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인터뷰] 김혜정 위원 "폭우로 멈춘 원전, 역사상 처음…자연재해 취약 증명"

입력 2014-08-27 22:31 수정 2014-08-28 18:3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사실 원전 당국이 매번 사안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 이런 문제 제기는 그동안 계속되어 왔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세계 어느 나라든 원전을 운영하다 보면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사고가 있게 마련입니다만 그것이 크든 작든 100% 공개해야 된다는 것은 불문율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문제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왜 이런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인가. 이 문제도 오늘 짚어보겠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김혜정 위원이 지금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안녕하세요.]

[앵커]

우선 순환펌프라는 것. 설명은 리포트에서 잠깐 드리기는 했지만 이게 작동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까?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궁극적으로는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이 중단됩니다.]

[앵커]

멈추게 되죠?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네.]

[앵커]

순환펌프가 계속 찬물을 받아들이면서…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순환펌프가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수증기를 식히기 위해서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는데요. 그런 기능이 중단이 되면 터빈 발전기가 중단되고 원자력발전소 가동 중단으로 이어지게 되는 거죠.]

[앵커]

굉장히 중요한 장비임에는 틀림이 없잖아요.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그럼요. 원자력발전소에서 중요하지 않은 시설은 없습니다.]

[앵커]

물론 그렇겠죠. 지난번에 후쿠시마에서 문제가 됐던 것도 그 부분 아니었습니까, 혹시?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그건 좀 달라요.]

[앵커]

그건 좀 다릅니까,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장치가 1시간 만에 폭우에 멈출 수도 있습니다.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요새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 역사상 폭우로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된 건 처음 있는 일이고요.]

[앵커]

이번에요?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사실 한수원은 그동안 계속 지속적으로 어떤 자연재해에도 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하다, 이렇게 얘기를 해 왔는데 겨우 1시간 폭우에 펌프시설이 침수돼서 가동이 중단되는 사고가 났기 때문에 실제로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게 드러난 셈이죠.]

[앵커]

그러면 이걸 한수원이 당초에 언론에 알리지 않은 것이 지금 드러났는데 그런 행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사실 지금까지 한수원이 은폐나 축소를 일삼아 왔는데요. 이번 같은 경우에 폭우로 원전 가동이 중단됐을 때 사실은 그 사고 원인에 대해서 신속하게 언론과 국민에게 알려야만 불안과 불신을 없앨 수 있는데 이렇게 이번에 언론에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은 결국 그동안 관행이 또 한 번 확인된 거라고 보
고요. 무책임하고 또 직무유기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다른 나라의 예를 제가 다 속속들이 알 수 없습니다만는 제가 가지고 있는 상식으로는 특히 원전 문제는 원전의 안전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자그마한 것이든 큰 것이든 일단 100% 알려야 된다는 것이 불문율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신속하게 정확하게 알리는 것.]

[앵커]

다른 나라도 그렇게 합니까?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사고가 났을 때 실시간으로 알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그런데 이 경우만 봐도 그렇고 과거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죠?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과거에는 훨씬 더 심했죠.]

[앵커]

혹시 정확한 원인을 좀더 조사하기 위해서 발표를 늦췄다든가…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아니요. 이건 굉장히 간단한 거기 때문에 침수가 된 걸 눈으로 확인했고요. 그리고 또 아까 나왔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했을 당시가 3시 54분이었기 때문에 이때 당시 언론에 알릴 당시는 원인도 충분히 금방 파악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앵커]

과거에는 더 심했다라는 말씀도 조금 아까 하셨는데 왜 이런 문제가 그러면 개선이 안 됩니까?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그러니까 예를 들면 작년 7월 같은 경우에도 고리원전 1호기에서 18시 동안이나 전원이 상실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 역시 한 달 동안 은폐가 됐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볼 때 이런 은폐가 계속 지속되는 것은 두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는데요. 사업자가 보고를 하지 않으면 규제기관에
서 인지하지 못하는. 그래서 그건 결국 규제 인력과 규제시스템이 취약해서 그렇고요. 또 하나는 솜방망이 처벌이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작년처럼 전원 상실 사고가 났는데 은폐를 했다. 그래서 규제기관이 처벌을 하려고 할 때 과징금이 최대 4500만원. 그리고 하급처리로 고발을 하면 고작해야 벌금 300만원입니다.그러니까 이런 행태가 계속 지속되는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건 정말 원전안전과 관련된 문제기 때문에 벌금이 얼마냐에 따라서 이렇게 왔다갔다할 문제는 분명히 아니라고 보는데요.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그렇지만 저는 그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겠죠. 제 얘기는 이 중요성을 모두가 다 알아야 된다는 그런 얘기고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 한수원에서 한 1조원가량 들여서 안전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강화했다고 얘기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원자력안전위원회 지금 계신 곳을 보니까 이번에 멈춘 순환펌프는 주요 안전시설이 아니어서 이 대책이 적용이 안 됐다, 이렇게 나왔습니다.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그러니까 사실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 정부와 한수원이 50가지 안전후속대책을 강구를 했는데 주로 그게 쓰나미 위주 대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이제 이런 자연재해 취약함이 드러났고요. 그리고 펌프는 주요 안전시설이 아니라고 해서 방수벽이나 또는 방수문 이런 것을 강화하는 것이 제외가 됐죠.]

[앵커]

그러면 그래서는 안 된다는 얘기 아닙니까, 앞으로는?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그러니까 저는 원자력발전소에서는 사실 작은 부품과 고장이 겹쳐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시설도 안전시설로 간주돼서 어떤 곳이나 완벽한 안전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고 이번에 다시 한 번 그게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이라고 제가 소개해 드렸는데 환경단체의 추천으로 들어가서 일하고 계신 거죠?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네, 비상임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김혜정 / 원자력안전위원 : 고맙습니다.]

[앵커]

김혜정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이었습니다.

관련기사

폭우에 멈춘 고리원전 2호기…한수원, 펌프 고장 '쉬쉬' '사용 후 핵연료' 포화 눈앞…처리장 건립 손도 못 대 [단독] 경주방폐장, '암반 건전성 수치' 조작 의혹 발견 '웬만하면 경주로…' 수치까지 왜곡하며 방폐장 유치, 왜? [인터뷰] 양이원영 처장 "경주 방폐장 부지에 활동성 단층도…위험"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