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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되면 '집 감옥'에…발달 장애인들 답답한 현실

입력 2016-05-1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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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7일) 서울시청 앞에서는 발달 장애인과 부모 등 가족 천여명이 모였습니다.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고 싶다' 이들이 외친 구호입니다. 성인이 된 발달 장애인이 서울에만 약 2만명인데요. 이들을 위한 평생 교육센터는 단 세 곳입니다. 센터를 자치구마다 하나씩이라도 만들어 달라는 게 이들의 요구입니다.

성인이 된 발달 장애인들의 답답한 상황, 강버들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중증 발달장애인, 21살 딸 은주 씨를 운동 시키려는 어머니 김현숙 씨.

[김현숙/중증 발달장애인 부모 : 자 빨리, 운동해. 배 나와서 안 돼.]

정규교육 과정을 마친 뒤 갈 곳이 마땅치 않아 몇 달 째 28평 아파트 안에서만 생활하며 살이 더 쪘습니다.

바깥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자, 은주 씨에게는 나쁜 변화들이 찾아왔습니다.

[김현숙/중증 발달장애인 부모 : 나가려 하지 않아요. 일단 대중교통 타는 것도 무서워하고, 계단도 무서워해요.]

은주 씨를 돌보는 책임은 온통 가족에게 주어졌고.

[김현숙/중증 발달장애인 부모 : 활동보조인에게 시간 되시느냐, 만약 안된다 그러면 가족에게 물어봐야 허는 거예요. 온 가족이 007작전 하는 것 같아요.]

늘 신경이 곤두선 탓에 어머니는 상담치료도 받았습니다.

가장 힘든 건 감옥같은 집에 갇혀 사는 딸을 지켜보는 것.

[김현숙/발달장애인 부모 : 학교를 졸업하고 난 다음에는 집으로 돌아와서 퇴행의 길을 걷다가 재미 없이 살다가 그냥 죽는 그런 상황밖에 안 되는 거예요.]

서울 발달장애인 2만 9000여 명 중 성인이 2만 명.

이 중 절반은 집에만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미심/중증 발달장애인 부모 : 경기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돌발행동을 하니까, 다른 이용자들이 불편해 하니까. (시설에서)도저히 못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올해 3월 문을 연 노원구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과잉 행동과 폭력 성향 등을 보이는 중증 장애인 30여 명이 다니고 있습니다.

교사들의 팔에는 상처가 없어질 날이 없지만 집을 벗어난 장애인들의 만족도는 높습니다.

[김세환/중증 발달장애인 : 여기 오는 게 좋은 거예요. 색칠공부 하고, 수건 접고.
집에 있을 때는 잠만 자고 계속.]

자치구마다 만들어달라는 요구에도, 서울시는 일단 올해 세 곳을 더 만든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용구 센터장/노원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 각 구별로 되는 게 아니라 다섯 개 정도라면 이건 보여주기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실효적으로 부모나 발달장애인에게 다가가기 어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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