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포항 지진 대피소 '운영 중단' 파장…갈 곳 잃은 사람들

입력 2018-02-09 08:4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오늘(9일) 밀착카메라는 이제 내일이면 운영이 끝나는 포항 지진 이재민 대피소를 담았습니다. 이제 곧 설 연휴이기도 한데 아직 갈곳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대책이 없습니다.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포항 지진 이후 80일이 넘게 이재민들의 집이 된 흥해 체육관입니다.

이 앞에는 10일 이후부터는 운영을 종료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는데요.

이재민들은 갈 곳이 없다며 나갈 수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천대/대피소 이재민 : 대책도 안 세워주고 무조건 나가라고 하면 나는 죽을 거야. 한 사람이 죽어야 해…]

운영 종료 10일 전에서야 공지를 한 것도 갈등을 키웠습니다.

[임종백/포항범시민대책본부 대표 : 주민들을 설득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 엄동설한에?' 그 정도 소통은 해야죠.]

이재민들이 사는 텐트입니다.

두 명이 하나의 텐트를 할당을 받게 되는데, 이 안쪽에 들어가서 잠을 잘 때는요.

춥기 때문에 안쪽에 핫팩을 넣어놓고 잠을 자야 합니다.

성인 여성이 여기 한 번 누워보면요.

발끝이 텐트에 닿을 정도로 답답하고 좁습니다.

[윤병희/대피소 이재민 : 6개, 이거(핫팩)를 깔고 자지…추워서 못 자. 잠이 5시 되면 깨져버려요. 추워서…]

세탁 차에서 빨래를 해도 널 곳이 없고 방음이 되지 않아 사생활은 없습니다.

이번 달에만 여진이 다섯 차례가 오면서 불안감은 더 켜졌습니다.

[최동례/대피소 이재민 : 누워있으면 화장실 밤에 많이 가잖아요? 그러면 지진 온 거같이 흔들리는 느낌이 있고…]

불편한 환경의 대피소를 떠나지 못하는 것은 집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살던 집이 크게 망가진 경우가 아니면 다시 들어가 살아야 하는데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택보다 이주 대상 인정기준이 까다로운 아파트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 큽니다.

[이미선/아파트 주민 : 3개월 동안에 아파트는 지반 침하가 엄청 심하게 더 되어있는 상태고 거기에 무슨 수리라든가 아무 보강 검사를 한 흔적이 없어요.]

건물 1층에 손바닥이 들어갈 정도의 금이 길게 나 있습니다.

이 계단 아래에는 금의 틈새가 더 크게 나 있는데요.

펜을 대보면요. 위쪽은 튀어나와 있고, 아래쪽은 들어가 있어서 건물이 뒤틀려 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이 금은 사방에 있는데요, 금뿐만 아니라 이 문틀도 지진 때문에 뒤틀려서 문을 아무리 밀어도 미동조차 하지 않습니다.

현관 네 곳이 모두 비슷한 모양으로 손상을 입었습니다.

건물벽과 땅 사이는 갈라졌고 건물 중간이 갈라져 튀어나온 곳도 있습니다.

건물 아래에 드러난 기둥에 큰 금이 가있는 곳도 발견됩니다.

[이미선/아파트 주민 : 기둥 검사를 할 때까지만이라도 대피소에 있게 해달라고 하는데 무조건 10일 날로 날짜를 정해서 들어가라고 하니까 반감이 쌓이는 거고요.]

다른 아파트도 금간 내력벽 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바닥을 비롯해 집 내부에도 금이 간 곳이 많습니다.

[피해 주민 : 이제 들어가라(하는데) 아니 어떻게 여기 들어와요.]

이뿐 아니라  현재 대피소에 있는 171세대 중 12세대는 지진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집으로 복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있습니다.

[포항시청 관계자 : 이재민 대피소에 계신 분들만 피해를 입으신 건 아니예요. 형평성의 문제도 사실 있고. 이주 대상자 이주가 굉장히 빨리 진행이 됐기 때문에 이렇게 (중단하게) 된 거죠.]

저는 다시 이재민 대피소로 돌아왔습니다.

폐쇄되면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은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