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시멘트 암매장 피해자 어머니 "예쁜 아이인데…살인마, 악마야"

입력 2015-05-19 22:3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노래도 잘하고 애교도 많고 음식도 잘했어요. 성격도 활달하고…. 얼마나 예쁜 아이인데, 어떻게 키워놓은 애인데…."

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지난 18일 밤 전남 장성에서 서울로 올라와 밤새 오열한 A씨는 목이 쉬고 기운이 빠져 말을 이어가기도 힘들어했다.

그래도 허망하게 떠난 딸이 안고갔을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전하겠다는 듯 A씨는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A씨는 이별을 통보했다가 지난 2일 함께 살던 연인에게 살해당한 여성 B(26)씨의 어머니다.

지난 18일 밤 피의자 이모(25)씨의 신병이 인도된 서울 관악경찰서로 달려온 A씨는 19일에도 경찰서를 좀처럼 떠나지 못했다.

하도 통곡해 기진맥진한 A씨는 이날 오후 "우리 아이가 노래도 잘하고, 애교도 많고, 성격도 활달하다. 너무 예쁜 아이다"며 "중학생 때 미국에 가서 사고 한 번 안치고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아올 정도로 훌륭하게 자랐다"고 딸을 떠올렸다.

A씨는 "내가 우리 딸을 유학보내느라고 이렇게 손가락이 부었다. 학비를 내느라고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일해서 딸을 키워놨는데…"라며 눈물을 삼켰다.

터져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참으면서 A씨는 "엄마 애썼다고 한국에서 돈 벌어서 주고 간다고 어학원에 취직을 했다. (피의자가)그 때 학생이었던 것 같다"며 "스토커처럼 들러붙는 남자가 있다기에 일을 그만두라고 했었다"고 떠올렸다.

이씨가 조사를 받는 동안 밖에서 원통함을 참지 못하고 계속해서 고함을 쳤던 A씨는 "살인자, 악마가 내 목소리를 듣고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도 않은 것 같다"며 악을 질렀다.

A씨는 "(이씨가)딸을 죽이고 나서 문자도 보냈다"며 "어떻게 시멘트를 부어 매장할 수가 있나. 기가 막힌거지"라고 탄식했다.

이어 "부검하는 아이를 보는 엄마의 심정을 이해하겠나. 어제부터 지금까지 피가 마른다. 우리 자식을 가슴에다 묻어야한다"고 원통해했다.

A씨는 "힘이 약해서 꼼짝없이 당했을텐데 힘도 못 써보고 당했을 텐데. 내가 우리 딸 원수를 갚아줘야하는데"라며 다시 한 번 눈물을 쏟았다.

이씨는 서울 관악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이별을 통보한 B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7일 B씨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렌터카를 이용, 충북 제천군의 한 야산으로 옮긴 뒤 깊이 1m 정도의 구덩이를 파고 시멘트를 부어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시신을 암매장한 이씨는 16일 부산으로 가 한 호텔에서 목숨을 끊으려다 실패하고 112에 신고, 오후 5시20분께 출동한 경찰에 자수했다.

지난 19일 자정께 관악경찰서로 인도된 이씨는 19일 오전 4시부터 두 시간 가량 왼 손목 동맥 1개와 힘줄 3개를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경찰은 수술을 마치고 이날 오전 7시18분께 경찰서에 도착한 이씨가 마취에서 깬 뒤 피해자와 관계, 범행동기, 범행후 행적, 사체유기 방법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사건이 벌어진 원룸의 건물주는 "이씨가 지난달 20일께 보증금 없이 월세 50만원을 선불하는 방식으로 3개월 계약을 했다"며 "18일 밤 경찰이 조사차 왔을 때 문을 열어보니 청소를 깨끗하게 해놨더라. 나간다는 말도 없었는데 자신의 짐도 모두 치웠다"고 전했다.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