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습자 가족들은 다시 한번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른바 '세월호 유해 은폐' 사건, 파문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마침 오늘 국회 본회의에 일명 '사회적 참사법'이 상정됐습니다. 세월호,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재조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게 골자인 법이죠.
저는 솔직히 일말의 기대가 없지 않았습니다. 요즘 자유한국당을 보면, 거의 뭐 '세월호 지킴이'로 거듭난 모습이죠. 그래서 모처럼 시원하게 법 통과에 찬성해주지 않을까, 기대를 했습니다.
사실 자유한국당은 새누리당 시절부터 세월호 진상 규명에 상당히 소극적인 편이었죠. 그런데 요즘은 돌변했습니다. 세상에 이런 휴머니즘도 없습니다. 들어보시죠.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어제) : 세월호 유골 그 120시간 은폐한 거는 그 직무유기입니다. 지난 정부의 잣대대로 하면, 해수부 장관은 구속감입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어제) : 유족들의 이 가슴을 몇 백 번이라도 더 아프게 할 이 사건을 방치를 했다는 것은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용납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거는 대통령의 사과는 물론이고…]
이런 정도의 휴머니즘이라면, 사회적 참사법에도 당연히 동의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세월호 유해 은폐 사건'에 대해서는 "유족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면서 핏대를 세웠던 자유한국당, 사회적 참사법이 상정되자 이렇게 또 돌변했습니다.
[정유섭/자유한국당 의원 : 세월호 조사를 2년 더 하는 것이 그렇게 국가적으로 합당하다고 보십니까? 이 법안을 통과시키면 국회의 수치입니다. 이런 식의 국회 운영은 국가에 부담만 줄 뿐입니다. 언제까지 국가 조직을 두고 시민 단체에 휘둘려서 가야 합니까.]
결국 자유한국당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참사법이 통과되기는 했습니다. 반대가 46표였는데, 대부분 자유한국당에서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자유한국당이 '세월호 유해 은폐' 사건에 핏대를 세우는 게 진정성이 있는 것이냐, 그런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한 번 되돌려보겠습니다.
지금은 출당되긴 했지만 '1호 당원'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세월호 참사 이틀 뒤에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죠.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의혹은 지금까지도 진실이 모호합니다. 그러고 보니까, 오늘 사회적 참사법에 대해 반대 토론을 했던 정유섭 의원의 '명언'도 기억이 납니다.
[정유섭/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12월 5일) : 현장 대응 능력의 문제에서 있었던 겁니다. 그러면 지금 대통령은 노셔도 돼요, 7시간. 아무것도 안하고 인사만 잘해주시면, 현장 책임자만 잘 임명해주시면 대통령은 그냥 노셔도 됩니다.]
대표적인 친박 인사인 김진태 의원은 어땠습니까. "세월호 인양하지 말자. 괜히 사람만 다친다." 이런 글을 적었죠. 이밖에도 과거 새누리당 인사들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준 말들이 적지가 않습니다.
[주호영/자유한국당 의원 (2014년 7월 24일) : 저희들 기본 입장은 이것(세월호 사건)이 기본적으로 사고다, 교통사고다.]
[이우현/자유한국당 의원 (4월 7일) : 어떻게 6·25 때 나라를 지킨 유해는 발굴 안 하고, 어떻게 (세월호 실종자) 9명의 시신을 1000억이 넘게 들여서 합니까?]
자유한국당은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이번 '세월호 유해 은폐' 사건을 대여 투쟁의 한 방편으로 계속해서 끌고갈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