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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엔 14㎝ '절벽'…가깝고도 먼 열차-승강장 사이

입력 2022-04-14 21:00 수정 2022-04-1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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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함께한 어제(13일) JTBC 토론은 많은 고민거리를 우리 사회에 던져 주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장애인 이동권은 적어도 뒤로 가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는데, 장애인들도 이 말이 틀리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다만, 너무 더디고 여전히 두려운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비장애인이 잘 느끼지 못하는 장애인의 두려움을 박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매일 타는 지하철이지만 전인선 씨는 또 불안합니다.

출근길, 도착할 역에 미리 전화를 겁니다.

차량과 승강장 사이에 안전 발판을 깔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인선/대학원생 : 종로3가역 3-1역에서 10시 10분에 열차 탈 거거든요. (동대문역 1호선에서) 안전발판 부탁드릴게요.]

문이 열리고 역무원이 안전발판을 깝니다.

차량과 승강장 사이 간격은 14cm.

비장애인은 눈치채지 못하는 이 짧은 간격이 근육 장애인인 전씨에게는 넘기 힘든 벽입니다.

이 발판이 있어야 남들처럼 지하철을 탈 수 있습니다.

[전인선/대학원생 : 넘다가 고꾸라진 적이 있어요. 로켓처럼 팍 튕겨나간다고 해야 하나. (그 뒤로) 지하철 탈 때 넓은지 안 넓은지 먼저 확인하고, 넓으면 일단 못 타요.]

매번 역에 전화해 안전 발판을 요청해야 합니다.

승객이 많고 바쁠 때면 연락이 닿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그래도 기다려야 합니다.

[이규식/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 아이고 내가 그거 때문에 속 터져서 안 돼요. 아침에 부르면 안 와요. 20분 아니라 30분이에요, 30분.]

승강장 사이 20여 센티 때문에 일어나는 사고는 생각보다 잦습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성신여대역에선 발 빠짐 사고만 24번 일어났습니다.

이곳 승강장의 연단간격은 성인 신발이 들어갈 정도의 길이입니다.

우리는 장애인이 요청할 때만 안전 발판을 설치하는 구조.

거꾸로 역무원이 대기하고 있다가 장애인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묻는 시스템도 가능합니다.

지하철역에 아예 자동 안전 발판을 설치한 사례도 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46곳에 자동 발판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역에만 설치됐습니다.

약속은 반복되지만, 장애인의 일상은 제자리걸음입니다.

(화면제공 :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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