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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마수걸이포' 두산 오재일 "한 타석이 절실"

입력 2013-06-2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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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마수걸이포' 두산 오재일 "한 타석이 절실"


오재일(27)이 일을 냈다. 간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오재일이 21일 잠실 한화전에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해 팀 7-2승리에 쐐기를 박는 투런포를 작렬했다. 시즌 마수걸이포이자 그간의 맘고생을 날려버리는 기분 좋은 홈런이었다. 이날 그의 성적은 4타수 1안타 2타점. 두산은 오재일의 방망이에 힘입어 2연패를 끊어냈다.

앞선 1·4회 두 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던 그는 세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오재일은 팀이 3-2로 앞선 5회말 2사 1루 상대 투수 김혁민의 2구째 137km짜리 투심패스트볼을 통타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오재일은 두 손을 불끈 쥐어보였다.

오재일은 지난 2005년 넥센의 전신인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188cm·95kg의 육중한 체구와 손목 힘이 남달랐던 그는 거포 유망주로 평가받았지만 성장 속도가 더뎠다. 결국 지난해 7월 같은 왼손타자인 이성열(29·넥센)과 맞트레이드돼 두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20홈런을 때려낸 이성열을 내주고 유망주로만 머물러 있는 오재일을 데리고 온 것 이 트레이드에 두산팬들의 원성은 높았다. 올 시즌 이성열이 14홈런을 때려내며 홈런왕 자리를 넘보자 오재일에 대한 불만은 더욱 커져갔다.

그럴수록 그는 방망이를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개막전 엔트리는 합류됐지만, 그라운드를 밟아보지도 못하고 4월1일, 1군에서 말소된 오재일은 퓨처스(2군)리그에서 '무서운 타자'로 성장했다. 그는 32경기에 나서 8홈런 27타점 0.383(107타수 41안타)의 타율을 기록했다.

오재일의 능력은 캠프 때부터 눈여겨봤던 김진욱 두산 감독은 지난 12일 그를 1군으로 콜업했다. 오재원, 최준석과 함께 1루수 경쟁에 나섰던 오재일는 그간 대타요원으로 나서 영양가 만점의 활약을 했다. 그리고 모처럼만에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 시즌 첫 홈런이다. 기분이 어떤가.

"앞선 두 타석에서 계속 범타로 물러나서 이번에는 그냥 아무생각없이 공만 보고 치자라는 생각만 했다. 앞 타석에서 생각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잘 통했던 것 같다."

- 그동안 기회를 얻지 못해 아쉽지 않았나.

"우리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2군에 있으면서 잘하자는 생각만 했다. 그래야 기회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1군에 있으면서 경기에 자주 못나가 타격감이 떨어질까 걱정을 한다. 그래서 경기 전과 후에 배팅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 이성열이 홈런왕 경쟁을 하면서 트레이드 얘기가 계속 나왔다. 신경쓰이지 않았나.

"팬들이나 주위에서 손해보는 트레이드였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 당연히 신경은 쓰인다. 하지만, 앞으로 내가 더 잘하면 된다고 본다."

- 앞으로의 각오는.

"나는 한 타석 한 타석 들어설때마다 '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그만큼 절실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도 이런 마음으로 야구를 하도록 하겠다."

잠실=김유정 기자 kyj7658@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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