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미뤄진 졸업 늘어난 부담…졸업 유예 취준생 '이중고'

입력 2014-11-02 14:2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취업난으로 대학 졸업을 미룬 졸업 유예생이 느는 가운데 졸업유예제도 신청 시 내야 하는 등록금에 대한 불만이 학생들을 중심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졸업유예란 졸업요건을 충족시켰음에도 졸업을 하지 않고 학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도입한 학교들은 대부분 수업을 듣지 않도록 해주는 대신 등록금 명목의 비용을 청구하거나 의무적으로 수업을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학생 10여명으로 구성된 '암행어사'는 지난달 30일 교내 행정관 앞에서 '졸업유예제도 변경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변경안은 취업을 하지 못해서 나가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돈을 더 내든지 나가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밀어내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건국대는 2015학년도부터 졸업논문 제출 졸업유예제도의 신청 가능한 학기를 두 학기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논문미제출 졸업유예제도의 경우 기존에는 수업을 듣지 않고 한 학기당 10만원을 내면 됐지만 변경 이후에는 60만원을 내고 수업을 하나 이상 들어야 한다.

윤재은 정치대학 학회장은 "학생들이 졸업유예 제도가 좋아서, 돈을 적게 내서 졸업을 유예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취업을 못해서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이 졸업유예제도를 악용한다는 주장까지 하며 내쫓으려 한다"고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4학년 학생 중에는 졸업 유예 시 내야 하는 돈이 크게 오른다는 소식에 준비하던 공부를 그만 두고 진로까지 바꿔 취업을 하고 말았다"며 "졸업 유예를 하려고 생각하다가 돈이 없어서 못하는 학생들도 꽤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건국대 관계자는 "지난 2014년부터 시행하려고 했으나 학생들을 생각해 1년간 시행을 보류한 것"이라며 "대부분 대학들이 졸업 유예가 느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요건을 강화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가 전반적으로 졸업 유예 제도를 신청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통계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초 교육부가 작성한 '2011~2014년 졸업유예제도 운영현황'을 보면 재학생 1만 명 이상 대학 중 올해 현재 졸업유예 제도를 운영하는 대학은 33곳이다. 이들 대학에서 졸업유예를 신청한 학생은 지난 3월 기준 1만4900여명으로 2011년 26개교 8200여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전국 144개 대학 중 졸업유예 제도를 시행하는 대학 121곳 75개 대학이 수강을 강제하고 있었으며 21개 학교는 수업을 듣지 않아도 등록금을 내도록 하고 있었다.

학생들의 인식도 졸업을 유예하는 데 대해 크게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구직자 4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졸업 유예'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82%가 '주위에 많은 이들이 대학 졸업 유예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졸업 유예를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응답자의 56%가 '취업 실패'를 꼽았으며 응답자의 22%는 '기업의 기 졸업생 기피현상'이라고 답했다.

졸업을 유예할 때 매 학기 내야 하는 수강비용에 대해서는 57%가 '적당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22%에 그쳤다.

윤 정치대학회장은 "학생들은 '돈 없으면 나가라는 거네'라는 말을 많이 한다"며 "각 학교들이 무리한 수강료를 요구하며 취업준비생들을 두 번 울리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