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청문회서 드러난 사법부 사찰 의혹…"헌정질서 유린"

입력 2016-12-15 21:00 수정 2018-01-23 16:3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저희들이 오늘(15일) 전해드린 내용을 짚어보면서 한 걸음 더 들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오늘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에 나와서 한 발언을 종합하면, 결국 박근혜 정부가 사법부까지도 일상적으로 사찰을 해왔다는 겁니다. 국가의 근간이 흔들리는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이 문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치부 허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2014년 11월 28일자에 세계일보가 이른바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을 보도를 할 때 세계일보 사장이었습니다. 문건 보도 이후에 해임이 됐는데… 양승태 대법원장이 등산을 했다든가, 일상생활을 사찰한 문건이 있다는 거잖아요? 이건 중대한 비리를 사찰하는 것도 사찰 자체가 갖는 형식때문에 문제가 되지만 이 사람의 일상을 감시한 것이라 더 심각한 문제가 되죠?

 
▶VOD◀
NV10153399
[기자]

네, 조한규 전 사장은 두 가지 사찰 증거를 제시했는데요.

하나는 양승태 대법원장과 관련해 "등산 등 일과생활을 낱낱이 사찰해서 청와대에 보고한 내용이 있다"는 거고, 또 다른 하나는 최성준 현 방송통신위원장이 2014년 2월까지 춘천지방법원장을 했는데, 당시에 관용차 사적 사용이나 대법관 진출을 위한 노력을 했다, 이런 내용입니다.

조 전 사장은 이걸 근거로 "부장판사 이상 사법부 모든 간부들을 사찰한 명백한 증거"라며 "헌정질서를 문란하게 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걸 사찰했다는 겁니까?

[기자]

조 전 사장이 의원들의 질의가 끝나고 관련 문건을 제출했는데요. 한 일간지가 양승태 대법원장이 '매주 금요일 오후 일과 시간에 등산을 떠난다'는 내용의 비판 기사를 준비를 하자 당혹감이 역력했다, 이런 내용입니다.

그런데 등산을 좋아하는 양 대법원장이 실제 당시에 이런 논란 때문에 꽤 신경을 썼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최성준 위원장 관련해선 춘천지방법원장 시절에 대법관이 되기 위해 과잉 의욕을 보였고, 소설가 이외수씨 등의 친분을 이용하려 했다, 이런 내용입니다.

[앵커]

실제로 그렇게 했다면 당연히 헌정질서를 유린한 중대한 사건이 됩니다. 그런데, 이걸 단순한 주장으로만 볼 수 없는 게,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통해서도 청와대가 판사의 성향을 파악했다, 이런 의혹이 제기되지 않습니까?

[기자]

언론노조가 지난 8일에 그런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김영한 전 수석의 비망록 중에서 2014년 9월 4일 목요일 부분을 보면, '법원 영장-당직판사 가려-청구토록'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걸 해석을 해보면, 주말마다 돌아가는 당직 판사에 대해 청와대가 어떤 성향을 파악하고 있다, 이런 얘기가 될 것 같은데요. 그래서 오늘 조한규 전 사장이 폭로한 내용이 혹시 실제로 청와대가 법관들을 사찰한 자료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겁니다.

[앵커]

판사들의 성향까지 가려서 하라는 걸 청와대가 지시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큰 것 같은데요. 그리고 조한규 전 사장은 최순실 씨의 전 남편이죠. 정윤회 씨가 수억대의 돈을 받고 부총리급 인사를 발탁시켜줬다, 이런 주장도 했죠?

[기자]

문건 파문이 일었을 당시에 언론에서 어떤 보도가 있었나면 '정윤회를 만나려면 7억 원을 준비해야 한다' 이런 문건의 내용이 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오늘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부총리급 임명과 관련해 정윤회가 7억 원 정도를 받은 게 맞느냐"고 물으니까 조 전 사장이 "그렇게 전해 들었다. 제가 알기로는 부총리급"이라고 말했는데요. 김 의원이 누군지를 물으니까 "현직이어서 답하기 곤란하다"고 한 겁니다.

그런데, 부총리급이 그리 많지는 않은데요. 감사원장, 경제부총리, 사회부총리, 그리고 국회부의장 2명 등, 5명을 보통 부총리급이라고 하고요.

[앵커]

직제에 부총리라고 되어 있는 것은 아닌데 그 급으로 분류한다는 거잖아요?

[기자]

의전 서열을 할 때 그렇게 분류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헌법상에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부총리급 예우를 받습니다.

[앵커]

이 분류에 따르면 그 중에 한 사람이라는 얘기가 돼버리고 마는데, 물론 매우 민감한 문제기 때문에 특검이 이 문제도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 조 전 사장은 해당되는 사람의 범위를 더 좁히지 않았습니까? 답변하는 과정에서.

[기자]

네, 일부 기자들과 만나서 자신의 답변에 보충설명처럼 했는데요. 조 전 사장은 본인이 생각하는 부총리급으로 국정원장을 예로 들기도 했는데요. 조 전 사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선 "구두로만 보고를 받았다"고 하면서 문건을 제시하진 않았습니다.

어쨌든 조 전 사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정윤회 씨가 인사청탁 대가로 돈을 받게 돼서 2014년 때 정윤회 문건 수사 때 이 부분도 수사가 되었어야 하는데 이게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되는 겁니다.

[앵커]

그동안 항간에 많이 나온 얘기기는 한데 조 전 사장이 정윤회 문건을 보도한 이후에 청와대 압력으로 해임되었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조한규 전 사장은 2015년 2월 27일 주주총회에서 해임이 결정됐는데요.

[앵커]

보도한 후 석 달 뒤에 일이었죠.

[기자]

네, 그 정도 시점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여러 압력이 있었다고 얘기했는데 특히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김만호 비서실장이 2015년 1월 31일 오후 5시에 한 호텔에서 만나자 해서 만났을 때, '청와대에서 전화가 와서 불가피하게 해임하게 됐다'는 사실을 통보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제기한 의혹들을 만일 사실이라면, 이것만으로도 매우 중대한 국기문란 사건일 것 같은데요. 굉장히 큰 파장이 일어날 것 같고, 특검에서 제대로 수사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허진 기자였습니다.

관련기사

"현 정권, 양승태 대법원장 일상 사찰" 조한규 폭로 파문 "부총리급, 정윤회에 돈 주고 인사청탁…지금도 현직에" "대통령이 이혼 권유" 최순실-정윤회 권력다툼 있었나 이석수 "안종범 내사하자 청와대가 특별감찰관실 해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