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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갈라지고 벌어지고…제2롯데 지하 '균열 위협'

입력 2015-01-12 22:08 수정 2015-01-12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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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들이 입수한 자료를 근거로 해서 문제제기를 해드린 겁니다. 저희들도 공군이든 롯데든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번에는 제2롯데월드로 인해 발생한 지하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JTBC 뉴스룸과 탐사플러스팀은 지난해 여름 싱크홀이 나타나기 이전부터 제2롯데월드와 인근 지하의 안전성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온 바 있습니다.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롯데 측에선 구조적 위험이 아니라고 강조해왔지만, 안전사고는 되풀이됐죠. 최근 지하주차장에 생긴 잇따른 균열을 두고도 롯데 측은 아무 문제가 없다며 서둘러 보수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전문가들의 의견은 롯데 측 설명과 크게 달랐습니다.

손용석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지난 8일 잠실 제2롯데월드 앞.

어른 손바닥이 하나 들어갈만큼 도로가 움푹 꺼져 있습니다.

인근 잠실동 도로는 아예 차선을 따라 30m가량 땅이 갈라져 있습니다.

서울시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믿지 못합니다.

[인근 주민 : 처음에는 저도 과장됐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그런 소식을 접하고 우연 아닌 사고들이 계속 겹쳐 일어나니까 앞에 사는 사람으로서 많이 불안해요.]

시민들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건 제2롯데월드 내부 균열.

롯데월드몰 서점 앞입니다.

대리석 바닥이 모래바닥처럼 갈라져 있습니다.

송파변전소와 수족관이 있는 지하 주차장은 더 심각합니다.

롯데 측은 자체 용역을 맡긴 건축시공학회를 통해 구조적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한천구 교수/청주대 건축공학과 : 온도의 원인이 제일 크고, 지금 겨울이니까 수축이 일어나는데 양쪽 기둥이 잡고 있는데 수축이 일어나니까 수축을 못 하면 균열이 발생할 수도 있죠.]

하지만 취재진이 접촉한 일본 토목 전문가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간사이 공항 등 일본 내 대형 공사의 지반 분석을 담당했던 스와 세이지씨.

사진을 통해 균열을 확인한 그는 온도 변화가 원인이 아니라고 전해왔습니다.

[스와 세이지/일본 토목공학 전문가 : 이 정도 균열은 정상적이지 않아요. 온도로 인해 변한다지만 지하잖아요. 지하는 외부와 달리 온도가 일정해요. 온도로 균열이 생기는 건 아니죠.]

오히려 콘크리트와 현장 시공의 부실 의혹을 제기합니다.

[스와 세이지/일본 토목공학 전문가 : 콘크리트를 서둘러 부을 경우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에서 임의로 물을 넣는 경우가 있어요. 물이 많아지면 다 마를 경우 균열이 생기죠.]

취재진은 전문가와 함께 지하주차장을 직접 둘러봤습니다.

텅빈 주차장 곳곳에 균열을 메운 흔적이 역력합니다.

[이병구 팀장/롯데건설 구조팀 : 주차예약제 때문에 차가 거의 안 와요. 하중을 2배 이상으로 설계했는데 차가 안 들어왔기 때문에 구조적인 균열이라고 보기는 (힘들어요.)]

철근콘크리트 위에 덧씌운 마감재의 균열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롯데건설 관계자 : 마감재를 안 하면 거의 안 보이는 균열이에요. (그런데 샘플검사는 왜 했어요?) 서울시가 하라고.]

균열이 일어난 곳은 바닥만이 아니었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주차장 출입구와 중앙의 벽면에도 균열이 생겼습니다.

[안형준 교수/건국대 건축대학장 : 건조수축은 온도에 의해 수축하고 팽창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건 방향성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건 일관되게 균열이 가서 건조수축은 아니고.]

롯데 측은 이미 보수공사를 마무리한 상태.

[안형준 교수/건국대 건축대학장 : 어떤 조치도 하지 않고 균열 부위만 보수해둔 상태. 구조적 결함이나 구조적 변이 조사에 대한 데이터는 아직 입수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제2롯데월드 수족관 누수를 조사한 한 전문가는 주차장 균열이 누수와 관련있다고 분석합니다.

[김찬오 교수/서울과학기술대·정부합동점검단장 : 건축을 하면 콘크리트와 새로운 콘크리트가 붙질 않아요. 접합 부분은 방수를 철저히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의 방수를 소홀히 했어요. (제2롯데월드의 경우) 전반적으로 시공하는 부분에 있어서 많은 문제가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지난해부터 수차례 지적됐고 인근 지반침하 원인으로도 지목된 지하수 유출이 주차장 균열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김찬오 교수/서울과학기술대·정부합동단장 : 지하로 건축물이 들어가면 지표면 물길이 막히기 때문에 건축물에 물이 들어가면 안 되는데 현장에서 발견되잖아요. 차수가 안되는 건 사실이니까.]

롯데 측은 지하수 흐름과는 상관이 없다고 반박합니다.

[정홍근 소장/롯데건설 : 지하 6층은 지반 위에 있다보니까 결로수가 바닥에 생깁니다. 결로수를 유도하기 위해 배수판을 깔고 그 위에 무근 콘크리트를 친 겁니다.]

구조적 위험이 아니더라도 문제는 그치지 않습니다.

단순한 건물 균열이 외부 요인으로 심각한 위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하철 공사로 건물 균열이 심해져 결국 철거된 나산백화점이 대표적입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 : 노후화되고 운영도 안 하는 상태에서 지하철 공사를 하면서 균열이 가니까 출입을 못하게 한 거지. 강남구청에서.]

서울 종묘주차장도 균열로 한동안 폐쇄됐습니다.

[김진근 교수/KAIST 건설환경과 : 당시 입구 쪽 균열을 막아줘야 한다고 했죠. (입구에) 균열이 있으면 철근이 부식될 수 있죠. 염화칼슘에 (철근이) 절대적으로 약하니까.]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진단 없이는 롯데월드 안전사고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함인선 회장/새건축사협회 : '우리만 믿어라'라고 할 것이 아니라 부실이 생겼을 경우에는 그 부실에 대해 정확하게 소통이 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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