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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직원 수술참여 관행?…"기구상이 의사보다 더 전문가"

입력 2016-06-0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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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제는 이런 일들이 많은 병원에서 관행처럼 계속돼 오고 있다는 겁니다.

왜 근절되지 않고 있는지, 윤샘이나 기자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저희가 며칠 전부터 보도해드린 부분인데요, 먼저 해당 병원에서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주실까요?

[기자]

네, 조금 전 리포트에서도 영상이 잠시 나왔었습니다.

서울 강남의 유명 정형외과 수술실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병원에 인공관절 같은 의료용품이나 수술 도구 등을 납품하는 의료기기 업체 직원이 수술실에서 직접 의사를 도와 수술에 참여하고 있는 장면을 저희가 포착해 보도해드린 겁니다.

또 이 병원 내부 관계자들을 통해 내시경이나 디스크 치료를 할 때 쓰이는 일회용 의료용품도 세척하고 소독해서 지속적으로 재사용을 했다, 이런 증언도 나온 상태입니다.

[앵커]

관행이라는 이유로 벌어지는 일들이 있습니다. 의료기기 업체 직원이 수술복을 입고 수술에 참여했다, 기기를 팔고자 하는 게 목적인 사람들이잖아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기자]

맞습니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닌 사람은 어떠한 의료행위도 할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저희가 확인한 영상 속에는 의사나 간호사가 아닌 이 업체 직원이 수술가운을 입고 수술방에 들어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의사 옆에 서서 환자의 수술 부위를 잡아 고정시키거나 수술도구를 잡는 등 적극적으로 수술에 참여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물론 이 수술 장면에는 집도를 하는 의사도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는데요, 의사를 도와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명백한 의료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불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오히려 병원 측에서는 '업체 직원이 수술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 의사보다 더 전문가다' 이런 입장을 보였다면서요?

[기자]

처음 저희가 이 병원을 상대로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의료기기 업체 직원이 수술방에 들어가 직접 수술에 참여하는지를 묻자, 이 병원 관계자는 "정형외과 수술은 도구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술할 때 도움을 주는 건 당연하다"고 답했습니다.

심지어 "해당 수술에 쓰이는 기구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의사보다 업체 직원, 기구상이 더 전문가다"라고 얘기를 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업계의 관행이라는 점을 내세워 엄연한 불법행위를 계속 해온 겁니다.

[앵커]

문제는 이 병원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거잖아요. 다른 병원에서도 이것이 관행으로 여겨지고 있다고요?

[기자]

저희가 취재 과정에서 여러 명의 병원 관계자, 그리고 병원에 의료기기를 납품하는 업체 관계자를 만나봤는데요.

이들의 공통적인 이야기가 "양심적인 병원도 일부 있지만, 상당수 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또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병원은 보통 인건비와 소모품 비용이 대부분이다보니 일회용품을 세척, 소독해 몇번만 재사용을 해도 큰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어서 쉽게 이런 유혹에 빠진다고 합니다.

[앵커]

앞선 리포트에서도 지적을 했지만, 이런 일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 역시 처벌이 미약해서겠죠?

[기자]

업체 직원이 수술에 참여하거나 일회용품을 재사용하는 건 모두 가장 먼저 적발이 힘들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병원, 특히 수술실 같은 경우는 굉장히 폐쇄적이고 제한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이뤄지는 일들에 대해서는 환자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이번 경우처럼 드물게 공개가 되더라도 처벌 규정이 약하기 때문에 또다시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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