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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토론회 취소…감정싸움 번지는 이준석 vs 윤석열

입력 2021-08-17 17:26 수정 2021-08-1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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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복절 연휴를 지나면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총장 간의 당내 갈등이 극으로 치달았는데요. 오늘(17일) 최고위원회에서는 논란의 핵심이었던 내일 대선주자 토론회를 취소하는 쪽으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다음 주 25일 토론회를 '발표회' 형식으로 바꿔서 진행하기로 했는데요.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외부에서 본다면 우리 당은 콩가루 집안으로 보일 것입니다.]

[제 1야당 국민의힘, 어제까지는 아쿠아리움 정당이란 얘기가 나왔죠. 어물전에서 한 등급 오른 건데 오늘은 동물의 왕국이 된 듯합니다. 하이에나와 멧돼지, 미어캣이 등장했는데요.]

당내 갈등이 폭발 직전까지 갔던 국민의힘, 내일로 예정됐던 대선주자 토론회를 취소하면서 일단 급한 불은 껐습니다. 원래 내일과 25일, 토론을 두번 하기로 했었죠. 25일에 한번만 '비전 발표회'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준석 리더십'엔 타격이 불가피해보이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저는 오늘 특별한 모두발언이 없습니다. 그래서 김기현 원내대표께서 먼저 말씀 주시겠습니다.]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총장의 갈등, 일단은 봉합된 듯한데요. 이 대표와 가까운 쪽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었죠. 말을 줄이라는 얘기부터 '윤 전 총장 측과 사전 상의를 하라'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지난 13일) : 말도 좀 줄이고 일정도 좀 줄이고, 당의 여러 가지 그런 문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을 할 그런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이런 충고를 드리고 싶고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먼저 뭔 일을 실행하기 전에 윤 후보 측하고 사전 조율을 하고 이렇게 좀 정돈된 형태로 좀 당을 가져가야 된다. 안 그러면 진짜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 민심이 굉장히 안 좋아요.]

토론회를 둘러싼 갈등, 핵심은 경선 관리의 공정성 문제였죠. 토론 경험이 많지 않은 윤 전 총장, 후보 등록도 하기 전에 토론장으로 끌어내는 게 맞느냐는 겁니다. 다만 공식적으로 윤석열 캠프의 입장은 "토론을 기피하는 게 아니"고, "선거법과 당헌·당규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겁니다.

[정점식/윤석열 캠프 공정과상식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당헌·당규에 위반되고 그리고 선거법 위반의 소지도 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토론을 기피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습니다. 토론을 기피하려고 생각했으면 정치를 시작하지 않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 대표가 특정 후보를 옹호하는 것 아니냐', 이에 더해 '윤 전 총장을 잡으려고 토론회를 기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가 되고 있죠. 사석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 대표가) 지지율 1위 후보에 대해서 이렇게 곧 정리된다, 이렇게 또 토론회 두 번이면 끝장 볼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면 이건 본분에 벗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후보 등록 이전에 윤석열 총장을 정리하고 가겠다는 생각이었다면 그건 문제가 있지 않나요?]

관련 내용은 조금 뒤에 얘기해보고요. 토론을 피할 거라면 대선에 나오지 말았어야 한다, 윤 전 총장 등을 연일 직격하고 있는 후보도 있죠. 유승민 전 의원입니다.

[유승민/전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금 일부 후보들이 말만 하면 실수를 하고, 또 캠프에서 변명을 하고 감추기에 급급하고, 이러다 보니까 최대한 감추고 싶은 거 아니냐는 건데, 토론이 그렇게 겁나고 토론도 못할 그런 후보들이라면 저는 기초부터 차근차근 밟고 오시든지, 아니면 나오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니냐…]

못할 그런 후보들이라면 저는 기초부터 차근차근 밟고 오시든지, 아니면 나오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니냐, 유 전 의원과 이 대표의 관계 이번 공정성 논란의 핵심이죠. 이 대표가 이른바 '박근혜 키즈'로 발탁되기 전부터 유승민 당시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일했고, 바른정당과 바른미래당까지 이른바 '새보수' '보수혁신'의 길을 함께 했습니다. 이 대표의 지난 3월 재보선 직전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이준석/당시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 (3월 6일) : (주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통령 되면 어떡하냐 이렇게 얘기하더라고? (둘이 당선되면) 지구를 떠야지. 난 대통령 만들어야 될 사람이 있다니까. (누구?) 유승민.]

유 전 의원은 오히려 '역차별'을 걱정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유승민/전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그때는 자기가 당대표 될 줄도 모르고 재미있게 하느라고 유튜브 나가서 그런 모양입니다만, 이준석 대표 지금 당대표인데 지구를 떠나면 안 되고, 지구를 떠나실 방법도 없고요. 저는 역차별만 안 당했으면 좋겠습니다.]

윤 전 총장 측은 후발 주자들이 토론회를 요구하고, 지지율 우위에 있는 후보들이 토론회를 기피하는 건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막상 토론회를 하게 되면 윤 전 총장에 대한 걱정은 '기우'라는 게 드러날 거라고도 자신했는데요. 그러면서 다른 야권 후보들의 과거를 들춰냈습니다.

[김병민/윤석열 캠프 대변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제) : 막상 토론회 뚜껑을 열고나니까 토론회로 가장 크게 손해를 봤던 건 끝장 토론을 주장했던 안철수 후보였던 기억도 나거든요. 지난 2017년도 대통령 선거에서 홍준표 후보가 토론으로 득점 포인트를 많이 올렸는가 생각해 보면 저는 별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지난 2017년 대선 때 이 모습을 염두에 둔 듯 한데요.

[안철수/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 (2017년 4월 23일 / 화면제공: KBS) :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문재인/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2017년 4월 23일 / 화면제공: KBS) : 다시 한번요.]
[안철수/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 (2017년 4월 23일 / 화면제공: KBS) : 제가 갑철수 입니까? 안철수 입니까?]
[문재인/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2017년 4월 23일 / 화면제공: KBS) : 무슨 말씀이죠?]
[안철수/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 (2017년 4월 23일 / 화면제공: KBS) : 아니, 갑철수 입니까? 안철수 입니까?]
[문재인/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2017년 4월 23일 / 화면제공: KBS) : 그건 또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네요. (갑철수래요! 갑철수!)]

[안철수/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 (2017년 4월 23일 / 화면제공: KBS) : (홍 후보가) 사퇴하셔야 된다는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보지 않고 저는 카메라 보고 국민께 말씀을 드립니다.]

[홍준표/당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2017년 4월 23일 / 화면제공: KBS) : 안 후보님, 이리 보고 말씀하시죠? 국민들이 참 조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준석 대 윤석열, 감정싸움으로도 번지는 모양새죠. 핵으로 떠오른 건 이준석 대표의 '휴대전화'입니다. 원희룡 전 지사는 이 대표가 통화에서 "윤석열이 금방 정리된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지난 12일, 이 대표가 상주에 있을 때 했던 통화라고 하는데요.

[원희룡/전 제주지사 :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이 금방 정리된다, 라는 워딩을 내가 직접 들었다고 기사가 났던데 사실이냐. 아, 난 사실이다. 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냐. 그래서 그게 무슨 뜻 이냐, 나는 해석을 안 붙이겠다, 그냥 있는 그대로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가 자동 녹음되는 전화기를 사용하니 녹음 파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하는데요. 김재원 최고위원은 경선의 공정성이 문제가 되면 "심리적 경선 불복이 생긴다"라고도 했습니다. 앞서 윤 전 총장 측이 봉사활동 '보이콧'을 제안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던 원 전 지사, 지금은 윤 전 총장과 함께 이 대표 비판에 전면적으로 나선 셈입니다. 이 대표의 '휴대전화' 통화 논란은 또 있었죠. 윤 전 총장과의 통화가 녹취록으로 정리돼 유출됐다는 건데요. 윤석열 캠프 신지호 정무실장의 '이준석 탄핵' 발언으로 두 사람 간 갈등이 극에 달했을 당시, 역시 지난 12일에 2분 간 했던 통화입니다. '이 대표가 통화를 녹음해서 언론에 흘린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 되면서 윤 전 총장은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는데요.

[윤석열/전 검찰총장 (지난 15일) : 국민의힘이라는 제1야당이 그 최전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힘부터 먼저 공정과 상식으로 단단하게 무장되어야 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녹취파일 자체가 없고, 구두로 전달된 부분이 정리돼 문건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페북 / 음성대역) : 유출됐다는 녹취파일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작성하고 유출된 녹취록도 존재하지 않는다. (윤 전 총장과의) 대화가 길지 않아 대부분의 내용이 취재 과정에서 언론인들에게 전달됐고 그런 구두로 전달된 부분들이 정리돼 문건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발언을 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윤 전 총장의 감정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일까요. "유승민 홍준표 후보가 대정부 비판보다 윤석열 향한 '팀킬'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두 사람과 함께 '윤석열 저격조' 마당쇠로 뛰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페이스북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취소하기도 했는데요. 야당 대표와 야당 대선 주자 1위의 싸움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요. 한 언론(시사 저널)의 조사에선 이준석이 윤석열을 제치고 '야권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뽑히기도 했는데요. 대선을 200일 앞둔 시점에, 대선 주자 보다 야당 대표가 더 관심을 끈다는 조사, 이례적인 결과이긴 합니다. 다만 이런 다툼에서 윤 전 총장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는데요.

[정미경/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제가 볼 때는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후보를 어마무시하게 키워주고 있습니다. 지금. 아니, 결과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예요. 다른 후보 이름은 나오지도 않고 있어요. 이준석, 윤석열만 나오고 있어요. 언론에서요.]

정미경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은 2030의 지지를 업고 있는 이 대표를 포용해야 하고, 이 대표가 성장하려면 윤 전 총장에게 예의바르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는데요. 결국은 대선을 앞두고 원팀이 될 수 있는지가 관건일 듯 합니다. 당내 갈등이 여론조사,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들어가서 얘기해보도록 하고요.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국민의힘, 내일 토론회 취소…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이준석 vs 윤석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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