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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병력 움직임 없다'…당시 미 정부 발표도 '보도금지'

입력 2019-05-30 21:10 수정 2019-05-3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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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군 침투설'은 지금까지도 광주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음모론이지요. 당시에도 언론들은 이를 반박하는 내용들을 취재했지만 계엄사령부의 검열에 막혀 보도할 수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계엄군의 조작 사건으로 드러난 '독침사건'에 대한 진상도 검열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당시 신군부는 북한군의 움직임이 수상하다는 거짓 정보를 유포했습니다.

국내 일부 언론들은 이를 반박하는 내용을 취재했지만, 보도할 수 없었습니다.

5월 20일 동양통신이 작성한 기사 초고입니다.

"미국 국무성이 북한에 이상한 병력이동 조짐이 없다", "남침준비의 조짐이 없다"고 발표했다는 것입니다.

해당 기사는 전체 삭제됐습니다.

다음날인 21일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 그 다음날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항모 2척을 파견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는 미국 입장을 실은 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에서도 "북한이 이번 사건을 이용해 남한을 침략할 능력이 없다"고 봤지만 국민들은 이를 접할 수 없었습니다.

대신 군부는 북한의 남침위협과 서울역에서 잡은 간첩, 광주의 독침사건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독침사건은 시민군들 사이에서 북한군이 주로 쓰는 무기인 독침을 맞았다고 주장한 학생이 병원에 실려간 사건입니다.

실려간 병원에서 계엄군측으로 추정되는 세력의 조작극임이 바로 드러났습니다.

한국일보가 이를 취재해 실으려 했지만, 역시 삭제됐습니다.

당시 국민들은 광주에서 시민군이 독침에 맞았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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