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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 류승룡, 알고보면 가족 캠핑 즐기는 '애처가'

입력 2012-05-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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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 류승룡, 알고보면 가족 캠핑 즐기는 '애처가'


2011년 최고 흥행작 '최종병기 활'에서 류승룡은 변발의 청나라 장군 쥬신타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도저히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만주어를 구사해가며 박해일을 추격하는 그에게서 짐승같은 이미지가 솟구쳤다. 그가 아니었다면 박해일의 외로운 싸움은 그렇게 긴박하지도 통쾌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던 그가 17일 개봉한 '내 아내의 모든 것'(영화사집 제작, 민규동 감독)에서 제대로 변신했다. 이번엔 전세계 여인들의 마음을 훔친 전설적 카사노바다. 독설로 사람을 지치게 하는 아내(임수정)를 유혹해달라는 남편(이선균)의 황당한 의뢰를 받고 작전에 들어간다. 그런데 왠지 하는 짓은 좀 허당이다. 좀처럼 신뢰가 가지 않는다. 그래도 진중함 속에 선을 넘지 않는 코미디 연기로 관객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적어도 이 영화에선 류승룡 이외의 카사노바를 떠올리기 어렵다.


-엄청난 변신이다. 이렇게 사정없이 관객을 웃겨도 되나.

"변신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는 건 아니다. 운이 좋게 이런 작품과 만나게 됐다."

-사실 그동안엔 악역을 많이 하지 않았나.

"안타고니스트(Antagonist, 주인공과 대립하는 인물)를 많이 하긴 했다. 그러나 장르가 다양했다. 그러니까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의 폭은 더 넓어지는 것 같다."

-아내의 유혹을 의뢰하는 이선균을 바닷가에서 만나 몸싸움 하는 장면에서 배꼽 잡았다.

"카사노바가 본격적으로 일에 개입하는 중요한 대목이다. 추운 날씨에 바다에 뛰어들어야 해서 고생스럽긴 했다."

-그날이 장모상을 당한 날이었다고.

"투병 중이셨는데 촬영 전에 부음을 들었다. 그러나 여러가지 여건상 촬영을 접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머님 같았던 장모님이라 슬픔을 억제하기 힘들었으나 어차피 해야할 일이라면 집중해서 마무리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임수정 앞에서 '젖 짜드릴까요'라는 대사를 할 때는 정말 '허걱'했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양젖을 짜는 거였다. 그런데 너무 작아서 현장에서 젖소로 바뀌었다. 카사노바의 장기 중 하나인 핑거발레를 동영상으로 배웠고 젖짜기는 현장에서 습득해 연기했다. 의외로 한번에 잘 되더라."

카사노바 류승룡, 알고보면 가족 캠핑 즐기는 '애처가'


-카사노바인데 왠지 좀 우습다.

"카사노바 성기는 예측불허의 인물이다. 돌발적이기도 하고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나도 그런 성기 캐릭터에 녹아들려고 했다. 몸매도 만들고 피부관리도 받았다. 동시에 절제와 조화를 늘 생각했다. 모습은 재미있지만 한번도 웃어서 NG를 낸 적이 없다."

-임수정의 매력은 어땠나.

"오랫동안 꾸준히 자기관리를 하며 한 계단 한 계단 밟아온 친구다. 이번 작품으로 여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임수정이 그러던데 무척 애처가라고.

"아내 대신 집에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고 집으로 배달시키는 일을 한다. 아이들과 통화도 자주하는 편이다. 촬영할 때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틈이 나면 꼭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주말에 골프를 하기보다는 아이들과 캠핑을 가는 게 좋다. 그게 아빠로서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유준상·정재영과는 분당 지역 마트 친구라고.

"나는 용인에, 유준상씨와 정재영씨는 분당에 사는데 집이 서로 가깝다. 예전부터 친분이 있는 분들이다. 자주 못보지만 가끔 마트에 장보러 가서 마주칠 때가 있다. 서로 웃는다."

-차기작은.

"이병헌 주연의 '조선의 왕'을 찍고 있다. 사극이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보실지는 모르겠다."

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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