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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 중산층의 불만…무엇이 그들을 분노케 하나

입력 2013-08-18 19:21 수정 2015-06-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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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8일 발표된 세제 개편안을 놓고 비판 여론이 확산되면서 정부가 수정안을 내놓았는데요. 중산층의 반발이 여전합니다. 부담을 줄여준다는 정부 설명이 맞지 않다는 건데요. 대체 무엇이 그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걸까요?

김상진 기자가 현장의 목소리를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40대 초반의 안임준 씨는 영국에서 5년간 유학한 박사급 연구원입니다. 월 150만 원 시간강사를 하다, 4년 전 어렵게 직장을 잡았습니다.

올해 연봉은 6,000만 원 수준이지만 하루하루가 빠듯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안임준/연구원 : 계속 못 모으고 있어요. 장기적으로 노후 대책도 있고, 아이 보육비도 추가로 들게 되고…]

정부의 설명에 따르면 안 씨와 같은 연소득 5,500만 원에서 7,000만원 사이의 중산층은 세 부담이 거의 늘지 않아야 합니다.

[현오석/경제부총리 (지난 13일) : 의료비나 교육비 등 지출 부담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세부담 증가분을 연간 2만~3만원 수준으로 대폭 경감했습니다.]

안 씨에게도 이런 설명이 들어맞는 걸까.

전문가에게 의뢰해 근로소득 및 연금저축 등 대표적 공제 항목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봤습니다.

기존엔 세금이 462만 원인데, 세제 개편안이 적용될 경우 476만 원으로 14만 원을 더 내야 합니다.

[최인숙/안임준 씨 부인 : 세금을 내서 저희가 좀 혜택을 받으면, 돌아오는 게 있으면 괜찮은데, 없으면 좀 불만이 있죠]

# 사례 2

신혼의 직장인들도 애가 타긴 마찬가지입니다.

연봉 3,000만 원 가량인 임은애씨는 맞벌이인 남편까지 더하면 가구 연소득이 7,000만 원.

하지만 매일 같이 뛰는 물가에 곧 태어날 아이까지 생각하면 부쩍 마음이 심란합니다.

[임은애/신혼 직장인 :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물가는 오를 것이고, 아기는 키워야 하고… 한숨만 나오고 걱정하고…]

임 씨는 정부가 내놓은 세제 개편안을 어떻게 생각할까?

[임은애/신혼 직장인 : 현금도 많이 부족하고, 그러니까 신용카드를 많이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나라에서는 세금 공제율을 낮추고 하면 거꾸로 가는 것 같아요.]

[박근혜 대통령/지난 12일 : (세제 개편안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의 입이 떨어지기 무섭게 수정된 세제 개편안, 하지만 국민들 불만을 달래겠다며 정부가 다시 내놓은 계산법과 현실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근로소득 공제만 확대하고, 중산층 가정에서 지출이 큰 교육비, 보험료 등 12개 공제 규모는 여전히 대폭 줄었기 때문입니다.

[홍기용/인천대 경영학과 교수 : 이렇게 지출 규모가 큰 분들에게 오히려 세금을 더 내라고 하는 것이 과연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많이 물리는 구조로 바꿨다고 얘기할 수 있겠느냐…]

대선 때 내놓은 복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선 135조 원의 재원이 필요한데, 그 부담이 국민에게 돌아왔단 지적도 나옵니다.

[김선택/한국납세자연맹 회장 : (복지가) 공짜인 줄 알고 국민들이 투표했는데, 지금 와서 청구서 날려버리니까 화가 나잖아요.]

때만 되면 월급쟁이 유리지갑에 손을 대려 하는 정부의 세금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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