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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고 대입용 독후감·보고서 '대필'…입시학원 적발

입력 2020-10-29 20:56 수정 2020-10-29 21:55

학원 관계자 18명·학생 60명 입건…학원장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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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관계자 18명·학생 60명 입건…학원장 구속


[앵커]

공정한 경쟁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대학 입시를 준비했던 학생들은 이 소식을 듣고 분노와 절망을 느낄 것 같습니다. 대입에 활용할 독후감이나 발명 보고서를 대신 써준 입시학원 관계자들이 붙잡혔습니다. 수의사 같은 전문가들도 있었습니다. 그 대가로 많게는 500만 원 넘게 받았고 실제로 대회에서 상을 받아서 대학에 들어간 학생도 있습니다.

하혜빈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와 학부모가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입니다.

학원 관계자가 "독후감 초안을 발송했으니 확인해달라" 보냅니다.

학부모는 "이대로 진행해달라"고 답합니다.

학원 관계자는 다시 학생 말투에 맞게 고쳐서 제출하라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합니다.

이 입시학원이 만든 홍보물입니다.

탐구보고서 등 비교과 영역을 지도하고, 교내 대회에서 상을 탈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상담 수준을 넘어섭니다.

학생을 대신해 필요한 보고서를 써 준다고 제안합니다.

[A입시학원 관계자 (2019년) : 남들과는 다른 콘텐츠를 만들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근데 그게 금방 또 나오는 게 아니라서…) 저희 쪽에선 금방 나와요. 저희가 도와서 작성을 해요, 보통.]

학생이나 학부모가 의뢰하면, 학원 강사들이 대신 과제를 해서 메신저로 보내는 방식입니다.

한 건당 적게는 100만 원에서 많게는 560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학생들은 이 과제를 각종 대회에 제출하고, 상을 타면 이를 대학 입시에 활용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2017년부터 2년간 학생들을 대신해 보고서를 쓴 강사 등 학원 관계자 18명과 이들에게 받은 창작물로 상을 탄 학생 60명을 적발했습니다.

학원장인 40대 남성은 구속됐습니다.

모두 각종 교내, 교외 대회 주최 측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입니다.

[B씨/전 A입시학원 강사 : (대학) 진학하기 위한 과제들을 다 해주셨다고 보시면 되시죠. 너무 잘 쓰거나 이러면 티가 또 많이 나기 때문에…]

이 학원은 아직도 입시 전문 학원으로 운영 중입니다.

경찰은 대필한 과제물로 상을 받고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이 있는 걸로 보고 수사 결과를 교육부에 알릴 방침입니다.

(화면제공 : 서울지방경찰청)
(영상디자인 : 최석현·이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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