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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 협상대표 회동…'트럼프 청구서' 드러나나

입력 2019-08-20 19:02 수정 2019-08-20 19:51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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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지난 열흘동안 진행됐던 한·미연합연습이 오늘(20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에 맞춰서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오늘 우리나라를 찾아서 2박 3일동안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등을 갖죠. 오늘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위한 사전 협의도 있었습니다. 박현주 반장 발제에서 외교안보 관련 속보 내용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지지난 수요일 퇴근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퇴근길 이야기인데도 조금은 슬픈데요. '뉴스룸'이 밤 8시에 무난하게 시작하는 것을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트위터 알림이 떴습니다. 주인공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었습니다. 워싱턴 시간으로는 아침 7시쯤인데 벌써부터 일어나 트윗을 올린 것입니다. '뉴스룸' 시작 시간에 맞춰 매번 깜짝 트윗을 날려주는 트럼프 대통령, 내용을 읽어보고서는 더 황당했습니다. "한국이 미국에 방위비를 더 내기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정부 당국자에 바로 전화를 해서 물어봤는데요. "도대체 왜 그러는지 나도 모른다. 협상이 시작하지도 않았고, 양국 대표도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참 이상하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이렇게 시작되지도 않은 협상을 시작됐다고 말하면서 벌써부터 압박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 그런데 지난 주말부터는 정말로 협상 개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방위비 협상을 담당했던 티모시 베츠 대표를 우리나라에 보낸 것입니다. 베츠 대표는 자신의 카운터파트였던 우리 측 장원삼 대표와 오늘 비공개로 만났습니다. 워낙 양국 방위비 분담 상황에 대해서 잘 아는 두 사람인만큼, 새 대표가 나서기 전에 사전 논의에 들어간 것입니다. 아직 공식 협상은 아니기 때문에요. 미국 측이 정확히 "얼마를 내라"고 오늘 말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협정이 끝나는 올 연말까지, 회의를 도대체 몇번이나 할지, 대표단은 어떻게 꾸릴지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오늘부터 돈 얘기를 하지는 않더라도, 미국이 곧 청구서를 우리 측에 내밀기는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앞서 지난 2월 한국을 방어하는 데 50억달러가 든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2월 12일) : 우리는 지금 당장 방어하는 데만 연간 50억 달러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은 우리에게 연간 50억 달러의 비용을 부담시키면서 50억 달러에 상당하는 보호를 위해 약 5억 달러만 지불하고 있었습니다.]

앞서 지난달 방한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도 "한·미 방위비 총액이 40억 달러가 든다"면서 "미국이 이렇게 많은 돈을 쓰고 있으니까 한국이 이중에 얼마를 낼지 밝히라"는 취지로 압박해 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총액이 정해진다고 이것을 우리가 다 내는 것은 아닙니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 미군 기지에서 일하는 한국인 임금과 또 그 기지 내 시설 유지 비용, 군수품 비용 이렇게 구성이 되는데요. 이 항목들을 양국이 적절히 나눠서 내는 것입니다.

미국은 앞선 협상에서 새 항목을 이렇게 추가해서 한·미 연합연습이나 전략자산 배치에 드는 돈까지 몽땅 내놓으라고 하기도 했죠. 다행히 올해 협정은 이런 항목들은 모두 빼고 1조 389억원을 우리가 부담하기로 했지만요. 이 협정은 고작 1년짜리입니다. 매년 분담금을 높여나가겠다는 미국 측 의도가 반영된 것인데요. 다음 협상을 앞둔 정부의 고심도 그만큼 깊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한·미간 논의가 시작될 것을 염두에 뒀는지, 북한 매체들은 일제히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를 비판했습니다.

[메아리 (음성대역/20일) : 어째서 세상이 보란 듯이 치욕의 청구서를 콱 찢어버리지 못하는가.]

[노동신문 (음성대역/20일) :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는 남조선을 한갖 저들의 탐욕을 채워주는 수탈의 대상으로, 제 마음대로 빼앗아내고 부려먹을 수 있는 노복으로밖에 여기지 않는 상전의 심보가 얼마나 오만무도하고 날강도적인가 하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오늘로 마무리된 한·미연합연습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공식 명칭은 '한·미연합지휘소훈련'이죠. 훈련이라고 해서 병력이나 실제 장비가 동원되는 것은 아니고요. 전쟁이 나는 상황을 시나리오별로 가정해서 이런식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입니다. 이번 훈련은 특히 한국군이 미군으로부터 전시작전통제권을 넘겨받을 수 있을지 이것을 평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처음으로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 역할을 맡았고요. 그리고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 역할을 맡았습니다. 지난 열흘동안 북한은 각종 날선 표현을 동원해 우리과 미국과 펼치고 있는 연합연습을 비난해왔습니다.

[조선중앙TV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지난 6일) :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끝끝내 우리를 겨냥한 합동 군사 연습을 전쟁 모의판이 벌어지고 있는 때에 건설적인 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며…]

연습 마지막날인 오늘도 노동신문을 통해, "연합지휘소훈련은 우리를 침략하기 위한 공공연한 적대행위이며 용납 못할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렇다보니까 새벽잠 자게 하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못했죠.

[윤영찬/당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지난해 4월 27일) :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새벽잠 다 깨우고 두 주먹 쥐고 환호하는 김정은 위원장. 전문가들은 연합연습이 끝났으니까 "일단 당분간은 무력 도발이 없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다만 군은 "연습이 끝난 후에도 단거리 미사일을 추가 발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한·미 연합연습이 오늘 오후 끝나기가 무섭게 김포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사람, 바로 스티브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입니다. 비건의 2박 3일 일정표 한번 살펴볼까요? 유동적이기는 하지만요. 일단 내일 오전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부터 만납니다. 오후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만나고요. 식사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비롯한 미 대사관 관계자들, 또 이수혁 주미대사 내정자나 이도훈 본부장과 할 것으로 보입니다. 22일에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외에도 정보 당국 관계자나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가장 관심은 판문점에 가서 북측과 접촉할지인데요. 아직 이 일정표만 보면 과연 판문점에 갈 틈이 과연 날까 싶은데요. 지난 6월 하루만에 이뤄진 남북·미 판문점 회동이 그랬듯이, 비건 대표도 판문점 못 가라는 법 없죠. 잘 챙겨보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한·미 연습 종료 맞춰 베츠-비건 방한…미국, 방위비 분담금 얼마 부를까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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