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월호 참사를 되짚어보면, 만약 그 때 이렇게만 했더라면, 하는 순간이 참 많았습니다. 당시 해경이 배에 올라가 승객들에게 "탈출하라"고 고함만 쳤어도 상황은 전혀 달랐을 것입니다. 그런데 출동한 해경 구조정에서 대원들에게 세월호에 올라갈 것을 명령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박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고 당일 구조 영상입니다.
9시 38분, 세월호로 구명정이 출동합니다.
대원들이 사람들을 내리고 있는데, 해경 123정 정장이 "올라가"라고 명령합니다.
[김경일/목포해경 123정장 : 올라가…]
그러나 구조대원들이 배 안으로 올라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당시 해수면이 세월호 3층 갑판 높이 정도여서 뛰어내리기도 쉬웠습니다.
4층에서도 얼마든지 탈출할 공간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하나 둘씩 뛰어내린 사람들은 무난하게 구조가 됐습니다.
[오의준/4층 객실 생존자 : 왜 안에 사람들을 구조 안 한 건지 궁금해요. 구조대원 분들이 들어와서 어떻게든 나가야 된다고 말씀해주셨으면 좀 더 빨리 나가서 다 살아남지 않았을까….]
그런데 해경은 올라가라는 명령에도 불구하고 멀찍이 있으면서 알아서 탈출한 사람만 건집니다.
배 안에 수백 명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김경일/목포해경 123정장(지난달 28일) : 그 때 상황실에서 약 400~500으로 보고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해경 측은 "배가 기울어져 올라가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며 "매뉴얼대로 하려고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만 밝혔습니다.
3, 4층에 아직 넓은 탈출 공간이 남아있던 시간에 배에 올라가 승객들을 탈출시키지 않고 기관사들을 태운 뒤 알아서 뛰어내린 사람들만 건진 해경의 조치가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