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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하랬더니…"나랑 놀지 그랬냐" 군사경찰이 2차 가해

입력 2021-06-08 20:02 수정 2021-06-0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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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부사관을 더 벼랑 끝으로 내몬 건 공군의 부실한 수사였습니다. 그런데 공군이 다른 성범죄 사건에서도 부실 수사를 넘어 2차 가해까지 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불법촬영 사건을 맡은 공군의 군사경찰이 같은 군사경찰 소속인 가해자의 편을 들며 피해자에게 입에 담기도 힘든 말을 했다는 겁니다.

윤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공군 제19전투비행단의 군사경찰 소속 A 하사가 붙잡힌 건 지난달 4일입니다.

여군 숙소에 몰래 들어갔다가 적발됐는데, 휴대전화와 USB에선 여군의 신체 일부나 속옷을 찍은 사진과 영상이 여러 개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공군이 A 하사를 구속한 건 한 달이나 지나서였습니다.

군성폭력상담소가 지난주 이 사건을 알린 뒤에서야 부랴부랴 움직인 겁니다.

문제는 늑장 대응만이 아닙니다.

사건을 맡은 공군 군사경찰의 수사계장 B준위가 피해자를 성희롱했다는 새로운 폭로까지 나왔습니다.

[김숙경/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장 : '가해자가 널 많이 좋아했다더라, 호의였겠지'라는 말을 했고 '그런 놈이랑 놀지 말고 차라리 나랑 놀지 그랬냐. 얼굴은 내가 더 괜찮지 않냐'라는 말도 했다고 합니다.]

상담소는 또 B 준위가 "걔도 불쌍한 애다", "가해자도 인권이 있다"며 A 하사를 옹호하고, "과거 범행이 더 있을 수 있다"는 피해자에게 "너 얘 죽이려고 그러는 거냐"며 협박했다고도 했습니다.

알려진 것 말고도 범죄가 더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김숙경/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장 : 피해자 중에는 여군뿐 아니라 민간인 여성도 있다고 합니다. 듣기론 2~3명 정도인 것 같고요. 밖에서 술을 마시고 있거나 이런 것을 몰래 찍은 것 같습니다.]

A 하사가 지난해에도 여군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려다가 적발됐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공군은 "당시 수사 인원들에 대해 공군본부 보통검찰부에서 조사하도록 하고,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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