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선거법 먼저? 공수처법 먼저?…여야 '필리버스터' 수싸움

입력 2019-11-30 20:21 수정 2019-11-30 21:1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이번에는 정치팀 취재기자와 함께 앞으로 필리버스터 정국이 어떻게 전개될지 짚어보겠습니다. 허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허 기자, 이제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낸 한국당, 결국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 처리를 막겠다는 것이잖아요? 어제(29일)는 본회의가 무산이 됐지만, 민주당 입장에서는 조만간 두 법안을 다시 본회의에 올려야 할 텐데, 언제가 될 것 같습니까?

[기자]

일단 내일모레죠. 다음 달 2일이나 3일에 본회의 상정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회법에 따라 예산안과 예산안 부수 법안은 12월 1일에 자동 부의가 되고, 헌법이 정한 시한인 12월 2일까지 본회의에서 처리가 돼야 합니다.

또한 예산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 즉 필리버스터를 12월 1일까지만 허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여야가 2일에 예산안을 처리한 뒤에 선거법이나 공수처법안을 상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이 신속처리, 즉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된 법안들을 3일에 일괄상정하겠다고 이미 밝힌 상황인데요.

현재로선 3일이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입니다.

하지만 여야 합의를 통해서 예산안 상정 시기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일정이 더 미뤄질 가능성도 물론 있습니다.

[앵커]

물론 현재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앞서 달력에서 봤던 것처럼 2일이 될 수도 있고, 3일에 본회의가 열릴 수도 있다는 것이지만, 본회의가 언제 열리게 되든지 간에 한국당은 곧바로 필리버스터를 신청해서 패스트트랙 법안 표결을 막겠다는 거잖아요?

[기자]

그래서 중요해진 게 법안의 상정 순서입니다.

어떤 법안이 먼저 국회 본회의에 오르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인데요.

가령 선거법을 먼저 상정하게 되면 한국당은 선거법 안건에 대해 곧바로 필리버스터를 신청을 하고 의원 1명당 4시간씩 시간을 할당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산술적으로 한국당 의원 108명이 모두 참여하면 선거법 하나만 놓고도 18일간 필리버스터를 할 수 있습니다.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는 10일까지는 표결을 저지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확보되는 겁니다.

하지만 국회법상 같은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다시 신청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정기국회가 마감된 직후에 민주당이 임시국회를 새로 열어서 선거법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게 임시국회가 새로 열리면 필리버스터를 할 수가 없고 그러면 그때는 그 법안이 통과가 될 수가 있다는 거군요.

[기자]

바로, 곧바로 표결로 이어지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공수처법을 상정하면 한국당이 곧바로 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도 이런 쪽으로는 임시국회 회기 전체를 필리버스터로 채울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공수처법의 연내 처리는 어렵게 되는 겁니다.

이런 상황은 순서를 바꿔서 공수처법을 먼저 상정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상정을 했다는 건 한국당을 뺀 여야가 합의가 됐다는 뜻이기 때문에 먼저 올라간 법안은 처리될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그렇다면 결국 선거법과 공수처법 중에 어떤 법안을 본회의에 먼저 올리느냐에 따라서 둘 중에 하나만 처리되고 나머지는 연내에 안 될 수도 있다 그런 이야기군요.

[기자]

그래서 민주당은 사실상 어떤 법안을 먼저 처리할지 순서를 정해야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패스트트랙 법안을 표결 처리하려면 한국당을 뺀 다른 야당과의 공조가 필수적인데 법안 처리 순서를 놓고는 입장 차이가 큽니다.

민주당은 공수처법 처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지만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정의당 등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선거법 개정이 먼저라는 입장입니다.

당장 이번 주말을 거치면서 어떤 법안을 먼저 상정하느냐를 놓고 갈등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앵커]

어떤 법안이 먼저 오르든지 간에 그 후폭풍이 또 상당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제 민주당은 이른바 패스트트랙 연대. 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야당들과 그런 연대를 또 구축해 놓지 않았습니까?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전략을 들고 나오면서 이 연대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기자]

하지만 이런 분석은 어디까지나 여야의 전략적인, 정략적인 부분에 대한 분석인 것이고요. 앞으로 여론 흐름도 잘 살펴봐야 합니다.

당장 어제 한국당은 선거법을 직권상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다른 민생 법안들을 우선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결국 어제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서 어린이안전법인 민식이법과 유치원 3법 등이 처리되지 못한 데 대한 정치적 책임은 뒤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한국당 당내에서도 홍준표 전 대표가 여론 악화를 우려하며 비판하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정치팀의 허진 기자였습니다.

관련기사

'필리버스터 폭탄'에 본회의 결국 무산…'민식이법'도 발목 "민식이가 왜 협상카드냐"…어린이 안전 법안 부모들 오열 민주당, 한국당 '필리버스터 카드'에 당혹…대응책 마련 고심 황교안 단식 접기로…'리더십 논란' 잦아들고 당내 강경론 커져 여야 '패스트트랙 처리' 기싸움…운영위서 '기선제압' 설전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