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2년 연속 태풍 피해…"하늘도 무심"

입력 2012-08-29 17:19

충주 오범수씨 비닐하우스 잃고 허탈…"군부대 복구에 힘 얻어"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충주 오범수씨 비닐하우스 잃고 허탈…"군부대 복구에 힘 얻어"

"작년에도 태풍 때문에 사과농사를 망쳤는데 올해는 비닐하우스를 통째로 잃었습니다. 정말 막막합니다"

29일 충북 충주시 살미면 공이리에서 브로콜리 농사를 짓는 오범수(63)씨의 비닐하우스는 전날 태풍 볼라벤의 강풍으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주저앉아 버렸다.

청주에서 30여 년간 운수업을 하다 지난 2008년 귀농한 오씨는 지난해까지 집 앞 3천300㎡의 과수원에 380그루의 사과를 재배했다.

지난해 8월 수확을 앞두고 사과나무 1그루당 200~300개씩 사과가 달렸지만 태풍 `무이파'로 농사를 완전히 망쳤다.

오씨는 그 충격으로 5년간 애지중지 키워오던 사과나무를 모두 베어 버리고 올해 오이 농사에 도전했다.

지난 4월 면사무소에서 700만원을 보조받고 총 2천400만원을 들여 튼튼한 비닐하우스(1천320㎡)를 지었다.

지난달 오이 수확을 마치고 바로 브로콜리를 심어 오는 10월 수확을 앞두고 있었지만, 이번 태풍에 비닐하우스가 폭삭 주저앉아 버렸다.

28일 오전 이 지역에는 초속 22m의 강풍이 불어닥쳤다.

그는 "매번 태풍이 올 때마다 낙과 피해를 봐 올해 농작물을 바꾸고 비닐하우스까지 설치했다"며 "하우스 파이프에 깔린 브로콜리를 살펴보니 올해 농사는 완전히 망친 것 같다"고 힘없이 말했다.

부인 전임진(61)씨는 "태풍 예보에 하우스를 손보는 등 온 힘을 다해 피해를 막아보려 애썼지만 불가항력이었다"며 "농작물 피해 보험도 들지 못해 보상받을 곳도 없어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후 육군 37사단 충주대대 장병 60여 명이 오씨의 밭에 나와 피해 복구를 지원한 것이 그나마 힘이 됐다.

오씨는 "이번 태풍으로 적어도 3천만원 이상의 손해가 났다"며 "태풍이 할퀴고 간 자리를 어떻게 정리하나 걱정했는데 장병들이 도와주니 그나마 용기가 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발만 구르다 나와봤더니 이젠 한숨만" '추석 농산물값 비상'…과수·채소 태풍피해 심각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