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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최고위급 방중설 속 중국 셈법…'차이나 패싱' 불식에 주력

입력 2018-03-27 11:17

남북·북미정상회담 앞둔 중국, 북중관계 개선해 역할확대 노려
중,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 이완시 한반도 비핵화에 차질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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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북미정상회담 앞둔 중국, 북중관계 개선해 역할확대 노려
중,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 이완시 한반도 비핵화에 차질 지적도

북 최고위급 방중설 속 중국 셈법…'차이나 패싱' 불식에 주력

북한의 최고위급이 26일 베이징(北京)을 전격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이 방중 동선은 물론 일정에 대해 '죽의 장막'을 치고 있어 관심을 끈다.

방중단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애용물이었던 '특별열차'로 베이징을 찾았으나, 중국 당국이 007 작전이 무색하리만큼 철통 보안에 나선 것이다.

베이징 입성 당일 인민대회당과 조어대(釣魚台) 등에 경비가 삼엄했고, 그 장소에 주중 북한대사관 차량이 집중됐던 점에 비춰볼 때 북한의 방중단이 누구든 간에 최고위층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최고 권력자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방중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있는 가하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미 양국에 특사로 파견됐던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렇지 않고 북한의 명목상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일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평창 올림픽때 처럼 김여정 제1부부장이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동반 방중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7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방중단은 25일 북한의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북중 우호교로 특별 열차가 통과해 26일 베이징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정황을 살펴볼 때 북한의 최고위급의 방중이 분명해 보이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철통 보안과 최상급의 의전을 펴는 중국의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와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주도로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과 관여정책'이 현실화한 가운데 중국 역시 안보리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북중관계가 악화한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의 북한 손님 환대가 이례적이어서다.

이를 두고 베이징 외교가에선 갖은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중국의 이런 태도 변화는 4월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이라는 한반도 대격변의 시기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3자회담, 6자회담 때와는 달리 남북한과 미국 등 3자구도로 한반도 정세 급변 논의가 이뤄지는 데 대한 우려감, 다시 말해 '차이나 패싱'우려 속에서 중국이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중재자로서 남북 및 북미 대화 성사에 주력해왔던 중국이 남북미 3자 구도에서 외면 당하자 북미대화 과정과 그 이후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안전보장 프로세스에 중국이 가담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근래 부쩍 외교안보라인을 통해 '중국 역할론'을 강조해왔으며, 이번 북한 최고위급의 방중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어 보인다.

북한 최고위급의 방중설이 북중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방중단의 성격을 규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북중 모두 적어도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목적이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해 10월 제19차 당대회 이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공산당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는 점으로 볼 때, 북한 최고위급의 방중은 우선 '당 대 당' 관계 복원 차원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숙청한 이후 북중 간에 '당 대 당' 채널이 붕괴됐으나 이 참에 복원하려한다는 것이다.

특히 쑹타오(宋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지난해 11월 중국공산당 19차 대회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시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찾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했으나, 이번에 북한 최고위급이 시 주석을 면담한다면 북중관계 회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평창 올림픽 때 김여정 제1위원장을 특사로 보내 남북간 관계 개선을 물꼬를 텄고,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의 면담을 시도했던 김정은 위원장이 그와 같은 방법으로 동생을 대중 특사로 파견했고, 중국이 이를 흔쾌히 수용함으로써 북중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했다는 관측도 있다.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을 앞두고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한 소식통은 "과거 북한이 중요한 일에 앞서 중국에 먼저 가서 알리는 사실상 상하 관계였다면 지금은 북한이 패를 손에 쥐고 동등 또는 갑의 위치에서 중국에 필요한 것을 요구하는 입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중 양국의 이런 접근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이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에 가담하면서 북한의 변화가 유도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시 북한의 '생명줄'로서 외교·안보·경제 지원을 확대한다면 작금 순항하는 '압박 및 대화 프로세스'에 지장이 생길 수 있어서다.

특히 미중 관계가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대미 압박의 '수단'으로 사용하려 한다면 상황은 복잡해질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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