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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결정 한 달, 커지는 갈등…제주 현지 가보니

입력 2015-12-1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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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신공항 부지가 결정된 뒤, 현지에서는 투기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터전을 빼앗기고, 땅 값이 올라 갈 곳도 없다며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는데요.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고석승 기자입니다.

[기자]

제주도 서귀포시의 한 마을 입구, 각종 문구가 쓰여진 깃발과 현수막이 여기저기 내걸렸습니다.

옆에 있는 깃발부터 한번 보시면 '비행금지구역'이라고 써있고요. 또 이쪽 깃발에는 '결사 반대'라는 문구가 써 있습니다. 이 노란 깃발에는 욕설이 담긴 문구도 볼 수 있습니다.

모두 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이 만들어 놓은 깃발입니다.

2025년 새로 들어서게 될 제주 2공항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약 5㎢를 부지로 확정했습니다.

공항 부지로 결정된 마을 대다수가 이처럼 공항 건설을 반대하고 나선 겁니다.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한다는 두려움과 소음 피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현태성/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 2분에 한 번꼴로 (비행기가) 뜨고 내려야 된다고 하던데 애들이 어떻게 공부를 할 수 있으며 사람들이 어떻게 살 수가 있습니까.]

주민 수백 명이 참가한 촛불집회가 열린 데 이어 도청 앞에서 1인 시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경배 부위원장/난산리 주민비상대책위 : 저희는 보상금 더 받으려고 그러는 게 절대 아니고요. 우리 마을은 절대 결사반대하고 그냥 살던 대로 사는 게 소원입니다.]

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농사일을 마치고 마을회관에 모여서 지금 향후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한번 들어가보겠습니다.

[마을 가운데에 공항을 짓는다는 자체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제일 조용하게 살다가 제일 시끄럽게 살아야 돼요.]
[탄원서 제출과 아울러 연대에 중점을 둘 거고요.]

특히 주민들은 인근 땅값이 오를 만큼 올라, 보상이 돼도 갈 곳을 찾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실제 공항 부지가 선정된 이후 부동산 투기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

지역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성산읍 일대 토지는 공시지가보다 몇 배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해당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거래를 제한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동산에는 문의 전화가 이어집니다.

[부동산 업체 : (발표 나고) 그때는 엄청 바빴죠. 하루에 2시간씩 잤죠. 예전에는 20~30만원인 토지가 60~70만원 그렇게 해요. 2배 이상 보면 돼요.]

그렇다면 제주국제공항의 현재 상태는 과연 어떨까?

이곳은 제주공항의 국내선 타는 곳입니다. 평일에 여행 비수기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공항을 이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이쪽 전광판을 한번 보시면 5분에서 10분 단위로 빽빽하게 비행 스케줄이 짜여 있는 것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황다슬/경기 평택시 : 조금 더 넓은 공간을 만들어가지고 관광객을 더 많이 수용할 수 있게 하는 게 좋죠.]

정부와 제주도는 새 공항 건설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현학수/제주도청 공항확충지원팀장 : 공항이 아주 혼잡한 상태이고 제주도에 오려는 수요가 있어도 오지 못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지역주민들이) 납득할만한 대안을 마련해 나겠습니다.]

관광객이 끝없이 밀려오는 제주도에 새 공항은 분명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공항 건설로 삶의 터전을 포기해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계속 외면한다면 지금의 갈등은 더 큰 충돌로 번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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