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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혜진·기보배 "활 당길 때 '손맛'으로 점수 느껴"

입력 2016-08-18 21:41 수정 2016-08-2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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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팩트체크에서 순위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저희야 올림픽을 중계해 드리는 방송사는 아닙니다마는. 그런데 오늘(18일) 모신 분들은 정말 뵙고 싶은 분들입니다. 양궁 워낙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죠, 우리 양궁은. 이번에는 남녀 단체전, 개인전 금메달을 이렇게 이른바 싹쓸이를 해서 전 종목 석권이라는 사상 처음으로 그렇게 됐습니다. 또 꼭 금메달이 다냐, 저희들도 말씀드리고는 하는데 아무튼 개인이 낸 성취로서는 인정을 해 드려야 되는 것이고요.

그래서 또 많은 분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 두 분 오늘 모셨는데 기보배 선수와 장혜진 선수입니다. 어서 오세요.



[기보배·장혜진/양궁 국가대표 : 안녕하세요.]

[앵커]

반갑습니다. 좀 긴장하셨습니까?

[기보배·장혜진/양궁 국가대표 : 생방송이라서 긴장돼요.]

[앵커]

저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좀 쉬셨습니까? 월요일에 귀국하셨는데.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아니요, 아직 정신없이 인터뷰 다니고 하느라 바빴어요.]

[앵커]

시차 극복도 안 됐을 것 같습니다. 기보배 씨.

[기보배 국가대표/양궁(광주시청) : 지금 시차적응이 많이 안 된 상태여서 많이 졸리기는 한데 그래도 가족들이랑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앵커]

폐막식까지는 대개 안 계십니까, 우리 선수들은?

[기보배 국가대표/양궁(광주시청) : 지난 런던올림픽 때는 폐막식까지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이번 브라질올림픽은 좀 치안 걱정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일찍 저희가 귀국을 했습니다.]

[앵커]

불안해서? 경기 중에 혹시 그런 건 못 느꼈습니까, 장혜진 씨는?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저희 양궁장 뒤 쪽이 약간 빈민촌 그쪽이라서 경기 도중에 탕탕 소리 나길래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이제 거기 계시는 분들한테 물어봤었거든요. 저 소리가 총 소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무서웠어요.]

[앵커]

그러니까 활 쏘는 데 총 소리가 나더라는 얘기잖아요. 그 당시에는 폭죽 소리인 줄 알았습니까?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네.]

[앵커]

다행입니다. 차라리 그게 총 소리라고 알았으면 불안했을 텐데. 기보배 선수도 역시 똑같이 들었고요?

[기보배 국가대표/양궁(광주시청) : 저도 뒤늦게 알고 나니까 소름 끼쳤어요.]

[앵커]

그나저나 그러면 폐막식 때는 아무도 안 남아 있을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그렇지는 않으리라고 봅니다마는. 가 계신 동안에 특히 단체전에서 우승하신 다음에 그런 얘기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우리 양궁이야말로 선발과정이 굉장히 투명하고 합리적이다. 그래서 다른 분야도 그렇게 투명하고 합리적이었으면 아마 훨씬 더 우리 사회가 좋았을 것이다라는 얘기까지 많이 나왔습니다. 알려진 그대로 그렇게 아주 철저합니까? 그러니까 누가 안다고 해서 봐주고 이런 건 없는 거죠?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네, 사선에서 선수들이 활을 쏘는 만큼 저희가 일단은 무조건 잘 쏘고 선수들이 10점을 쏴놓고 봐야 되는 상황이라서 그런, 옆에 그런 환경에 따라 달라지고 이런 건 없습니다.]

[앵커]

기보배 선수야 런던올림픽에 가서 우승을 했었고… 장혜진 선수는 그때는 어땠습니까, 런던 때는?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아무래도 4등으로 선발이 안 되고 나서 조금 많이 아쉽기도 했고 이제 조금 힘들었지만 이제 제 스스로의 부족한 모습들을 많이 돌아봤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본인이 그걸 제일 많이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는 4등으로 가지 못했으니까 이번에는 바로 그러네요, 합리적인 시스템에 의해서. 어찌 보면 아주 좋은 시스템과 개인의 노력이 만나서 어떤 굉장히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우리 양궁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드는데 그게 우리 풍토에서 사실 그렇게 쉬운 건 아니잖아요, 그렇죠? 아시는 것처럼. 과거에 다른 종목에서는 여러 가지 얘기들도 나오고 불미스러운 얘기들도 나왔는데 양궁에서만큼은 그것이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를 기보배 선수는 어떻게 보고 계실까요?

[기보배 국가대표/양궁(광주시청) : 물론 선수들만의 개인적인 그런 기량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뒷받침이라든지 그런 협회의 그런 물심양면의 그런 풍족한 그런 지원이 뒷받침이 돼야 아무래도 또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나 생각합니다.]

[앵커]

그 질문 드린 건 아닌데.

[기보배 국가대표/양궁(광주시청) : 아, 그래요?]

[앵커]

역시 긴장을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철저하게 객관적 성적에 의해서만 다른 거 하나도 신경 쓰지 않고 인간관계라든가 여러 가지 연이라든가 이런 거 신경 안 쓰고 정말 철저하게 실력 위주 선수들로만 뽑는다는 것이 우리 풍토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드렸는데 양궁에서는 그걸 해 왔잖아요. 양궁은 그렇게 해 왔을 수 있는 그런 원동력이랄까, 배경이랄까. 어떤 걸까요? 너무 어려운 질문인가요?

[기보배 국가대표/양궁(광주시청) : 어려워요.]

[앵커]

취소할까요? 알겠습니다. 취소하겠습니다. 왜냐하면 본인들은 사실 그런 걸 생각할 필요도 없이 늘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왜 그랬을까 하고 생각할 그런 이유는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같은 속인이 생각하기에 그것이 좀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질문을 드렸습니다. 취소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한 가지만 더 어려운 질문 해야 되겠네요. 아무 분이나 대답하셔도 됩니다. 이번 올림픽을 특히 거치면서 그런 얘기들 많이 했습니다. 그러니까 특히 일본하고도 비교가 되면서 이른바 엘리트 체육보다는 사회체육으로 가는 것이 아주 장기적으로 보면 더 좋은 것이 아니냐라는 얘기들을 사실 전부터 많이 해 왔는데 두 선수는 사실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답변할지도 저는 조금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것도 어려운 질문인가요?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생활체육이랑 비인기 종목, 인기 종목 이렇게 말씀하시는 건가요?]

[앵커]

그러니까 선수들을 이렇게 뽑아서 철저하게 관리하고… 그렇죠? 그렇게 하는 거보다 저변을 더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느냐 이런 의견들이겠죠. 틀린 얘기는 아니죠. 이 질문도 취소하겠습니다.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죄송해요. 도움이 못 되어 드려서.]

[앵커]

아닙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또 얼마든지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 거니까. 그런데 그렇게도 가고 또 이렇게 훌륭한 선수들을 잘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고 그게 좋겠죠.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그런데 저희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초등학교 때부터 우수 선수들을 발굴하기까지 그런 과정들이 이제 다른 외국보다는 조금 뛰어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이제 우리나라 양궁이 좀 더 다른 나라에 비해서 실력 같은 것들이 좀 더 우수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죠. 그래서 좋은 면이 있기는 있는데 비단 양궁만 놓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모든 스포츠 분야에 대해서 그런 쪽으로 가는 것도 좋지 않겠냐 하는 의견들이 있다는 것만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답변하실 수 있는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기보배 선수께. 걱정되십니까?

[기보배 국가대표/양궁(광주시청) : 네.]

[앵커]

저는 이게 궁금했습니다. 양궁은 감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냐, 철저한 어떤 계산, 공식에 의한 계산이 중요한가, 활을 쏠 때. 예를 들면 제가 말씀드리는 건 풍향, 그렇죠? 풍속 이런 것들. 이런 걸 철저하게 계산해서 하는 것이냐, 그것과 동시에 또 선수 개인의 감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기도 하고 어떨까요?

[기보배 국가대표/양궁(광주시청) : 어떻게 보면 이런 환경적인 요인이라든지 바람에 대한 그런 계산은 해야 되는 것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선수에 대한 감각적인 게 더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그런 외부적인 환경도 몸으로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감각적인 게 더 우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하기는 공식에 의해서 계산한다면 못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죠? 감이 중요한 거겠죠. 그래서 장혜진 선수께 한번 여쭤보겠는데 장혜진 선수의 특징은 딱 겨눈 다음에 얼마 안 걸린다면서요?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타이밍이 짧은 편입니다.]

[앵커]

한 다음에 바로 쏘면 그게 가서 맞는. 기보배 선수보다는 더 시간을 덜 쓰는 편인가요?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컨디션이 좋을 때에는 많이 짧은 편이고 이제 보배가 아까 말했듯이 감이 선수들만의 각자 감이 있는데, 그 감이 조금씩 나빠질 때에는 저도 타이밍이 길어지는 상황이에요.]

[앵커]

이건 굉장히 설명하기 어려운 거일 수도 있는데요. 그 감은 어떻게 좋다, 나쁘다를 그러면 본인이 알 수가 있습니까?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저희가 활을 당기면서 손에서 활을 놓기까지 손가락 감각이라고 해야 되나. 딱 놓았을 때 10점이다, 9점이다, 이런 느낌이 있거든요.]

[앵커]

그렇습니까? 손가락에서 맛이 느껴지는 거군요, 그러니까?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낚시하듯이 손맛이 있는 그런 느낌?]

[앵커]

이제 좀 풀리시는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이게 제가 뵙자마자 너무 아까 딱딱한 질문을 드려서 오히려 더 긴장시켜드리지 않았나 걱정을 했는데 이제 좀 풀리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인터뷰를 꽤 오래해 왔는데 아직까지 이렇게 멀었습니다. 요령이 없습니다, 제가. 기보배 선수도 바로 그런 감을 느끼시나요?

[기보배 국가대표/양궁(광주시청) : 진짜 저희 선수들끼리도 하는 얘기가 항상 똑같은 활을 쏘고 매일 이렇게 400발 넘는 화살을 쏘는데 하루하루가 몸 상태가 어떻게 다를 수가 있느냐, 그런 말을 할 때가 있어요.]

[앵커]

그렇죠. 저도 매일매일 방송하지만 매일 감이 또 다를 때도 있거든요. 그렇게 하니까 이해가 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면 어찌 보면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라는 느낌도 듭니다, 양궁이라는 게.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처음 접하시면 좀 힘들죠, 아무래도.]

[앵커]

당기는 것도 보통 힘이 들어가는 건 아닐 텐데. 저는 한 번도 안 해 봐서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건장한 남성들이 당기기에도 조금 버거워해요. 선수용 활은.]

[앵커]

그렇습니까? 더 대단해 보이십니다. 잠깐 잊어버린 게 있는데 같이 못 오신 최미선 선수는 잘 있죠? 지금 집에 가 있습니까, 광주에?

[기보배 국가대표/양궁(광주시청) : 네. 소속팀에 내려가 있어요.]

[앵커]

소속팀에. 시청자분들께서 기왕이면 최미선 선수도 같이 좀 모셨으면 좋았겠다라는 말씀을 해 주셔서 안부 좀 여쭤봤습니다. 같이 오셨으면 좋았을 텐데 본인이 개인전 끝나고 많이 서운해 했을 것 같은데 많이 좀 위로를 해 주셨죠?

[기보배·장혜진/양궁 국가대표 : 네.]

[앵커]

알겠습니다. 한 가지 질문만 더 드리겠습니다. 두 선수의 공통점이라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제가 들었습니다. 그래서 중·고등학교 때는 큰 두각을 그렇게 나타내지 못하다가 나중에 점점 더 좋아진… 그래서 어떻게 보면 초반에 좀 아주 잘 쏘는 선수들 보면서 좌절한 것은 없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복할 수 있었던 건 뭘까요? 기보배 씨?

[기보배 국가대표/양궁(광주시청) : 저 역시도 이제 고등학교 때 슬럼프를 한 번 겪었었고요. 그리고 다른 잘하는 선수들 보면서 진짜 부러움의 대상이었죠, 그 친구들이. 그래서 나도 언제쯤 저렇게 금메달 딸 수 있을까라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항상 제 자리에서 한 발, 한 발 최선을 다하다 보니까 그 친구들을 뛰어넘고 이렇게 정상의 자리까지 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앵커]

장혜진 씨도요?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네.]

[앵커]

네, 해 버리시면….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저도 마찬가지로 제가 2010년도에 처음으로 국가대표가 됐었는데 그전까지는 그냥 되게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목표보다는 그냥 되게 작은 목표에 만족하면서 살았었는데 2009년도 대표 8명을 뽑는데 9등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부터 제가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더 이제 악착같이 연습을 했던 것 같아요.]

[앵커]

도쿄올림픽도 도전하실 거죠, 물론?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네. 해 볼 수 있는 데까지 해 보고 싶습니다.]

[앵커]

그때 만약 단체전에서 이기면 3연패가 됩니다, 기보배 선수는. 그런데 그전에 아까 말씀드린 대로 그 혹독한 선발전을 거쳐야 되는 거니까 어떻게 보면 참 힘들겠다 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네요. 고생들 많이 하셨습니다. 총 소리 나는 데서 활 쏘고 오시느라고 고생들 많이 하셨습니다. 이제 조금 쉬시고 시차 극복을 하시고 하셨으면 좋겠네요.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장혜진 국가대표/양궁(LH) : 감사합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기보배 국가대표/양궁(광주시청)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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