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흔히 농산물 원산지를 속여 판다고 하면 외국산을 국내산으로 바꿔 파는 걸 떠올리실 텐데요. 같은 국내산을 유명 원산지로 바꿔 판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여기저기서 사과나 딸기를 사서 '청송사과'나 '산청딸기'로 둔갑시키는 식입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의 한 과일도매시장입니다.
박스에 원산지가 적혀 있는데 경북 청송산이 많습니다.
[편종범/과일 도매상 : 옛날부터 청송을 많이 알아줘서 사과가 또 맛있어요. 당도도 좋고.]
소비자들 생각도 같습니다.
[이정아/대구 본리동 : 주로 청송사과를 알아주죠. 사과가 빛깔이 곱고…]
찾는 이가 많으니 잘 팔리고 가격도 높습니다.
실제로 오늘(14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같은 종류와 규격의 사과 중 가장 비싸게 팔린 것도 청송사과였습니다.
가짜 청송사과를 팔다 붙잡힌 이들은 이런 점을 노렸습니다.
사과를 분류하고 포장하는 곳에 단속반원들이 들어갑니다.
박스엔 청송사과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창고 안에 있는 사과는 안동 공판장에서 사 온 겁니다.
[사장님 청송 게 어느 겁니까?]
청송에서 사과를 산 증거를 요구하자 딴 얘기를 합니다.
[(청송에서 받으셨다고 한다면 청송에서 매입한 거래명세서라든가…) 농가 것인데 내가 매입(확인서) 받을 일이 뭐가 있어요?]
여기저기서 사과를 사서 청송산 사과나 사과즙으로 둔갑시켜 홈쇼핑과 전국 유명 시장 등에 판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약350톤, 17억 원어칩니다.
청송군에서 인증한 박스와 똑같은 모양의 박스를 직접 만들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같은 국내산이라 겉으로 봐선 다를 게 없다는 겁니다.
이럴 경우 출고지를 봐야 합니다.
[배정은/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 : 출고지가 청송군이 아닐 경우에는 청송사과인지 의심해 보실 필요는 있습니다.]
수사 당국은 사과뿐 아니라 다른 지역산을 '산청딸기'로 적거나 '포항시금치'나 '남해시금치'로 원산지를 속여 판매한 업체 6곳도 적발했습니다.
(화면제공 : 농관원 경북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