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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갈 길 없는 전동휠…'아찔한 질주' 여전

입력 2017-05-04 22:01 수정 2017-05-0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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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퀴 달린 발판 위에 서서 달리는 이른바 '전동휠' 타는 분들, 종종 볼 수가 있습니다. 특히, 날이 더워지면서 한강공원에서 부쩍 많아졌는데요. 보행자와 부딪히거나 뒤섞이거나 하는 안전 문제가 논란입니다.

밀착카메라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입니다. 공원 안에서는 전동휠 등 1인 이동수단을 탈 수 없다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습니다. 금지하고 있는 이동수단의 종류도 자세히 나와 있는데요, 이 아래에는 단속에 걸릴 경우 과태료 5만 원을 부과할 수 있다는 경고 문구도 적혀있습니다. 과연 잘 지켜지고 있을지 지금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더위를 식히러 나온 시민들 사이로 전동휠이 유유히 지나갑니다.

한강공원 안은 보행자와 자전거, 1인 이동수단까지 뒤엉켜 말 그대로 아수라장입니다.

[최규성/서울 화곡동 : (자전거 도로가) 좁은 데다가 자전거 다니고, 전동휠에다가…길을 잘 지키면 괜찮은데 그게 아니니까 불편하죠.]

한강공원 주변에서 흔히 빌릴 수 있는 1인 이동수단입니다. 제가 한번 타보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기계에 별도의 가속장치나 제동장치가 없습니다. 운행을 하다가 멈추고 싶으면 몸의 균형을 잘 잡으면 됩니다. 지금도 균형잡기가 어려워서 자꾸 뒤로 가고 있는데 빠른 속도로 달릴 경우 조작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강공원 밖 도로는 이미 1인 이동수단이 차지했습니다.

도로를 점령한 차량과 간이 매점을 피해 전동휠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갑니다.

균형을 못 잡고 발판 아래로 떨어지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대범함도 보입니다.

크고 작은 사고도 발생하는데 전동휠에 부딪쳐 넘어진 초등학생은 울음을 터트립니다.

[왜 그래? (○○가 넘어졌어요.)]

이처럼 1인 이동수단이 보행자 도로와 자전거 도로를 거리낌 없이 달리고 있지만, 엄연한 불법입니다.

최근엔 마포대교와 여의도 공원까지 불법 운행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임대 업체에서 이 기계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여의도 공원을 추천해줬는데, 입구에 와봤더니 이곳 역시 출입을 제한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습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는 공원 입구에서 황당해합니다.

[시민 : 지금은 장사하시는 분들만 급급해서, 사실 많이들 타고 계시는데 위험한 건 사실이잖아요.]

현행 도로교통법은 동력 장치가 있는 1인 이동수단을 '원동기 장치 자전거'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면허가 있는 16살 이상만 탈 수 있고, 반드시 차도를 이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법대로 차도에서만 타라고 하는 건 사고를 당하라고 떠미는 격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백혜빈/경기 수원시 팔달구 : 차가 많이 없는 곳에서는 그럴 수 있을 것 같은데, 차가 많은 곳에서는 무서워서 못 탈것 같아요.]

정부는 지난해 5월, 1인 이동수단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지만 1년이 되도록 달라진 건 없습니다.

그 사이 공원 주변에 우후죽순 들어선 대여 업체는 불법 운행을 부추기는 데 한몫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여점 관계자 :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일을 안 해서 늦어지고 있습니다. 원래 과태료를 내는 부분은 저희가 다 책임집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1인용 이동수단이 새로운 교통 수단 가운데 하나로 주목 받고 있지만 관련법 미비로 이용자는 물론 보행자까지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수요 만큼 1인용 이동수단의 관련법 제정을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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