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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산토끼' 문재인 '집토끼'…역할분담론 솔솔

입력 2016-03-27 16:50 수정 2016-03-2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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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산토끼' 문재인 '집토끼'…역할분담론 솔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연일 당 정체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이 총선 승리를 위해 사실상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영남과 수도권, 친노, 진보세력을 중심으로 더민주의 '집토끼'인 진보세력 표를 지키고, 김종인 대표는 호남, 중도층,합리적 보수세력 등 이른바 '산토끼'를 공략, 당의 외연을 확장하는 한편 친노를 경계하는 호남 표 몰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김종인 대표는 지난 23일 "더민주가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현재와 같은 일부 세력의 정체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이 요원하다"고 발언, 사실상 당을 '우클릭'할 뜻을 밝혔다.

김 대표는 26~27일 광주와 전남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자신은 '바지사장'이 아니라며 문 전 대표와 선을 그었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가 당의 대선후보로 정해진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27일 국립 5·18민주묘지 방문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정조준하며, 국민의당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야권분열세력'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특정인의 욕망을 위해 당이 분열했고 호남 기득권을 가진 정치인들이 생존을 위해 정권창출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했다"며 "그것이 과연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광주정신에 맞느냐"고 질타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대표는 부산·울산·경남 등 PK(부산경남) 지역과 수도권, 강원 등을 돌며 영입인사과 친노계에 대한 조용한 선거지원 행보를 벌이고 있다. 김 대표는 문 전 대표에게 역풍을 우려해 호남방문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표는 당의 정체성 문제에 대해서는 김 대표와 다른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그는 최근 "당의 정체성 논쟁이 일부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아주 관념적이고 부질없는 논쟁"이라며 "당의 정체성은 중도개혁정당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때부터 확고하게 정리돼 있다"고 선을 그었다.

문 전 대표는 특히 "왼쪽으로는 진보를, 오른쪽으로는 중도와 합리적 보수까지 포괄하는 정당"이라며 "확장을 위해 진보, 민주화운동세력, 시민운동세력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한쪽 면만 본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 대표와 문 전 대표는 이처럼 정체성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드러내면서도 이 것이 두 사람간의 권력투쟁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다.

김 대표는 26일 오후 늦게 기자들과 식사를 함께 하며 "문 전 대표가 좀 착각을 한 것 같다"며 "나는 운동권을 안 받아들이겠다고 한 적이 없다. 운동권적 사고방식으로는 당 운영을 못하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재인 전 대표 역시 27일 성남 분당갑에 출마한 김병관 후보 지원을 위해 한 성당을 찾은 자리에서 "김 대표가 운동권이 아닌 운동권식 당 운영이 문제라고 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것을 왜 나에게 물어보느냐"며 즉답을 피했다.

양측은 당 정체성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정치적 충돌은 피하는 모습이다.

이는 결국 김 대표는 보수쪽으로 당의 외연을 넓히고, 문 전 대표는 진보세력을 끌어안는 전략을 통해 총선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더민주는 진보, 중도, 합리적 보수세력까지 모두 포용해야 한다"며 "지역적으로는 호남과 수도권, 영남까지 세를 확장해야 정권교체를 내다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모두 승리를 위해서는 외연확장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고, 총선에서 이겨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기존의 당 지지세력을 지키며 당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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