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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 총선 불복 시위로 정국 혼란 계속|아침& 세계

입력 2020-10-12 08:52 수정 2020-10-12 09:40

이신욱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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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욱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인터뷰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구촌 곳곳의 소식을 전문가의 깊이 있는 분석과 함께 전해 드리는 아침& 세계시간입니다. 고려인 1만 8천여 명이 살고 있고 중앙아시아 외교의 주요 협력국으로 우리와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나라죠. 키르기스스탄에서 정국 혼란이 1주일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야권 연합이 지난 4일 치러진 총선 결과에 항의하면서 대통령이 사임 의사까지 밝혔지만 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의 대통령 궁으로 몰려든 시위대가 대통령 초상화를 부숩니다. 시위대는 여당이 부정 선거를 치렀다며 총선 불복을 주장했습니다. 결국 선거 무효가 선언됐고 현직 총리가 사임했지만 시위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야당인 애국자당 대표가 총리 대행으로 선출됐는데 야권과 시위대가 원하는 지도자가 서로 달라서 혼란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제엔 베코프 대통령의 완전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의회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제엔 베코프 대통령은 본인의 소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영상과 인터넷 성명 등을 통해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건부 사임 의사도 밝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소론바이 제엔베코프/키르기스스탄 대통령 : 다양한 정당들과 개인적으로 대화를 계속 나누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정치 지도자 여러분. 저는 이 정치적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제엔 베코프 대통령은 사임 의사를 밝힌지 하루 만인 지난 10일 수도인 비슈케크에 비상 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오는 21일 오전 8시까지 공개 집회를 금지하고 통금 시간도 발효했습니다. 군인들과 군용 차량은 비슈케크로 집결하고 있습니다. 제엔 베코프 대통령의 정적인 아탐 바예프 전 대통령도 시위 선동 혐의로 다시 체포됐습니다. 지난해 부패 혐의 등으로 구속돼 수감 중이었다가 지난 6일 그를 지지하는 시위대의 요구로 석방됐는데 나흘 만에 다시 체포된 것입니다. 키르기스스탄 상황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이신욱 동아대 국제 전문대학원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키르기스스탄 그야말로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최근 치러진 총선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표면적인 이유이기는 한데 이렇게까지 정국 혼란이 심각해진 근본적인 이유가 또 있을까요?

    이번 총선에서 정부 여당은 완패할 것을 대비해서 친여 성향의 위성정당을 급조했는데요. 위력 재벌과 기업가들이 참여한 위정정당들이 대규모 금권 선거를 벌여 여당에 이어서 제2당이 되는 일이 벌어졌고 정부 여당에 의한 대규모 기획 선거에 반한 키르기스스탄 국민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시위대가 화난 주요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심화가 있고요. 두 번째로 총선에서 강력한 야당이 출연해서 부정부패와 경제위기를 바로잡기를 원했던 키르기기스탄 유권자들이 다수였지만 실제 지지율이 높은 유력 야당들이 의회 진출 하한선인 7%의 벽을 넘지 못해 단 한 명의 의원도 배출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 제엔베코프 대통령 사임의사를 밝혔잖아요. 그런데 정적인 전 대통령을 체포했고요.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진짜 의도가 뭘까요?

    현재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와해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먼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총선 무효를 선언했고 이어 보로노프 총리를 비롯한 검찰청장, 주지사, 시장 등이 줄줄이 사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태가 이렇게 전개되자 현 소론바이 대통령은 모처에서 대통령 홈페이지에 사퇴 의사를 표명했지만 군총참모부의 질서 유지를 위한 군대 투입을 명령하고 내각 해산을 명령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소론바이 대통령은 남은 2년 임기를 보장받기 위해 야권과 협상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 전환을 위한 시간벌기로 보입니다.


  • 그렇다면 키르기스스탄의 미래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계세요?

    크게 시나리오는 3개 정도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시나리오가 현 소론바이 대통령이 야당과 협상을 통해 잔여 임기를 2년 단축하고 대선과 의회선거를 치른다는 시나리오인데요. 만약 잔여 임기를 어느 정도 보장받는다면 소론바이 대통령에게는 재개할 시간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야당으로는 안전하게 권력을 이양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야당연합과 시위대가 혁명을 일으켜 대통령을 소론바이 대통령을 축출하고 새롭게 정부를 구성하는 시나리오인데요. 키르기스스탄 선거관리위원회와 총리, 장관, 시장 등 정부와 여권 인사들이 줄줄이 사퇴하고 있는 상황에서 12개로 분열된 야당이 과연 연립정부를 세울 수 있을지 정치적 혼란을 수습할 수 있을지는 온전히 야당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현 소론바이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한 무력진압 시나리오입니다. 가장 현실적이지 못하지만 만약 키르기기스탄 군부가 현 소론바이 대통령을 지지한다면 시위대와의 무력충돌도 예상됩니다. 이번 키르기기스탄 시위는 분명 2005년에 이어 키르기스스탄 정치의 전환점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고 생각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경제, 식량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정부가 등장돼야 합니다만 야당의 분열, 여권의 부패로 인한 정치적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 키르기스스탄 미래는 그렇게 밝지 못하다고 보입니다.


키르기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의원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집권 여당이 야당과 연립 정부를 구성할 만큼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로 평가 받았습니다. 2005년에는 장기 집권 세력을 몰아내고 독재를 종식시킨 이른바 '튤립 혁명'도 겪었습니다. 이번 정국 혼란이 키르기스스탄의 미래를 또 어떤 모습으로 바꿔 놓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아침& 세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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