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쪽을 막으면 또 다른 길을 찾아 나서고 많은 유럽 국가들이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지만 목숨을 건 난민들의 행렬을 막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위험천만한 탈출 행렬에 함께한 한국인이 있습니다. 전해리 사진작가인데요, 최근 터키 이스탄불에서 그리스를 거쳐 독일까지, 난민들과 함께 이동하며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현재 네덜란드 헤이그에 머물고 있는 전해리 작가를 직접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전해리 씨, 나와 계시죠?
[전해리 사진작가/네덜란드 헤이그 : 네, 그렇습니다.]
[앵커]
독일에 도착해서 노숙을 하다가 어제(15일) 2명의 난민들과 함께 네덜란드 집으로 이동했다고 들었습니다. 2명의 난민을 집으로 데리고 간 이유는 뭘까요?
[전해리 사진작가/네덜란드 헤이그 : 아무래도 같이 여정을 2주 동안 쭉 하면서 많이 친해지게 되었었고 그다음에 이제 여기 유럽에 도착해서도 그 난민신청 절차가 굉장히 길고 지루한데 난민 신청 절차에 들어가기 저는 조금이라도 며칠이라도 쉬다 가라고 제가 제안을 하고 그렇게 해서 초대를 하게 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9월 1일에 터키 이스탄불을 출발해서 그리스 레스보스섬까지 간 뒤에 헝가리 또 오스트리아를 거쳐서 독일까지 이동을 하신 걸로 들었습니다. 어떻게 그 배에 타셨습니까? 그러니까 전해리 작가도 브로커를 통했습니까?
[전해리 사진작가/네덜란드 헤이그 : 브로커를 통하지 않고서는 사실 배를 탈 수 있는 방법이 없고요. 그래서 난민을 통해서 허가를 받고 동의를 받아야지만 브로커에게 접근이 가능한데 우연히 어떤 시리아 커플 2명을 만나게 되고 그 친구를 통해서. 그 친구들이 저를 위해서 기꺼이 위험부담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를 동참을 시킨 거죠. 그래서 한마디로 브로커들에게는 그냥 아무래도 시리아인들 가운데 제가 한국 사람으로서 보이는 게 아무래도 의심이 될 테니까 그냥 얘기를 만들어낸 게 탈북자로서 어떻게 하다가 시리아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됐는데 그 부인을 만나기 위해서 시리아 그룹에 동참하게 된다는 식으로 저희가 거짓말을 했고요.]
[앵커]
직접 찍어오신 동영상을 잠시 후부터 보여드릴 텐데 물론 페이스북에 이미 올리신 화면도 있지만 오늘 처음 공개하는 화면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잠시 후에 좀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바다를 건널 때 지난주에 저희가 그 분쟁지역 전문 PD인 김영미 프로듀서 말을 들어봤더니 제트보트하고 고무보트 가격 차이가 크다고 하는데 전해리 작가가 탄 거는 그러면 고무보트였습니까?
[전해리 사진작가/네덜란드 헤이그 : 고무보트였고 사실 그 제트보트를 타는 그런 경우는 굉장히 드문 케이스고요. 대부분은 고무보트를 타는데 그 가격은 1200불 정도로 측정이 돼 있습니다.]
[앵커]
우리 돈으로 하면 130, 140만원 정도의 굉장히 큰돈인데… 지금 동영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전해리 작가가 찍은 난민들이 배를 타러 이동하는 모습을 지금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이 화면은. 그러니까 배를 타러 이동하는 것은 일단 육로로 하겠지만 검은 비닐봉지로 된 걸 다 들고 계신 것 같은데 그건 뭡니까?
[전해리 사진작가/네덜란드 헤이그 : 그건 구명조끼를 담고 있는 비닐봉지고요. 이스탄불에서 보통 사람들이, 난민들이 많이 몰려 있는 그런 공원이 있는데 그쪽에서 아무래도 대놓고 구명조끼를 가지고 다니면 이 사람들이 뭐를 하는지 너무나 확실해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대부분은 검은 봉지에 이렇게 담아서 들고 다니게 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저 구명조끼 같은 것도 값이 쌀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걸 다 구매해서 들고 배 타는 곳으로 이동하는 그런 장면을 방금 전해리 작가가 찍은 동영상으로 봤습니다. 난민들이 탈출 과정에서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일은 거의 집착수준으로 한다,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들었습니다.
[전해리 사진작가/네덜란드 헤이그 : 맞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모든 가족이 이렇게 여행을 같이 다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서 아무래도 그 시리아든 아니면 가족들과 연결할 수 있는 그런 유일한 전화 연결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요. 그보다도 이제 실질적으로 여행을 하는 데 있어서 사실 정보공유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아랍 사람들 아니면 시리아 사람들은 이미 앞서가고 있는 그룹들이 현지의 최근 업데이트된 그런 정보들을 소셜네트워크를 통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그래서 그 사람들이 그거에 맞춰서 잽싸게 루트를 정하고 그러는 데 있어서 결정을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화기를 방전시키지 않고 살려두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죠.]
[앵커]
다시 찍은 동영상을 보여드릴 텐데 그리스로 가는 보트에 타기 직전 상황입니다, 지금 이 상황이. 잠깐 보겠습니다. 그러니까 보트를 이동시키고 타기 직전의 모습을 보고 계십니다. 고무보트가 나오고 있고요. 그런데 저 보트를 난민들이 직접 이렇게 이동을 시킵니까?
[전해리 사진작가/네덜란드 헤이그 : 그렇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새벽 5시에 해안 근처에 도착을 했고요. 그다음에 근방에 있던 창고에서 채 조립이 되지 않은 상자 속에 들어 있던 보트를 장정들이 5km 정도 어두운 길을 따라서 이동을 했었고요. 그다음에 오전에 동이 트고 난 다음에 박스를 열어서 저희가 직접 이렇게 조립을 하는데 아무래도 어떻게 조립하는지 모르니까 아무래도 허술하게 지어진 그런 모습들도 있었고 사람들이 좀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도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전해리 작가가 찍은 동영상 중에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장면이 하나 있는데요. 그 장면을 지금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총을 겨누는 장면인데 이건 브로커들이 난민들 머리에 총을 겨누고 위협하는 그런 모습인가요? 저건 어떤 상황입니까?
[전해리 사진작가/네덜란드 헤이그 : 사람들이 일단 아무래도 긴장하고 그래서 이제 배를 타려고 우르르 몰려드는 상황이 있을 때마다 브로커들이 그런 걸 제재하기 위해서 위협을 하는 모습이고요. 사실은 그 총을 겨누고 총을 매번 쏠 때마다 사실은 전에 경찰들이 와서 이렇게 당연히 발각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 현지 경찰들도 어느 정도 뇌물을 가지고 매수가 됐기 때문에 그렇게 빨리빨리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그렇게 얘기를 들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이 장면은 배를 타기 위해서 보트로 접근하고 있는 난민들의 모습이고. 다시 모여 있는 그런 장면이 보여지고 있는데 바다 위에 있을 때가 가장 불안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많은 난민들이 숨지기도 하지 않습니까?
[전해리 사진작가/네덜란드 헤이그 : 기본적으로 일단 터키에서 건너가는 루트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덜해서 실향민들이 오는데요. 그래도 아무래도 사고가 일어나기 쉽고 모든 사람들이 긴장한 채로 배를 타는 건 사실이고 그리고 또 어떤 사람들은 그냥 끊이지 않고 기도를 하는 사람들도 있고 한편으로는 또 물이 계속해서 배에 차들어오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불안해서 컵이든 아니면 신발이든 이용해서 그런 걸로 물을 퍼내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고. 그리고 휘발유 냄새 때문에 아무래도 뱃멀미가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어가지고 굉장히 아수라장인 그런 어떤 광경이었습니다.]
[앵커]
이 장면도 전해리 작가가 찍은 바다 위의 모습입니다. 약간 좀 여유를 찾은 것 같은 그런 모습도 보입니다마는. 그런데 실제로 함께 출발했던 7대의 고무보트 가운데 목적지에 도착한 것은 전해리 작가가 탄 고무보트밖에 없었다면서요.
[전해리 사진작가/네덜란드 헤이그 : 네, 그랬습니다. 저희가 두번째로 출발한 배였었는데 그 첫번째로 갔던 배는 중간에… 처음에 갑자기 사람들이 가방을 밖으로 던지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리고 곧이어서 엔진이 그냥 멈춰버리고 나중에 듣기로는 두 대는 출발하기도 전에 해안 쪽에서 경찰들에게 잡혀서 터키 쪽으로 다시 이송됐고 나머지 아프간 브로커를 통해서 왔던 아프간 난민들이 탔던 배 3대는 바다 위에서 터키 해안경비대에 잡혀서 이제 터키로 다시 돌아갔다고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조금 전에 보여드린 이 화면이 그러니까 그리스에 도착하는 그런 순간입니다. 오랜 항해 끝에 정말 어찌 보면 7대 중에 1대 운 좋게 도착한 그런 분들이나 마찬가지인데 도착 장면을 전해리 작가가 찍었습니다. 잠깐 좀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스탄불에서 독일까지 총 14일을 난민들하고 같이 가셨습니다. 또 가신다고 들었습니다. 또 가셔야 됩니까?
[전해리 사진작가/네덜란드 헤이그 : 전 과정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니고 아무래도 그룹이랑 같이 다니면서 그래도 조금 더 남아서 작업을 완성을 시키고 싶었던 그런 장소들이 몇 군데 있는데 아무래도 그룹이랑 스피드를 같이 맞추기 위해서 가다 보니까 빨리 이동을 해야 되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좀 보완하기 위해서 돌아갈 계획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지금 네덜란드에 머물고 있는 전해리 작가와 함께 시리아 난민들의 탈출기 직접 동영상을 통해서 설명을 들으면서 봤습니다. 전해리 작가님, 고맙습니다.
[전해리 사진작가/네덜란드 헤이그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