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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트럼프가 노골적으로 관세를 무기로 삼는다면

입력 2018-08-20 10:38 수정 2018-08-2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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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트럼프가 노골적으로 관세를 무기로 삼는다면


◇리라화의 '자유낙하'

 
[취재설명서] 트럼프가 노골적으로 관세를 무기로 삼는다면

"리라화 가치가 자유낙하하고 있다(Lira's Freefall)"

터키 현지매체인 글로브포스트 터키가 내걸은 기사 제목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터키 알루미늄과 철강제품에 각각 20%와 50%의 추가관세를 매겨 터키 리라화가 폭락했다고 쓴 겁니다.

올해 초 대비 달러화 대비 리라화 가치는 한때 40%가량 떨어졌습니다. 가장 리라화 가치가 떨어진 것은 현지시간 지난 13일입니다. 달러화 대비 리라화 환율은 한때 7.24로 폭락세를 보였습니다.

터키 매체들은 오로지 트럼프 제재 하나 때문에 리라화 가치가 떨어졌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터키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터키 정부가 무리하게 금리인상을 막는 점 등도 리라 하락요인이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터키 언론들은 대부분 미국을 원망하는 기류입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국과 경제전쟁을 하겠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 제품 불매운동까지 언급했습니다. 그는 터키의 실물경제는 괜찮은데 미국 때문에 리라화가 떨어졌다고 주장합니다.


◇관세 제재로 미국인 목사 구하기?

터키의 통화가치가 떨어진 게 우리에게 별다른 의미가 있나요?

이렇게 물으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터키와 활발히 무역을 하는 편은 아니죠. 우리 금융권이 해외에 빌려준 돈 중 터키와 관련된 것은 0.5%에 그칩니다. 터키 불안으로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금융시장이 요동쳤지만 아직 우리 국민들에겐 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처럼 쓴 점, 실제로 그 무기에 상대국인 터키 경제가 휘청였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무기를 쓴 '동기'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인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터키가 가택연금하고 탄압해 관세 제재를 가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터키에서 복음주의 기독교를 전파해 온 앤드루 브런슨 목사에 대해 터키 정부가 탄압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인 한 명의 안전과 종교활동을 위해 이렇게까지 나섰을까?

뉴욕타임스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썼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복음주의 기독교인 수가 180만명이라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복음주의 기독교 교인의 표심을 얻기 위해 터키에 제재 폭탄을 퍼부은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터키는 최근 이슬람국가(IS) 대응에 대해서도 미국과 견해차를 보였습니다. 미국이 IS를 몰아내기 위해 시리아의 쿠르드족을 지원했는데, 터키는 쿠르드족 지원에 반대했습니다. 터키는 쿠르드족이 정부에 맞서는 세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터키는 미국과 틀어져 러시아, 이란과 손잡았습니다. 터키는 또 미국이 반대했지만 러시아의 미사일무기 'S-400 트리움프'를 25억달러에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관세부과는 자국민 보호를 위한 비상조치라기 보다 정치 외교적 보복에 가깝습니다.


◇미국의 원조예산 회수 어떻게 봐야할까

 
[취재설명서] 트럼프가 노골적으로 관세를 무기로 삼는다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전세계 다른 나라를 돕는 대외 원조예산을 대폭 회수할 것을 검토 중입니다.

물론 집행된 것은 빼고, 아직 집행하지 않은 예산을 거둬들인다는 겁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외원조 예산 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3조원이 넘는 돈을 삭감해 국고로 회수하려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삭감이 추진되는 원조자금이 요르단강 서안, 가자 지구를 위한 예산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미국이 어느 나라에 어떤 원조를 해줄지 결정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그러나 공화당의 밥 코커 의원도 '대외적으로 믿음을 저버리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유리한 정책을 펴는 것은 기정 사실입니다. 그런데 가자 지구 등 팔레스타인 거주 지역에 대한 원조 예산을 회수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트럼프는 자신의 파격적인 조치들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해왔습니다. 과연 순수하게 국가의 이익을 위해 칼을 휘두르는 것일까요? 미국의 유권자들도 11월 중간 선거를 맞아 따져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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