을 하기 위해 차에 올라타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일용직 노동자 : 나와도 일이 없어요, 나라에서 말하는 거 하고 맨몸으로 느끼는 체감온도가 참 달라요.]

새벽부터 서둘러 일을 찾아 인력시장에 나온 사람들에 비해 일거리는 턱없이 부족해 보입니다.

일자리를 찾아 나선 사람들로 가득한 인력시장에는 인력사무소의 간판불도 어김없이 환하게 밝혀져 있습니다.

인력사무소도 일을 찾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00인력 : 현장 주소하고 구인자 전화번호하고 시간하고 적은거예요 그 현장가서 전화를 한 다음에 이 출력표를 받고 나가서 구인자 만나서 일을 하게 되죠. 현장지 주소예요.]

일감을 찾기 위한 일용직 노동자들은 많지만, 일할 곳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 임금 또한 20년동안 거의 변함이 없다고 말합니다.

[일용직 노동자 : 분당신도시 터질 때 그 단가 그대로야. 조공(잡일꾼) 같은 경우에는 8만원 에서 10만원 사이에 나갔는데 현재 시점에서도 그 수준이야. 분당신도시 같은 경우 15년, 20년 되었으니까.]

이곳을 찾아오는 이들은하루 평균 100여명, 겨울이면 일자리가 줄어 약 60명만이 건설현장으로 나간다고 합니다.

현재 건설경기가 11년 만에 최악을 맞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일용직 노동자들의 취업난은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침 8시, 인력 사무소의 새벽 업무가 끝났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쉽게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던 김선욱 씨도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을 안은 채 사무실을 나섭니다.

[김선욱/일용직 노동자 : 들어갈게요. 또 올게요. (이제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집으로 가야죠.]

김 씨가 집이라며 안내한 곳은 다름 아닌 허름한 모습의 한 여관이었습니다.

일용직 노동자로 일한 지 5년째라는 그는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김선욱/일용직 노동자 :사업에 실패하고 사기도 당하고… 딸만 둘 데리고. 애들 데리고 어떻게 먹여 살려야 하니까 이 일에 뛰어든 거죠.]

늦은 아침식사, 김 씨는 컵라면 하나로 허기를 채웁니다.

떠도는 생활인데다 수입이 많지 않은 그에게 사먹는 밥값 또한 부담입니다.

이대로 하루를 보낼 수 없어 다시 일자리를 찾아봅니다.

[김선욱/일용직 노동자 : 여보세요, 소장님. 오늘 일 있습니까? 없다고요.]

김 씨는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 요즘처럼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김선욱/일용직 노동자 : (저 달력에 엑스 표시는 뭐예요?) 일 못 나간 거죠.]

이번에는 고작 두 번 일을 나갔습니다. 지난 달 100만 원 남짓 번 수입보다도 벌이가 시원찮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걱정이 태산입니다.

김씨는 얼마 전 새로 산 작업화를 꺼내보였습니다.

[김선욱/일용직 노동자 : 한 켤레 더 있어요.]

상표조차 떼지 못한 작업화 였습니다.

누구보다 힘든 겨울을 나고 있는 일용직 노동자들은 다시 작업화를 신고 바쁘게 일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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