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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V' 표기…'미운털 판사' 불이익 직접 승인 정황

입력 2018-11-2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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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불이익을 줄 판사들의 리스트를 해마다 만들고 이를 양 대법원장에게 직접 보고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지금까지 대법원은 '판사들에 대한 블랙 리스트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는데 이를 뒤집는 것입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V자' 표시를 하면서 판사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불이익을 줄지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을 확보해서 현재 수사하고 있습니다.

여성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양승태/전 대법원장 (지난 6월 1일) : 법관을 불이익을 주는 것은 단호히 저는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난 6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자택 앞 기자회견에서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최근 양 전 대법원장이 판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기 위해 직접 결정한 정황이 담긴 문건을 확보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의 임기 중 매년 초 인사실이 작성한 문건에는 일부 판사들의 인사 조치 방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1안과 2안을 담았습니다.

검찰이 확보한 이 문건들에는 두 방안 중 하나에 'V'표시가 담겨 있었습니다.

예컨대, 법원행정처에 비판적이던 송승용 부장판사에 대해 1안은 인사 우선 순위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을 담았고, 2안은 일반 원칙에 따라 인사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검찰은 송 부장 판사와 관련한 문건에서 양 전 대법원장이 1안에 'V 표시'를 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다른 판사들에 비해 지방 근무가 많아 인사에서 최우선 순위였던 송 부장판사의 순위가 밀려났고, 결국 수원지법에서 통영지원으로 보내졌습니다.

문건에는 또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의 원저자이기도 한 문유석 부장판사의 이름도 담겼습니다.

문 판사는 세월호 사고 4달 뒤인 지난 2014년 8월 한 일간지에 세월호 특별법 도입을 주장하는 기고를 했습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특별법 도입을 거부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밖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1심 재판 결과를 비판한 김동진 부장판사 등 8명의 판사들에 대한 불이익 방안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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