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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18인승 버스, 3~4개 좌석 늘린 셈' 세월호 증축 의문

입력 2014-04-20 14:22 수정 2014-04-2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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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18인승 버스, 3~4개 좌석 늘린 셈' 세월호 증축 의문


세월호의 5층 객실이 증축된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세월호가 사고직전 급선회할 때 무게중심을 잃고 쓰러진 것이 사고의 주요원인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인데요. 만약 5층 배 후미부분의 선실을 증축한 것이 무게중심을 변경시켜 쓰러지는데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청해진해운은 세월호를 2012년말 일본에서 수입했습니다.

그후 지난해초 5층 선미부분을 증축하는 등 실내공간을 이곳 저곳 늘려 정원을 기존 804명에서 956명으로 152명, 19%나 확대했습니다. 원래 뻥 뚫린 실외 부분에 기둥과 벽면, 천장을 덮어 실내공간으로 늘렸습니다.

18인승 미니버스로 예를 들어 본다면, 별도 공간을 만들어 3~4개이상의 좌석을 늘린 겁니다. 그것도 버스 윗층에 추가 개조를 한 셈인데요. 이런 증축 등으로 인해 배의 무게도 기존 6586톤에서 6825톤으로 239톤, 4%가량 늘었습니다.

배 증축은 사업이익을 늘리기 위해서입니다. 정원을 늘려 더 많은 승객을 태우면 이익을 더 낼 수가 있죠. 18년이 된 노후 선박을 수입하면서, 수익성을 위해 증축까지 감행한 것입니다.

이런 증축과정이 안전 검사를 통과한 절차도 석연치 않습니다. 이런 대규모 증축이 정부 검사를 거치지 않은 점이 그렇습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배의 길이나 주요 용도를 확대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단순 증축은 한국선급에서 자체검사하고 정부 보고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비록 한국선급이 권한을 위임했다지만, 정원이 19% 늘어나는 데도 정부의 검증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정부를 대신해 선박안전 검사를 맡은 곳은 한국선급입니다.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정부를 대행해 선박검사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 출항 직전 선박검사증서를 발급하고 적정 판정을 내렸습니다.

[취재수첩] '18인승 버스, 3~4개 좌석 늘린 셈' 세월호 증축 의문


한국선급측은 전문가들이 적정하게 검사해 안전 검사를 통과시킨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오히려 취재진의 문의에 "적법하게 했는데 왜 자꾸 묻느냐"고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합동조사본부의 수사는 세월호가 무게중심을 잃은 게 주요 사고원인이라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증축 과정에 대해 중립적인 전문가들이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대규모 여객선이 쉽게 증축되고 감독이 잘 안된다면, 이번 기회에 다시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어떤 이유로든 수백명의 시민을 싣고 다니는 여객선이 단순히 방향을 틀었다고 침몰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JTBC 사회부 백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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