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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이 시국에…'길라임 주사' 부추기는 병원

입력 2016-12-27 21:29 수정 2017-01-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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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통령과 청와대가 각종 영양 주사제를 수도 없이 사들이고 써왔던 사실이 논란인 지금, 이걸 교묘히 상술로 이용해서 불법 시술을 일삼는 병원이 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가 그 실태를 담아왔습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온라인에선 태반주사나 백옥주사, 마늘주사와 감초주사 등 각종 영양주사제의 효능을 광고하는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국 성형외과, 피부과의 절반 가까이가 몰려있는 강남역 한복판입니다. 병원들이 제작한 홍보 문구를 보면요. 주로 영양주사가 피로회복과 피부미용 그리고 노화방지에 큰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처치가 이뤄지고 있는지 직접 한 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점심시간, 병원에 들어선 한 남성이 영양주사제에 관심을 보이자 설명이 시작됩니다.

[병원 관계자 : 감초는 면역증진·항암효과·만성피로. 마늘은 육체피로·근육통. 신데렐라는 체질개선. (그게 청와대에서?) 네 맞아요. 마늘이랑 감초주사.]

곧바로 시술이 시작됩니다. 간호사는 마늘주사 앰플을 주사기로 뽑아 수액과 섞은 뒤 팔뚝에 주삿바늘을 꽂습니다. 멀지 않은 칸막이 너머로 누군가 주사를 맞고 누워있습니다.

근처 또 다른 병원을 가봤습니다.

[비타민주사, 신데렐라주사, 백옥주사 있어요.]

마늘주사를 맞겠다고 하자 다른 질문도 없이 결제를 요구합니다.

[2만 7500원 결제해드릴게요.]

이번에도 곧바로 주사실로 안내한 뒤 간호사가 주사를 놓습니다.

마늘주사를 맞기 시작한지 15분 정도 지났습니다. 지금 코 끝에서 마늘냄새가 살짝 올라오기 시작하는데요. 실제 이 수액에는 마늘성분이 들어있지는 않습니다. 비타민 B1 성분이 들어있다고 하는데요.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나 운동선수들이 주로 맞는다고 합니다.

일부 개인병원들은 이번 국정개입 사건을 이용해 영양주사제가 마치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홍보에 열을 올립니다.

[신촌 A의원 : 요즘 '박근혜 주사'라고 유명하잖아요. 진짜 좋으니까 다 맞는거예요.]

[신촌 B의원 : 백옥주사는 지금 '박근혜 주사'라고 해서 피로회복이라든가, 간 기능 회복같은 걸로 들어가는 거고요.]

논란이 됐던 박 대통령의 차명진료 이름을 이용하는 곳도 있습니다.

[길라임 주사. 1회 비용은 9만 9천원이고요. 세가지 한 번에 맞는 거예요.]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의료진은 이런 영양주사제 처방이 사실상 돈벌이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병원 관계자 : (병원들은)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죠. 검증된 효과가 없다보니까 여러가지를 묶어서 10회 이상 패키지로 권유하죠.]

그런데 의사와의 면담이나 처방도 없이 이뤄지는 의료행위는 엄연히 불법입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 상담실장이나 간호사가 처방하고 투여하는 건 무면허 의료행위라서 의료법 위반이에요. 엄격히 근절돼야할 사안입니다.]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영양주사 등 비급여 의약품 처방규모는 매년 늘고 있지만 정확한 시장규모는 파악이 힘든 실정입니다.

주사제 오남용 문제가 커지자 보건복지부도 내년 상반기까지 실태 조사를 벌인다고 합니다.

이곳 광화문광장을 밝히는 촛불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피부를 가꿔주는 주사제보다는 국민들의 타들어가는 마음을 치료해줄 주사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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