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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불기소' 권고한 심의위…고민 깊어지는 검찰

입력 2020-06-29 18:42 수정 2020-06-29 18:49

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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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수사 중단하고 재판에 넘기지 말 것을 권고했습니다. 만일 검찰이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스스로 만든 제도를 무력화한다, 이런 주장을 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사 막바지에 이른 검찰이 그대로 수사를 접는다면 무리한 수사였다는 걸 자인하는 셈이 되는데요. 여권에서는 수사위 판단은 납득할 수 없다며 기소 쪽에 힘을 실었습니다. 오늘(29일) 최 반장 발제에서 각종 논란들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도입된 지 2년 정도 됐는데요. 현 정부 출범 이후 검찰개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검찰 스스로 만든 제도입니다.

[문무일/당시 검찰총장 (2017년 8월 8일) :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주요 사건들에 대해 수사와 기소 전반에 걸쳐 외부 전문가들이 심의하도록 하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

그동안 국민들은 검찰이 왜 수사를 벌이게 됐는지, 과잉 수사를 벌인 것 아니냐는 등 문제제기를 하면서 검찰을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이 아닌, 외부 점검을 받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여권에서는 이렇게 평가하기도 했었죠.

[이철희/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7월 8일) : 문무일 총장이 수사심의위원회 제도를 도입하자 그랬잖아요? (예) 저는 굉장히 좋은 제도인 것 같아요. 취지가 맞는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 전까지 총 8번의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렸는데, 검찰은 모두 심의위의 결정을 따랐습니다. 심의위가 재판에 넘기라고 하면 넘겼고, 넘기지 말라고 하면 넘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9번째 수사심의위가 열렸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야 하는지, 이 부회장을 기소해야 하는지를 심의했고, 과반수 찬성으로, 정확하겐  10대 3, 압도적인 의견으로 수사를 중단하고, 재판에 넘기지 말라고 의결했습니다.

검찰은 수사 결과와 심의 의견을 종합해 처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고심에 빠졌습니다. 심의위 취지와 전례에 비춰봤을 땐 재판에 넘기지 말라는 권고를 따라야죠. 하지만 검찰은 이미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었고, 판사도 영장은 기각했지만 "책임 유무는 재판 과정에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게 타당하다"고 한 만큼 기소는 예정된 수순으로 보였습니다. 다만 그렇게 되면 검찰이 스스로 만든 제도를 무력화했다는 비판은 감수해야 합니다.

다만, 검찰이 1년 7개월 동안 수사해 온 사안을, 분식회계 등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사안을 단 9시간 만에 판단할 수 있냐는 지적은 있습니다. 위원은 사전 로비를 차단하기 위해 회의 직전에 선정하고, 누군지도 공개하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엔 변호사, 법학 교수, 종교인, 언론인, 회계 전문가 등이 포함돼 있는데요. 이들이 어떤 주장을 냈는지도 검증할 수 없습니다.

결국 정치권에서도 심의위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 검찰이 수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하면 된다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데요. 사실상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저는 이 결정을 수긍하기가 어렵습니다. (수사심의위원회 권고를 수용한다면) 결국 재벌 일가라는 이유로 명백한 범죄혐의에 대해서조차 법의 심판을 피해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법은 공정해야 합니다. 장발장에게 적용되는 법과 이재용 부회장에게 적용되는 법이 달라서는 안 됩니다. 20만 쪽에 이르는 수사기록의 신빙성을 믿는다면, 당당하게 이재용 부회장을 기소하십시오.]

다음은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얘기입니다.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추 장관의 발언을 둘러싸고 때아닌 말의 '품격' 공방이 진행 중입니다.

[추미애/법무부 장관 (지난 25일) : 저의 지시를 절반을 잘라먹었죠?]

[나는 인성의 문제라고 봐]

[추미애/법무부 장관 (지난 25일) : 장관의 말을 겸허히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전반적으로 표현이 너무 저급하고 신중치 못합니다.]

[추미애/법무부 장관 (지난 25일) : 지휘랍시고 해가지고]

사실 정치인들의 권위주의적인 언어에 반기를 들었던 게 정의당이라고 할 수 있죠. 창당 멤버인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이런 분들이 대표적인데요. 그런 정의당에서 가장 먼저 추 장관의 언어를 문제 삼은 겁니다. 그런데 언어뿐만이 아니었죠.

[김종철/정의당 선임대변인 : 얼굴은 웃으면서도 책상을]

[추미애/법무부 장관 : 말 안 듣는 검찰총장을 두고 일을 해본 적도 없고]

[김종철/정의당 선임대변인 : 책상을 쿵쿵 치고 애들이 말을 안 듣는다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말했습니다.]

추 장관이 곧바로 반박했죠. "언어 품격을 저격한다면 번지수가 틀렸다"고 말입니다. "문제는 검언유착"이라고 강조했죠. 특히나 그 자리는 선배 의원이 후배 의원들에게 경험을 공유하는 편한 자리였다, 즉 엄숙함을 기대하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는데요. 물론 추 장관은 그날 발언이 모든 언론을 통해서 보도가 될 거라는 것을, 또 보도되어야 한다는 걸 염두에 두고 있었죠. 이렇게 말이죠.

[추미애/법무부 장관 (지난 25일) : 며칠 전이었어요 검찰총장이. 지금 녹음기 떼어간 분은 조금 후회할 거야.]

다만, 추 장관을 두고 여당에서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조응천 의원인데요. "삼십 년 가까이 법조 부근에 머무르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광경"이라며 "당혹스럽기까지 하여 말문을 잃을 정도"라고 한 겁니다. 추 장관의 "의도나 소신과 별개로 거친 언행을 거듭한다면, 임명권자에게도 부담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추 장관이 좀 특이한 데가 있다며, 그의 행동이 대통령의 뜻에 따른 것이 아니라면, 차기 대권을 노리는 돌발행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 전 교수와 추 장관은 대통령의 자격을 논했던 윤여준 전 장관과 한 자리에서 대통령의 두 자격을 놓고 이런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죠.

[윤여준/전 환경부 장관 (JTBC '시대기획 동행' / 2013년 3월 31일) : 투철한 공인의식이 있어야 됩니다. 둘째가 민주적 태도입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JTBC '시대기획 동행' / 2013년 3월 31일) : 추미애 의원님은 이런 기준에 비춰서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추미애/당시 민주통합당 의원 (JTBC '시대기획 동행' / 2013년 3월 31일) : 사실은 봄이 와도 벚꽃을 볼 수가 없고요. 가을이 돼도 단풍을 볼 수가 없고요. 그런 생활이 이제 계속되면서 가끔은 회의가 생기겠죠. 저도 사람이니까. 그런데 그때 지켜줄 수 있는 게 바로 그런 public mind였어요. 정말 내가 있는 이 자리는 너무 막중한 자리여서 내가 그냥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자리다. 이렇게 이제 늘 연마를 하는 거죠.]

[윤여준/전 환경부 장관 (JTBC '시대기획 동행' / 2013년 3월 31일) :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대통령 꼭 한번 하셔야 되겠네요.]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해보겠습니다. < 수사심의위 '불기소' 권고, 여권은 "재판 넘겨야"…고민 깊어지는 검찰 > 입니다.

(화면출처 : JTBC '시대기획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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