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쪽방촌, 1960년대 급격한 도시화과정에서 밀려난 도시 내 빈곤층이 내몰려 살고 있는 곳이죠. 정부가 서울 한가운데에 있는 쪽방촌을 재개발하겠다고 나섰습니다만, 벌써부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세입자들은 반기고 있지만, 집주인들은 정부가 내놓은 보상안이 충분하지 않다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도현 기자입니다.
[기자]
성인 한 명이 간신히 지나가는 좁은 복도에 방이 빼곡하게 있습니다.
방안은 한 평이 겨우 넘는 크기.
동자동 쪽방촌은 1천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삽니다.
서울 내 최대 규모입니다.
담장 옆 좁은 골목 같지만 여기도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나무로 된 창문 안을 열어보면 이렇게 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쪽으로 조심해서 넘어와 보면요 통로가 이렇게 좁은데도 양옆으로 다닥다닥 방이 붙어있습니다.
천장을 보겠습니다. 합판으로 천장을 메운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거주자들이 직접 설치한거라고 합니다.
천장을 따라서 계속 와보시면 전선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쪽에 보시면 창문이 없는 공간이 있는데 이곳 역시 방입니다.
수리도 직접 세입자들이 해야 합니다.
하지만 임대료는 싸지 않습니다.
[김정길/쪽방촌 거주자 : (이게 몇평?) 한평도 안돼요. (얼마에요 여기가?) 25만 원이요.]
서울에 비싼 아파트들의 평당 임대료인 18만 원보다 오히려 더 비쌉니다.
비싼 임대료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쪽방촌에서 사는 것은 보증금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입자들은 정부의 공공 재개발을 반깁니다.
[김정길/쪽방촌 세입자 : 좋죠. 이렇게 낡은 데서 살다가…끝까지 이걸 개발해서 조그마한 방이라도…]
정부는 세입자에게 3만 원대의 임대료를 약속했습니다.
집주인 대부분 투자자입니다.
[김정길/쪽방촌 세입자 : 집주인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외국에 있어요.]
하지만 집주인들은 정반대입니다.
일단 보상입니다.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보상하면 시세보다 보상이 훨씬 낮아진다는 주장입니다.
[오정자/후암1구역 재개발추진위원장 : 받아들일 수가 없죠. 어떻게 (기준)시가를 적용해요.]
특히 집주인들이 별도로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정부가 협의도 없이 기습 발표했다고 주장합니다.
[오정자/후암1구역 재개발추진위원장 : 강제로 주민 동의 한 번도 없이 기습으로 발표해서…그것도 시가로…]
정부 계획은 2026년까지 세입자 이주를 완료하고 2030년부터는 민간분양 택지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집주인들의 반발로 난항이 예상됩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