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어제(20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완전 파괴' 발언에 대해 '개 짖는 소리'라고 맞받았습니다. 세계 평화를 고민해야할 유엔무대에서 북한과 미국은 막말 대결을 주도하는 모양새지요. 이번 유엔총회에서 북미간 대화 탐색전이 진행될 지는, 그 여지가 좀 더 좁아보입니다.
박창규 기자입니다.
[기자]
뉴욕으로 들어서는 이용호 외무상 표정은 굳어있었습니다.
쏟아지는 질문에 한동안 말이 없더니 작심한 듯 발언을 시작합니다.
[이용호/북한 외무상 : 개들이 짖어도 행렬은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했다면 그야말로 개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하루 전 발언을 겨냥한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선택밖에 없습니다.]
김정은을 '로켓맨'으로 표현한 것에도 반격했습니다.
[이용호/북한 외무상 : (트럼프의) 보좌관들이 불쌍합니다.]
북한은 1990년대 이후 중요 국면마다 '짖는 개' 표현을 써왔습니다.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 탈퇴 협상 때도 1994년 핵개발이 문제됐을 때도 비슷한 발언이 등장했습니다.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도 나오는 구절인데 "누가 뭐라해도 내 갈길을 간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미국의 위협이나 제재에 굴복할 생각이 없다는 의지 표현인 겁니다.
현지 시간으로 22일 예정된 이 외무상의 유엔 연설에서도 강경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대응한다면 말 그대로 막말 대전으로 치닫게 됩니다.
(영상디자인 : 이재욱, 영상편집 : 김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