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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은' 전경련 부회장…침묵 너머 진실은 뭔가

입력 2016-10-12 20:52 수정 2016-11-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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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의혹의 한 가운데에 있는 이승철 부회장은 오늘(12일) 한 마디도 하질 않았습니다. 이 부회장을 둘러싼 의혹은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이 부회장이 답하지 않은 내용을 저희의 취재를 근거로 짚어보겠습니다.

심수미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먼저 이승철 부회장은 오늘 하루종일 '수사 중이라 말할 수 없다'고 반복했는데요. 그게 답변을 하지 않은 이유가 됩니까.


[기자]

오늘 이승철 부회장은 마치 국회에 나온 법무부장관이나 경찰청장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수사 중이기 때문에 말을 못한다는 건데 수사기관의 경우 '피의사실 공표'는 법 위반이 되기때문에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 또한 악용된다는 지적이 있긴 하지만요.

여러 의혹이 제기돼서 이 부분에 대해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가 사실 확인을 하는데 수사 중이라 답변을 못하겠다는 건 정상적이지 않은 논리입니다.

[앵커]

답변은 안 했지만 우리 취재팀이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팩트를 짚어볼까요. 재단의 설립 배경에 대한 질문들이 많이 나왔죠. 이승철 부회장은 그동안 "기업들이 지난해 여름부터 논의를 시작해 자발적으로 설립한 재단"이라고 말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기업들이 '한류 덕을 보면서 사회에 기여한 게 별로 없다'는 지적에 따라 자발적으로 사회공헌 차원에서 뭔가 해야 하지 않느냐는 공감대가 생겨 만든 재단이라고 설명했었는데요.

하지만 취재진이 출연한 대기업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 '우리가 자발적으로 재단 설립을 주도했다'고 뚜렷하게 설명하는 기업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어느 기업이 주도했냐는 질문에 이 부회장 역시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자발적이냐 아니냐는 돈을 낸 걸 보면 알 수 있는데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낸 건 맞습니까.

[기자]

모금 과정도 여러 정황을 살펴볼때 자발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미르재단은 불과 나흘의 기한을 두고 기업들에게 "출연금 내라"며 독촉 공문을 보냈고, 한 대기업 관계자는 "팔 비틀린 쪽이 무슨 할 말이 있나. 내라니까 내는거지. 당한 쪽에서 지금 할 수 있는 말이 아무것도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박병원 경총회장도 '기업들 발목 비틀었다' 이렇게 표현해서 논란이 됐는데요. 이에대해 이 부회장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오늘 국감장에서 비슷한 질문이 나왔는데요. 이 부회장은 "개인의 주장이니까 그런가보다 한다"라고 했습니다.

[앵커]

재단 설립에 청와대 개입 의혹도 오늘 제기됐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합니까?

[기자]

자신이 창조경제추진단장으로서 안종범 수석과 몇 차례 통화를 하긴 했지만 재단 설립과는 관련이 없는 내용이었다면서도 구체적인 통화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다른 국감장에서 "안종범 수석이 전경련에 얘기해서, 전경련이 일괄적으로 기업들에 할당해서 모금 한 것"이라는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의 녹취가 공개된 일이 있습니다.

[앵커]

졸속 설립 뿐 아니라 해산 과정도 불법 의혹이 제기됐는데 "재단 이사들에게 먼저 알려 문제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지요.

[기자]

취재진이 만난 두 재단 관계자들은 "해산과 관련해서 사전에 연락받은 바 없다. TV를 보고 해산 소식을 알았다"면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이사진 전원이 사실상 사퇴한 K스포츠의 경우, 정관에 '서면결의 금지' 조항이 있는데, 이사회가 열리지 않으면 어떤 방식으로든 이사회 결정으로 볼 수 없다는 뜻입니다.

때문에 전경련의 해산 결정은 상당 부분 법적 효력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승철 부회장이 오늘 말을 좀 했으면 거기에 대해서 얘기를 할 텐데 말을 안 해서 저희 취재를 토대로 한 번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심수미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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