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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저가항공' 비행기 1대 정비인력, 대형사 3분의 1

입력 2016-01-18 21:17 수정 2016-01-1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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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8일) 아침 김포공항에서 뜨고 내린 비행기의 스케줄표입니다. 이른바 저가항공사의 항공편들이 절반을 훨씬 넘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5개 저가항공사가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는데, 이후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점유율 9.7%였던 것이, 지금은 54.4%입니다. 하지만 성장의 그림자도 커졌습니다. 연말부터 최근까지 저가항공과 관련된 잡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저가항공의 기체결함과 정비 결함으로 인한 지연 건수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엔진 등 핵심 부품을 정비하기 위해서는 브라질까지 가야 한다고 하는군요. 국내에는 인가받은 민간항공기 정비 전문업체가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중상자 1명이 발생하기 전에, 같은 원인으로 경상자 29명이 먼저 나오고, 그 전에 똑같은 이유로 부상당할 뻔한 사람이 300명 나오게 된다는 것이 이른바 하인리히의 법칙입니다. 사고 전엔 언제나 전조가 이어진다는 겁니다.

심각한 정비 문제 등 저가항공의 열악한 운영 실태를 박영우 기자의 단독보도로 보시겠습니다.

[기자]

비행 중인 여객기 출입문에 어른 손가락이 들어갈 만큼 틈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3일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을 이륙해 김해공항으로 가던 진에어 여객기입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조종사는 급히 회항했고, 영문을 몰랐던 승객들의 항의는 빗발쳤습니다.

[김모 씨/진에어 이용객 : (세부) 막탄공항 직원들이 다 대기하고 있었고 소방차부터 긴급 차량이 다 대기하고 있었어요.]

김씨는 임신 중인 아내, 22개월 된 딸과 여행 중이었습니다.

[김모 씨/진에어 이용자 : 급성 중이염이 와서 양쪽 귀가 다 걸렸고 한쪽 귀는 혈관이 터졌다고 하더라고요.]

국토부는 부품 노후화로 인한 기체결함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비를 제때 하지 않아 벌어진 일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저가항공사의 정비인력 현황에 따르면, 비행기 한 대당 정비인력이 10명 정도였습니다. 대형 항공사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그간 저가항공사들이 영업비밀이라며 숨겨온 내용입니다.

[저가항공 정비사 : 전반적으로 한 번씩 봐줘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없다는 거죠. 테스트도 해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없고.]

중요한 정비를 받을 때는 해외로 나가야 하는 실정입니다.

엔진 등 핵심 부품은 브라질이나 네덜란드까지 가서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대형 항공사들은 비상상황에 대비해 여분의 엔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 저가항공사 중 비상엔진을 갖춘 곳은 없습니다.

실제 저가항공사의 사고 발생 건수도 대형사의 4배에 이릅니다.

저가 항공사 측은 비용절감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저가항공사 관계자 : 엔진이 아주 큰 비용이잖아요. 언제 쓸지 모르는 엔진을 몇백억 원을 들여 가져다 놓는 것은 (비용이 들죠.)]

비용을 줄이며 가격은 싸졌지만, 승객이 감수해야 할 위험은 커졌습니다.

[허희영 교수/한국항공대 : (저가항공사에) 항공기가 2015년 20대 들어왔어요. 운항 횟수가 늘어나다 보니까 인력과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한데 원인이 있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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