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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송강호, 티켓파워 절대강자 2인의 엇갈린 행보

입력 2012-02-29 09:49 수정 2012-02-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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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송강호, 티켓파워 절대강자 2인의 엇갈린 행보


최민식·송강호, 티켓파워 절대강자 2인의 엇갈린 행보


한국영화계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 2인 최민식(50)과 송강호(45)의 티켓파워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오랜만에 현장에 컴백한 최민식은 연거푸 흥행 홈럼을 치고 있는 반면, 가장 확실한 흥행 보증수표였던 송강호는 요즘 예상을 밑도는 성적을 보이며 흔들리고 있다. 이는 두 사람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선·후배이자 동시에 흥행 라이벌이라는 점에서 영화계에 적지 않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최민식 584만 VS 송강호 205만

최근 2개 작품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민식은 '악마를 보았다'와 현재 흥행 중인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2편으로 584만명을 극장에 끌어들였다. '악마를 보았다'가 184만명, '범죄와의 전쟁'이 400만 고지를 넘어 흥행 순항 중이다.

최민식은 지난 2005년 '주먹이 운다' 이후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다. 본의 아니게 고액 출연료 논란에 휘말리며 자의반 타의반으로 스크린을 떠나있어야 했다. 그 후로 어렵게 컴백한 상업영화 2편이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상상외로 '대박'을 쳤다. 특히 '범죄와의 전쟁'에선 전성기 못지 않은 연기와 열정으로 수많은 관객들에게 "역시 최민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비해 송강호는 '푸른 소금' 77만명, 현재 개봉 중인 '하울링' 128만명으로 합계 205만명을 기록 중이다. 최민식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또 '살인의 추억' '괴물' '놈놈놈' '의형제' 등 출연만 하면 적어도 '500만'은 거뜬했던 것에 비해 '약발'이 상당히 떨어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민식 ↑, 송강호 ↓ 왜?

최근 최민식이 '뜨고' 송강호가 '지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지적되고 있다.

최민식은 오랜만의 컴백이라는 희소성을 십분 활용했다. 그동안 관객들은 '올드보이'와 '주먹이 운다'의 최민식을 기다렸다. 강렬한 존재감과 카리스마에 목말랐다. '파이란'의 눈물 젖은 감수성과 '친절한 금자씨'의 야비한 악역도 궁금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그는 '악마를 보았다'와 '범죄와의 전쟁'에서 잇따라 캐릭터 유연성을 보여줬다.

반면 송강호는 최근 두 작품에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을 줬다. 영상에 초점 맞춘 '푸른 소금'은 삶이 묻어나는 '진국'같은 연기가 장점인 송강호와는 어긋나보였다. 동물과의 교감이라는 심리 표현에 한계가 있었던 '하울링'은 송강호 혼자서만 잘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작품 '선구안'이 정확하기로 유명한 송강호의 선택치곤 실망스러웠다.

송강호식 '내추럴 연기'가 초래한 역설도 간과할 수 없다. 이제 송강호처럼 연기하는 '달인'들이 많아졌다. '추격자' '도가니'의 김윤석이 어깨를 나란히하게 됐고, 황정민·정재영·류승룡·윤제문 등 2~3세 아래의 후배들이 맹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한발 물러서 있던 최민식도 귀환했다. 송강호를 대신할만한 '대체배우'들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한 영화제작자는 "캐스팅을 할 때 최민식·송강호·김윤석·설경구 등은 늘 같이 거론되는 배우들이다. 그만큼 대체 불가능했던 송강호의 영역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셈"이라며 "최근 잇단 흥행 부진으로 송강호 불패신화에 조금 금이 간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그래도 송강호?

하지만 여전히 송강호의 티켓파워는 매력적이라는 게 대다수 영화관계자들의 평가다.

최근 2개 작품의 흥행성적은 송강호 탓이라기 보다는 그 외적인 요인들에 있었으며 따라서 이를 일반화하기엔 성급하다는 주장이다.

최민식의 귀환, 그리고 '송강호급' 배우들의 성장도 오히려 한국 영화 전체의 규모를 키우는 쪽으로 해석한다. 이들이 '연기파 배우군'을 형성하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충무로를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영화제작자는 "최근 영화 관련 비공식 행사 후 뒤풀이에서 송강호 일행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주변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감독들이 빠짐없이 자리하고 있었다"면서 "아무리 티켓파워가 흔들린다고 해도 그에 대한 영화계의 신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고 말했다. 최민식과 송강호는 상반기부터 각각 박훈정 감독의 영화 '신세계'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의 촬영에 들어가게 된다. 모두 올해 기대작들이다.

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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