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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흡연석 폐쇄에 흡연자들 희비 엇갈려

입력 2015-01-0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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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흡연석 폐쇄에 흡연자들 희비 엇갈려


담뱃값 인상·흡연석 폐쇄에 흡연자들 희비 엇갈려


올해부터 담뱃값이 2000원 오르면서 흡연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금연하려는 사람들은 동기가 생겼지만 담배를 끊을 생각이 없는 흡연자들은 경제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2일 오전 대구 북구 침산동의 한 편의점에는 담배를 사려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편의점 관계자는 "하루 평균 30만~4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다 가격 인상을 앞둔 지난해 12월에는 70만원까지 올랐다"며 "하지만 새해 첫날은 10만원에도 못미쳤다"고 말했다.

새해 들어 1일부터 담뱃값이 오르면서 담배를 사러 오는 사람들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가격 인상 폭이 크다 보니 이참에 금연하겠다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

10년간 담배를 피웠다는 윤인수(29)씨는 "매번 새해마다 담배를 끊겠다고 결심했지만 결국 다시 피우곤 했었다"며 "담뱃값이 많이 올라 이제는 줄이기보다 한 번에 끊을 생각"이라고 금연 각오를 밝혔다.

이처럼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보건소의 금연클리닉 신청자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2일 대구 북구보건소에 따르면 인상안 발표 이전에는 하루 평균 50여 명이 방문상담을 받았지만 현재는 2배인 하루 평균 100명 이상이 방문했다.

북구보건소의 신금희 금연클리닉 담당은 "오전 8시30분부터 금연클리닉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데 오전에만 60여 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다른 보건소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달서구보건소는 하루 30건 안팎이던 상담 건수가 정부의 인상안 발표 이후 100건 가까이 늘었다. 중구는 하루 10~15명이던 상담자 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서구와 수성구 등 다른 지역도 2~3배 가량 증가해 상담 인력이 부족할 정도다.

반면 담뱃값이 오르면서 전자담배 업체들은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정부의 인상안이 발표된 지난 9월부터 전자담배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전자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는 황용석(39)씨는 "담배를 하루에 한 갑 정도 피웠었는데 전자담배로 바꾸면서 돈도 절약되고 옷에 냄새도 안 배여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A 전자담배 대구총판의 한 관계자는 "전자담배는 경기를 많이 타 매출 변동이 심한 편인데 지난 9월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2004년보다 담뱃값이 큰 폭으로 올라 전자담배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연 생각이 없는 흡연자들은 담뱃값이 오른 것도 아쉬운데 피울 장소도 없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올해부터 크고 작은 모든 업소에서 흡연이 금지되면서 담배를 피울 곳이 없어졌다.

1일부터 음식점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해당 업소에는 170만원, 흡연자에게는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PC방과 카페 등의 흡연석도 사라졌다. 업주들은 '흡연석' 대신 '흡연실'을 설치해야 하는데 제약이 많다.

흡연실에는 재떨이를 제외한 기타 물품(컴퓨터, 의자 등)을 놓을 수 없다. 자연환기가 가능한 구조를 갖추거나 별도의 환기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회사원 박병호(33)씨는 "담배 피울 공간이 너무 부족하다"며 "스트레스를 풀려고 담배를 피우는데 이곳저곳 눈치 보느라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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