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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양승태, 2차 피의자 신문…조사보다 꼼꼼한 조서 검토

입력 2019-01-14 18:13 수정 2019-01-1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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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흘만인 오늘(14일) 검찰에 다시 나와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1차 조사에서 강제징용 소송 재판거래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한데 이어 2차 조사에서는 통진당 관련 재판개입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양 전 대법원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종착역을 향하고 있는 사법농단 수사 속보를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검찰은 오늘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다시 불러 2차 피의자 신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고했던 대로 비공개였습니다.

통진당 재판 개입, 헌재 기밀 수집, 부산고법 판사 비위 은폐, 공보관실 운영비 불법 사용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1차 조사 때는 강제징용 소송 재판 개입, 사법부 블랙리스트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물었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실무진이 알아서 한 일"이라거나 인사상 불이익은 "정당한 인사권 행사"라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혐의를 대체로 부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핵심 혐의인 강제징용 소송,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신문이 첫날 마무리 되면서 검찰이 2차 소환을 끝으로 이번 주 내에 구속영장 청구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다만 변수가 있는데요. '꼼꼼한 양승태'입니다.

1차 조사 때 양 전 대법원장은 오전 9시 30분 출석해 오후 8시 40분까지 약 11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습니다. 식사와 휴식 등을 고려하면 실제 조사 시간은 10시간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귀가 전까지 약 3시간 동안 조서를 검토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 변호인과 함께 다시 검찰에 나와 자정까지 조서를 열람했는데요. 이틀에 걸쳐 13시간 동안 조서를 검토한 것입니다.

이렇게 양 전 대법원장이 조사보다 기록 검토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인 것은 향후 재판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본인의 답변을 꼼꼼하게 살피고 문제가 될 만한 소지를 조금도 남기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피의자는 재판에 넘겨지기 전까지 검찰의 기록을 볼 수 없습니다. 수사 중에 기록을 보게 되면 맞춤형 답변을 준비할 수 있고 미리 재판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죠. 이에 피의자는 검찰의 카드를 알아내기 위해 애쓰고 검찰은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을 꺼내기도 합니다. 즉 검찰의 수사 포트폴리오를 두고 기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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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SKY 캐슬' 1회

영재 오빠 포트폴리오만 있으면 엄마 황금 로드맵이 생기는 거잖아 그치?

그렇지. 목표에 골인할 수 있는 필살 전략이 생기는 거지.

솔직하게 말할게. 나… 우리 영재 포트폴리오 공개 안 해. 자기들 심정이 얼마나 절실한지 알고도 남는데.

공개한다고 손해날 것도 없는데…

내 자식 자료 공개하고 말고는 내 자유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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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검찰의 수사 포트폴리오를 공개할지 말지도 검찰의 자유겠죠. 그렇기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이 조서 열람에 공을 들이는 것은 결국 40년 동안 검찰의 수사기록을 봐온 법 전문가 답게 검찰의 질문을 꼼꼼하게 보면서 수사 전략을 간접적으로 파악해 보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대법원장이 이런 짓을 해도 제대로 사법처리를 못한다고 한다면 아무도 우리 법질서에 대한 신뢰를 아무도 믿지 않기 때문에…]

[장병완/민주평화당 원내대표 : 과거 사법부 수장으로서의 자존심을 가지고서라도 본인의 잘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명백한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

법조계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이 '모르쇠'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구속영장 청구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영장이 발부될 지에 대해서는 공교롭게도 검사 출신 두 의원이 다른 해석을 내놨는데요.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증거가 넘치고 직권남용이 성립된다", "발부"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반면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은 "대법관 사례와 법원 내 의견 충돌"을 이유로 "기각"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 소환으로 사법농단 수사가 종착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사법개혁의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관심이 쏠립니다. 당장 관심이 가는 것은 인사인데요. 법원장 및 고등법원 부장판사 인사가 이달 말 예정돼 있습니다. 나머지 법관들은 다음달 초 발표되는데요. 최근 고위직 판사 여럿이 사의를 표명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법농단 수사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잇달아 기각한 바 있는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부장판사가 최근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또 사법농단 수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최인석 울산지방법원장 그리고 양승태 법원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을 지낸 최영락 대구고법 판사도 사의를 표했습니다. 또 양승태 대법원이 견제했던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 출신인 김영식 인천지법 부장판사도 사표를 냈다고 합니다.

이렇게 옷을 벗기로 한 법관이 있는 가운데 오늘 새로운 법조인들도 탄생했습니다. 48기 사법연수원생들이 수료하고 법조인의 첫발을 내딛게 됐는데요. 김명수 대법원장, 새내기 법조인들에게 "특권은 버리고 법률가로서의 사명을 고민하라"며 "법률로부터 소외돼 권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활약하고 도움을 줘야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같은 대법원장의 말을 마음에 새겼을 신임 법조인들. 총 117명의 수료생 가운데 1, 2등이 대법원장상과 법무부장관상을 받았는데요. 두 새내기 법조인은 모두 법무법인 김앤장행을 택했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양승태, 2차 피의자 신문…조사보다 꼼꼼한 조서 검토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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