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에선 3년 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주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26일) 법원이 잇따른 자살과 원전사고가 관련이 있다며 처음으로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정헌 특파원입니다.
[기자]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우울증과 상실감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은 주민은 56명.
올해 들어서도 10명이 생을 마감했습니다.
후쿠시마에서 40마리의 젖소를 키우던 한 50대 농민은 창고 벽면에 "원전만 없었다면"이란 유서를 남기고 죽음을 택했습니다.
2011년 7월 분신 자살한 와타나베 하마코도 원전 사고 피해자 중 한 명입니다.
낯선 곳에서 피난생활을 하다 우울증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겁니다.
[와타나베 미키오/자살자 남편 : 아내는 혼자 (집에) 있어도 괜찮으니까 (피난처인) 아파트엔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어요.]
원전 사고의 책임을 물어 소송을 제기한 유족들에게 도쿄전력은 "심신 취약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자살과의 인과 관계를 부정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후쿠시마 지방법원은 4900만엔, 우리 돈으로 4억8천만원을 유족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히로다 쓰구오/변호인 : 첫 판결입니다. (자살과의 인과 관계를) 본격적으로 다툰 사건에서 최초의 판결이란 (의미가) 있습니다.]
원전 사고와 자살의 인과 관계가 처음으로 공식 인정된 만큼, 유사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잇따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