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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더 못 믿기 때문에…" 야당 몰락과 '메기'

입력 2014-12-16 21:45 수정 2014-12-1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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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먼저 앵커브리핑입니다.

오늘(16일) 앵커브리핑이 주목한 단어는 '메기'입니다. 이유는 나중에 설명 드리지요.

일본으로 가봅니다. 며칠 전 치러진 중의원 선거결과 아베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아베노믹스 실패와 각료들의 잇단 스캔들을 비롯한 각종 악재를 딛고 거둔 승리였죠.

그러나 투표율은 역대 최저수준인 52%로 떨어졌습니다. 심지어 홋카이도 비례대표구에서는 '지지정당 없음당' 이런 이름의.. 조금 장난스러운 정당이 무려 10만 표를 받아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10만 표를 모았던 허경영 후보가 떠오르는 대목인데요. 일본 국민들이 아베 총리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야당은 더 못 믿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더군요.

똑같은 공식을 우리 정치권에 적용해봅니다. 이르면 내일 새정치연합의 이른바 빅3 후보가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비대위원직을 사퇴합니다.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된 겁니다.

그러나 잡음은 벌써부터 시작됐습니다. 36만 명의 시민선거인단 명부가 사라졌고 친노진영에선 특정 계파의 소행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죠. 평당원들이 경선룰과 관련해 당 대표실에 난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계파해체, 공천개혁. 내세웠던 구호들은 어느새 증발했고 왜 국민이 실망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살피기에 앞서 그저 기득권 챙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입니다.

이렇듯 지리멸렬한 야당에 대한 대중의 심판은 다음과 같습니다. 30%대의 대통령 지지율과.. 낮게 내려앉은 여당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반사이익조차 누리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 중입니다. 이번 청와대 문건파문과 관련해서도 야당의 존재감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사실 멀리 갈 것도 없이 야당은 지난 7.30 재보선에서 11대 4로 참패했지요. 세월호 참사와 거듭된 인사 참사 와중에 나온 결과였습니다.

이제 오늘의 주목단어 '메기'에 대한 설명을 해 드리지요. 역사학자 토인비는 '메기효과'라는 말을 즐겨 사용했습니다.

"긴장이 청어를 살아있게 한다" (토인비)

북해 먼 바다에서 잡은 청어를 그냥 수조에 넣어 운반하면 다 죽어버리지만 천적인 메기를 넣으면 긴장한 청어들이 싱싱하게 살아남는다는 이야깁니다.

대안과 견제. 건강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기본 원리지요. 견제 받지 못하는 권력은 위험합니다.

지금 한국의 야당은 과연 그 메기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일까요? 혹시 여전히 자기들끼리만 물고 뜯는 싸움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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