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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야속한' 두산과 '비가 고마운' LG의 사령탑

입력 2013-09-1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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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야속한' 두산과 '비가 고마운' LG의 사령탑


10일 열릴 예정이었던 잠실 LG-두산전이 비로 인해 우천 순연됐다. 비로 인한 양 팀 사령탑의 반응은 엇갈렸다.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까지 주며 LG전을 준비했던 김진욱(53) 두산 감독은 그라운드 위에 하염없이 쏟아지는 비가 야속하게 느껴졌지만, 김기태(44) LG 감독은 되려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LG와 두산은 혼전 속 선두권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10일 기준으로 LG는 65승 46패로 1위에 올라 있으며, 두산은 62승 2무 48패로 2.5경기 차이로 뒤진 3위에 안착해 있다. 2위 삼성과는 불과 1경기 차이다. 4위 넥센(61승 2무 48패)은 3위 두산을 반 게임차로 바짝 쫓고 있다. 4강권에 올라있는 팀들은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뀌는 운명에 놓여있다. 때문에 각 팀들은 매 경기 한국시리즈에 버금가는 집중력을 펼치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이번 주중(10·11일) LG전에 승부수를 던졌다. "3·4위는 의미가 없다. 후반기에 한 번은 위로 치고 올라갈 기회가 생긴다. 그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말했던 김 감독은 '그때'를 LG전으로 생각한 것이다. 김 감독의 회심의 카드는 선발 로테이션의 변칙 운영이었다. 올 시즌 상대적으로 LG전에 강했던 유희관을 불펜으로 돌려 써가면서 까지 LG전에 등판 일을 맞췄고, 노경은 기존 5일에서 4일 쉬고 등판하는 일정을 짰다. LG전에 팀 원투펀치를 차례로 낼 계획을 세운 것이다.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변화를 주면서 LG전에 타깃을 맞춘 두산과 달리 LG는 이번 두산과의 2연전에 비어있는 선발 로테이션 한자리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첫째 날(10일) 선발은 신재웅이 맡았지만, 두번째(11일) 날에 올릴 선발 투수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최성훈을 내정해두긴 했지만, 두산과의 첫날 경기 결과에 따라 임정우를 사용할 방침도 세워두고 있었다.

김기태 감독은 이날 우천 순연된 경기에 앞서 "우리한테 너무 하셨다. 두산과의 경기 쉽지 않겠다"고 웃으며 농담 섞인 말을 전하면서도 "두산을 신경 쓰기보다는 우리는 이제껏 우리가 해왔던 대로 하겠다.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힘이 있는 것 아니겠냐"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도 비어있는 선발 한자리에 대해 "일단 최성훈을 쓰겠지만, 경기 결과에 따라 임정우를 내보낼 수도 있다. 고민을 더 해봐야겠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두산은 우천순연이 확정되기 전까지 그라운드에서 비를 맞으며 끝까지 훈련에 매진했다. 경기를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김진욱 감독은 비 내리는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비가 오면 안 되는데. 경기 해야하는데"라며 입맛을 다셨다.

LG와 두산은 11일 경기서 이날과 마찬가지로 각각 신재웅과 유희관을 선발투수로 내세우며 매치업을 그대로 가져갔다. 비로 인해 한 경기가 순연되면서 두산이 던진 승부수는 제대로 발휘되기도 전에 김이 샜다. 반면 LG는 비어있는 선발 한자리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됐다.

이날 취소된 경기는 오는 30일에 열릴 예정이다.

잠실=김유정 기자 kyj7658@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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