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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서원 터에서 불교 유물 77점 우르르…고려 금속기술 정수

입력 2014-08-2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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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서원 터에서 불교 유물 77점 우르르…고려 금속기술 정수


도봉서원 터에서 불교 유물 77점 우르르…고려 금속기술 정수


도봉서원 터에서 불교 유물 77점 우르르…고려 금속기술 정수


도봉서원 터에서 불교 유물 77점 우르르…고려 금속기술 정수


율곡 이이(1536~1584)의 '율곡전서(栗谷全書)'와 고산자 김정호(미상~1866)의 '대동지지(大東地志)' 등 여러 문집에 따르면, 도봉서원은 1573년 정암 조광조(1482~1519)를 추존하기 위해 옛 영국사(寧國寺) 터에 창건됐다.

임진왜란으로 전소했다가 1608년 중건된 후 1871년 서원철폐령으로 헐어내기까지 약 260여년간 유지됐다. 1903년 지방 유림이 제단을 복원하고, 1970년 사우(祠宇)를 복원,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우는 선조(先祖) 또는 선현의 신주(神主)나 영정(影幀)을 모셔 두고, 제향을 행하는 장소다.

이 도봉서원에서 불교용구 유물이 대거쏟아졌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의 허가를 받아 도봉서원터를 발굴조사한 서울문화유산연구원(원장 김일규)은 이 불교용구 유물을 21일 오전 10시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공개했다.

서울특별시기념물 제28호 '도봉서원과 각석군(道峯書院과 刻石群)'으로 지정된 도봉서원터는 도봉구청이 수립한 복원정비계획에 따라 유적의 성격 파악을 위해 2012년 5월부터 9월 초까지 발굴조사했다.

서울문화유산연구원은 "도봉서원은 영국사의 일부 건물 또는 기단을 재활용했고, 석축과 속도랑배수시설 위에 조선 시대 건물을 축조한 흔적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한 불교용구는 도봉서원터의 중심에 해당하는 5호 건물지 기단에서 출토됐다.

서울문화유산연구원 관계자는 "건물지 기단을 파서 묻은 흔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볼 때, 도봉서원 건축 이전에 영국사 건물이 조성될 당시 제의 행위와 관련해 불교용구를 기단부에 묻은 것"이라고 봤다.

도봉서원터에서 출토된 불교용구는 총 77점이다. 금동제 금강저와 금강령을 비롯해 청동제 뚜껑항아리와 뚜껑합, 현향로·부형대향로·수각향로 등 다양한 형태의 향로, 세(洗·세숫대야형 용구), 향완(香埦·향을 피우는 그릇), 대부완(臺附埦·굽 달린 사발), 발우(鉢盂), 대접, 숟가락 등 종류가 다양하다.

금강저는 불교의식에 사용하는 불구를 가리킨다. 제석의 번개에 붙였던 이름이었으나 점차 여러 신 또는 역사의 무기를 지칭하게 됐다. 불교의식에서는 마음의 번뇌를 분쇄하는 보리심(菩提心)의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금강령은 금강저의 한쪽 끝에 달린 방울로 금강저와 함께 불구로 사용된다.

서울문화유산연구원은 "금강령에는 오대명왕상(五大明王像)과 사천왕상(四天王像)이 함께 배치돼 있는데, 이러한 문양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출토된 금강령은 그동안의 금강령 가운데 가장 정교하고 뛰어난 수작으로 판단된다. 또 물고기형 탁설(鐸舌·흔들면 소리가 나도록 방울 안에 매다는 것)은 구슬을 물고 있는 모습이 매우 독특하고 그 예가 드물다"고 알렸다.

서울문화유산연구원 관계자는 "아울러 현향로와 뚜껑합(유개합) 등에는 명문이 새겨져 있어 유적의 성격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준다"면서 "이 외에 향완은 고려 시대의 전형적인 전기의 양식을 지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봉서원터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이 지역에서 불교가 매우 번성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라면서 "화려하고 뛰어났던 고려 시대 금속 기술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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