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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부실 논문" "이동훈 공작설"…여야, 국회서 난타전

입력 2021-07-1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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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경안 심사를 위해 열린 국회 상임위가 윤석열 전 총장을 둘러싼 여야 공방전으로 번지는 양상입니다. 교육위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의 논문 의혹을 두고 여야가 설전을 벌였는데요. 행안위에서는 윤 전 총장의 전 대변인이었죠.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제기했던 'Y공작설'을 두고 여야가 맞붙었습니다. 박준우 마커의 '줌 인'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수학자들은 수학이란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본다고 하죠. 존 내쉬라는 수학자는 비둘기의 움직임조차 수식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하는데요. 어느 한 분야에 관심이 생기면 주변의 사물이나 현상도 해당 분야와 결부지어 생각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어느덧 정치부회의에 몸 담은지 8개월차인데요. 어제(14일) 문득 프랑스 국기를 보다가 국회 상임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 몹쓸 직업병인가 싶은데요. 프랑스의 삼색기는 사실 자유, 평등, 박애를 뜻하죠. 그런데 저는 순간적으로 파랑은 민주당, 빨강은 국민의힘으로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가운데 흰색에서는 두 명의 인물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의 부인인 김건희 씨와 윤 전 총장의 대변인이었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입니다. 이 둘을 가운데 두고 여야가 어제 상임위에서 열띤 공방을 벌였는데요. 먼저 김건희 씨를 둘러싼 여야 교육위원들의 공방부터 '줌 인'해보겠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장관님 80년대 학교 다니셨죠. 대학. (네.) 네 그때 유행했던 말이 이런 말이 있습니다. 박사 위에 육사, 육사 위에 여사. 혹시 기억하십니까?]

[유은혜/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어제) : 잘 기억이 안 나는데요.]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안 납니까? (네.) 박사 위에 육사, 육사 위에 여사. 어떤 뜻인지는 아시겠죠? (네.) 요즘 유행하는 것을 여기에 빗대서 한번 퀴즈를 내 보겠습니다. 석사 위에 뭐가 있죠? 박사가 있겠죠. 네.) 박사 위에는 뭐가 있습니까? 모르시는군요. (네.) 정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복사가 있습니다.]

[유은혜/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어제) : 복사요? (네.)]

어제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었죠.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위해서였는데요. 하지만 정작 교육위의 테이블을 덮은 건 '멤버 유지(Yuji)'였습니다. 김건희씨가 쓴 논문 얘기인데요. 흡사 윤석열 청문회라도 열린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여당 의원들은 김건희 씨 부실 논문 의혹을 교육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멤버 유지'라는 말 들어보셨어요? ]

[유은혜/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어제) : 네 언론을 통해서 봤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Yuji', 이게 유지라는 뜻입니까? ]

[유은혜/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어제) : 뭐…]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본문은 차치하더라도 논문 제목에 멤버 유지 이렇게 돼있는데요. 'Yuji'. 이거는 구글 번역기를 돌렸을 때 번역기가 잘못 판독하거나 인식하거나 인식하지 못했을 때 그냥 한글로 나오는 거예요.]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그게 석사학위 논문에 통과됐어요. 해외토픽감이죠.]

김씨가 쓴 석사 논문의 영어 제목을 문제 삼은 겁니다. '유지', 뜻만 봤을 때는 'Retention'으로 번역하는 게 맞을 것 같은데요. 한글의 음가 그대로 'Yuji'라고 번역했죠. 여당 측은 이렇게 제목부터 오역인 논문으로 어떻게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강민정/열린민주당 의원 (어제) : 이 논문이 얼마나 이제 부실한지 그다음에 표절과 관련돼서 웃지 못할 '유지(Yuji) 논문'이라는 별칭까지 얻게 됐는데 아마 교육부 장관님도 알고 계시죠? 우리 대학의 학위 인증 과정 시스템이 얼마나 부실한지 이런 문제가 아주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유은혜/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어제) : 국민대의 경우에는 지금 이제 학교에서 자체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요. 조사의 결과와 그 과정에서 필요한 후속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되면 저희가 뭐 예외 없이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원칙적으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임을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특히 김씨가 학위논문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부분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도둑이란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이렇게 석박사를 받은 분이 학위논문 심사위원으로 들어갔어요. 그건 알고 계십니까. (예 학위논문 심사를 했다고 아까 강민정 의원께서 말씀해 주셔서…) 이건 도둑이 경찰 심사하는 거 하고 비슷한 거예요.]

반면 야당 의원들은 윤석열 대리전에 나섰습니다. 김건희씨를 육탄 방어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아직 윤 전 총장은 입당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국민의힘 소속인 것처럼 말이죠.

[조경태/국민의힘 의원 (어제) : 국회의원들 역시도 석사 박사 논문 표절 의혹이 있는 그분들은 스스로 자백하고 자신들이 과연 그렇게 주장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되고요. 지금 현직에 있는 장관들 중에 석박사 논문 표절 의혹 있는 장관들부터 저는 해임시키고 나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 저는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느냐… 참고로 저는 공학박사 학위가 있으니까 제 논문도 여러분들이 한번 잘 살펴봐주실 것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남에게 돌을 던지기 전에 자신부터 돌아보라는 뜻이겠죠. '내로남불'해선 안 된다는 건데요.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면서 회의는 파행으로 치달았습니다.

[회의를 듣다 보니까 추경과 관련 없는 범야권의 대선후보에 관한 비방을 하는 발언이 계속되고 있어서 더 이상 듣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을 해서… 저희는 더 이상 회의에 참석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습니다.]

[정경희 의원님! 매번~ 그런식이지 않습니까~ 법안이 80건이 밀려있고! 4월 달에 의결할 법안을 의결하는 것조차 반대하는데 그걸 무조건 받아들여야 돼요? 그리고 나서 마음에 안 들면 무조건 퇴장하고! 퇴장이 능사입니까?!]

두 번째 상임위로 가볼까요. 국회 행안위인데요. 마치 교육위를 복붙한 느낌이었습니다. 한 가지 다른 건 언쟁의 빌미를 제공한 인물이 김건희씨가 아니라 이동훈 전 논설위원이란 점이었죠. 바로 이 발언 때문입니다.

[이동훈/윤석열 전 총장 전 대변인 (지난 13일) : 여권, 정권의 사람이라는 사람이 찾아온 적은 있습니다. Y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 그런 식으로 얘기했습니다. 저는 안 하겠다, 못 하겠다 했습니다. 제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가 됐습니다. 윤 총장이 정치 참여를 선언하던 그날입니다. 공작입니다.]

행안위도 마찬가지로 추경안 심사를 위해 모였지만요. 논제가 된 건 이른바 이동훈발 'Y 공작설'이었습니다. 이번엔 여야가 공수를 전환했는데요. 야당은 이 전 논설위원이 제기한 의혹에 힘을 실었습니다.

[김도읍/국민의힘 의원 (어제) : 2021년 6월 29일 날 13시에 윤석열 총장이 출마 선언을 합니다. 그리고 20시 30분 저녁 8시 반에 경향신문에서 단독으로 1보를 띄웁니다. 지금 오늘 제가 경찰청으로부터 급하게 이 관련해서 서면 질의를 해서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 답변 내용에도 금품이라는 용어는 있지만 골프채라고 특정을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피의 사실이 공표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경찰 간부 출신인 서범수 의원도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경찰과 여권이 짬짜미를 한 정황이 보인다고 지적했죠. 경찰청장이 직접 해명해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범수/국민의힘 의원 (어제) : 청탁금지법으로 이동훈 대변인이 수사 받고 있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어제 사실은 서울청 강수대에 10시에 출석을 하는데 어떻게 해서 기자들이 그전부터 저렇게 장사진을 쳐가면서 있었느냐 뭔가 의혹이 있다고요. 이게 결국 경찰이나 여권 쪽 사람들이 서로 공모를 한 게 아니냐 하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경찰청장이 나와서 이 부분에 대해선 좀 명확하게 클리어하게 해주셔야 경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거 아니냐.]

여당은 이 전 논설위원의 '공작' 주장 자체가 자작극이라고 맞받아쳤는데요. 모두 이동훈의 의도된 '뇌피셜'이라는 겁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이동훈 씨 주장 보면요. 주장 자체가 모순으로 꽉 차있어요. 김도읍 위원님도 수사해 보셔서 다 알겠지만 제가 볼 때는 이거는 그야말로 정말 본인의 주장이 정치 공작입니다. 요즘에 어떤 세상입니까? 경찰 사건을 정부에 여권 인사가 덮을 수 있는 사회입니까?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봅니다.]

이 전 논설위원이 윤 전 총장의 대변인으로 임명된 건 지난달 10일이죠. 그럼 이 전 논설위원이 피의자로 입건된 시기는 언제일까요? 경찰은 대변인 임명 전인 지난 5월말이라고 밝혔는데요. 여당은 윤 전 총장이 이 사실을 몰랐을리 없다며 오히려 책임의 화살을 윤 전 총장에게 돌렸습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그리고 윤석열 후보도 여기서 거짓말했다는 정황이 보이는데 윤석열 후보가 이동훈의 피의 사실 알았냐 그때 기자들 질문했을 때 제가 알기로는 자기는 몰랐다. 전혀 모른 상에서 일신상의 사유로 이것을 그만둔 걸로 알고 있다. 그렇게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이 사건을 보니까 저도 몰랐는데 지금 한참 전에 이미 경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었다는 거 아니에요.]

'정치 공작'에서 '윤석열 거짓말'로 프레임을 전환하려는 시도인데요. 윤 전 총장은 대변인 임명 전 입건 사실은 몰랐다고 부인했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 (이동훈 전 대변인 관련해가지고 어제 방송에 출연하셔가지고 없는 말 할 사람은 아니다 이렇게 기존 입장문보다는 한걸음 더 나아간 것 같은 말씀을 하셔서…) 제 판단입니다. 그분이 25년간 언론에 있으면서 논설위원까지 하셨기 때문에 어떠한 얘기를 지어내서 하실 분이 아니라는 상식적인 제 생각일 뿐입니다. (대변인 임명 전에 이미 경찰에 입건됐다. 이런 말도 있는데 사전에 좀 인지를 하고 계셨는지.) 저는 그런 사실은 몰랐습니다.]

어쩌다 보니 두 상임위 모두 이렇게 윤 전 총장 관련 인물들을 둘러싼 여야 공방전으로 흘렀는데요. 본래 목적인 추경안 심사가 뒷전으로 밀린 모양새가 돼버렸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윤석열 관련 인물 놓고 상임위 여야 난타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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