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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대학은 구조조정 중…'캠퍼스 전쟁' 전국 확산

입력 2015-03-24 21:43 수정 2015-03-2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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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앙대학교가 학과 구조조정안을 놓고 학내 반발이 계속되자 결국 수정안을 내놓았다고 하죠. 이런 갈등은 사실 중앙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런 갈등들이 일어나는 이유가 뭘까요? 여러 대학들이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학과 조정 작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인데, 학교는 대학 경쟁력 확보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학교가 취업학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주장도 역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학교와 교수, 학생과 학생간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내용. 이렇게 갈등이 계속되고 학교에 대한 평가는 취업률 위주로 하다 보니까 결국 학교는 취업률을 조작하는 경우까지 생겼습니다. 이 얘기는 잠시 후에 전해드리겠습니다.

일단, 학내 갈등 문제. 박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26일. 중앙대학교 학제 개편 기자회견장 앞. 기자회견장 입구가 소란합니다.

기자회견장에 들어가려는 일부 교수들을 학교 측이 막은 겁니다.

[계속 요구를 해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요.]

이날 중앙대는 학과제 폐지를 담은 확과구조 개선안을 발표했습니다.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내년부터 52개의 학과를 12개 계열로 통합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2021년까지 인문사회와 자연공학, 예체능과 사범 등 5개 계열로 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방식입니다.

또 학생 15명 이상의 선택을 받지 못한 과는 없앨 예정입니다.

[이용구 총장/중앙대학교 : 원하는 전공을 쉽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 체제가 사회와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성하게 되겠습니다.]

여기엔 또 다른 논리가 적용됐습니다.

[박상규 행정부총장/중앙대학교 : 대학에 등록금을 지급하고 자기 미래에 대한 진로가 불투명하다면 대학에서도 이에 대한 어느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측이 말하는 대학의 책임은 바로 취업입니다.

[김누리 교수/중앙대학교 : 취업을 중심으로 대학을 개편하는 것과 취업이 중요하다는 것과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죠. 그 사이에는 논리적인 비약이 있죠. 취업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대학을 취업학원으로 만들 수는 없는 거죠.]

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이번 구조조정 안을 놓고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가 찬반 의견으로 갈리면서 학생간 갈등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중앙대는 학내 갈등이 심해지자 결국 수정안을 발표했습니다.

당장 학과제를 폐지하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도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전공은 비슷한 학문끼리 묶어 이른바 융·복합 기반전공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수정안 역시 언젠가는 비인기 학과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충북 청주에 위치한 청주대학교. 학교 곳곳에는 총장 퇴진을 외치는 현수막이 붙어 있습니다.

대학 본부 건물에 있는 총장실. 일부 교수들이 총장실 점거 농성에 들어간지도 이미 넉달이 넘었습니다.

갈등은 지난해 시작된 학과구조 개편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학교 측이 취업률이 낮은 일부 과를 없애면서 이런 일이 생긴 겁니다.

총장실 안에는 학과별 취업률을 나타내는 큰 도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청주대는 2008년부터 철학과를 시작으로 2010년 독어독문, 불어불문, 러시아어, 물리학과. 2011년 지리교육과와 2013년 회화학과, 지난해에는 한문교육과와 사회학과를 폐과했습니다.

이들 학과를 없앤 이유는 다름아닌 취업률 때문입니다.

[조상 교수/청주대학교 : 그저 시류를 쫓아서 취업이 잘 안되는 과는 다 없애자. 그래서 이미 이 학교에서는 리스트가 있었다고 보고 있죠.]

학생들도 학교의 일방적인 학과폐지 방침에 반발하는 분위기입니다.

노진형 학생은 지난해 이 대학 사회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졸업한 뒤에는 사회조사분석사가 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자신이 배우고 있는 사회학과가 없어진다는 소식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노진형/청주대 사회학과 : 학과 전공 폐지 심의 위원회를 열어서 단 3일 만에 기획 폐과를 시킨 거죠.]

청주대의 교내 갈등은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다 돼가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앙대 학내 갈등의 원인으로 떠오른 학과 개편도 취업률이 떨어지는 학과를 폐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학교 측의 기준대로라면 결국 인문학과 사회학, 자연계열 학과가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학교 측은 경쟁력 강화를 강조합니다.

[김병기 기획처장/중앙대학교 : 교수와 학생이 보다 창의적인 바탕 하에서 자유롭게 융·복합적 학문을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데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학과 개편을 통해 어떻게 그리고 어떤 경쟁력이 강화되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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