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일본의 종합병원에서 일하던 산부인과 수련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의사는 한 달에 200시간 넘게 일하는 격무에 시달렸습니다. 일본 노동당국이 자살의 원인으로 과로를 지목하며 산재로 인정했습니다. 남의 일 같지 않은 일입니다.
윤설영 특파원입니다.
[기자]
도쿄도내 한 종합병원 산부인과에서 수련의로 근무한 A씨.
우울증과 수면부족, 주의력 감퇴 등의 정신질환을 앓다가 지난 해 7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조사 결과 그는 분만과 수술에 수시로 불려다녔고 각종 차트와 서류 작성, 회의 참석 등 격무에 시달렸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씨는 한달에 최대 208시간에 이르는 초과근무를 해온 것도 확인됐습니다.
일본에서 과로사의 경계선으로 보는 월 80시간의 2.5배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노동당국은 A씨가 죽음에 이른 데에는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정신질환이 원인이라고 보고 최근 산재를 인정했습니다.
[유족 측 변호사 : 문자 그대로 장시간, 초장시간 노동이 일상화되어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의사의 과로사나 과로자살을 산재로 인정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의사 4명의 죽음을 산재로 판정했습니다.
의료계의 노동환경 악화가 환자 진료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